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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명소]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경교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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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지사들을 수감하던 서대문형무소가 역사관으로 바뀌면서 선열의 넋을 기리는 체험의 장으로 변모했다. 또 올해 초 3년의 복원 기간을 거쳐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 경교장에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학을 맞아 하연이네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대한민국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적 장소를 찾았다.

방학 동안 뜻깊은 체험을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하연이네 가족. 광복절을 맞아 역사 탐방을 해보자는 의견을 모았다. 하연이와 동생 하윤이, 사촌 규인이 그리고 엄마와 함께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경교장을 방문하기로 한 것.
“요즘 아이들은 광복절을 공휴일로만 여긴다고 하잖아요? 독립 투쟁을 하다 돌아가신 독립운동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그분들의 뜻을 기릴 기회도 주고 광복절의 의미도 되새기고 싶었어요.”
하연이 엄마는 역사관을 방문하기 전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서대문형무소역 사관과 경교장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이번 방문이 뜻깊은 체험이 되도록 준비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매우 가깝다.
하연이네는 철문을 통해 역사관에 들어서며 약간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주말이라 관람객이 많았지만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여서 아이들도 덩달아 긴장한 듯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전시관, 중앙사, 12옥사, 11옥사, 공작사, 한센병사, 순국선열 추모비, 사형장과 시구문(수구문), 유관순 지하 감옥, 담장과 망루,취사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문 체험 등 프로그램 다양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개소했다. 일제가 국권 침탈을 시작하면서 만든 시설로, 독립운동을 하던 한국인을 탄압하기 위해 지은 대규모 근대식 감옥이다. 1910년 강제 병합 이후 독립운동가가 늘어나면서 수감 인원도 증가하자 일제는 1912년 현재 마포구 공덕동 자리에 또 다른 감옥을 지었다. 그리고 같은 해인 9월 3일 구 경성감옥을 서대문감옥으로 개칭했다. 해방 후에는 1987년까지 민주화 운동 관련 인사들이 수감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안고 있는 상징적 장소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과거의 아픔과 극복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고자 199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연이네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전시관. 영상실과 기획전시실, 민족저항실 등에는 독립 의사를 만방에 선언한 민족 대표 33인의 회의 모습, 대한제국 말기의 을사조약과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반발한 의병 활동 자료, 국권 회복에 목숨을 바친 5천여 명의 선열 사진과 기록 등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옥중생활실에는 옥에서 고문할 때 사용한 도구를 비롯해 벽관이라 부르는 형벌 방을 재현해놓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도 제공했다.
“옥에 갇힌 분들이 어떤 고문을 당했는지 직접 겪어보니까 무서웠어요. 독립운동을 한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연이는 우리나라 독립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룩했다는 것을 배웠다며 기특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전시관에서 나와 옥사와 공작사로 향했다. 옥사 내에 있는 감옥에 직접 들어가보고 고문체험, 재판 체험, 사형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는 공작사도 둘러봤다.
나병 환자들만 모아 가둔 한센병사를 거쳐 사형장, 최근 발굴해 공개한 여옥사에서 유관순 열사가 갇혀 있던 지하 감옥까지 두루 체험한 아이들은 독립운동가들을 기념하는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했다. 독립운동가들의 아픔을 직접 겪어보니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듯했다.

+ 알아두세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어린이와 청소년, 또는 가족 단위로 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역사 캠프, 근현대사 탐구 교실, 가족 창의 체험 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역사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방문 전 전화로 예약하면 전시물과 작가 등을 설명해주는 자원봉사자에게 전문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 사진 촬영을 원하는 관람객을 위해 촬영 후 메일로 보내주는 포토 서비스도 제공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이며 여름은 오후 6시까지, 겨울은 오후 5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설, 추석 당일에는 휴관한다.
문의 www.sscmc.or.kr

*경교장을 방문하면
방 한가운데에 있는 발자국을 눈여겨보자.
안두희가 김구 선생에게 총을 쏜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발자국 위에 서서 오늘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내에 있는 경교장의 입장료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문의 www.visitseoul.net

김구 선생의 마지막 숨결이 깃든 경교장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나와 이번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던 경교장으로 향했다. 역사관에서 가까운 삼성강북병원에 위치한 경교장은 서울시에서 올해 초 임시정부에서 사용하던 당시의 모습대로 재현해 시민에게 개방했다.
“너희들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말 들어본 적 있지? 김구 선생님은 그 임시정부의 주석을 지낸 분이야. 해방 후 김구 선생님이 지내던 경교장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나라의 앞날을 고민했단다. 1949년 안두희라는 사람이 김구 선생님을 총으로 쏴서 돌아가실 때까지 그곳에서 지내셨지.”
엄마의 설명에 아이들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김구 선생이 생활한 곳이 신기한 듯 1층과 2층을 오가며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당시 쓰던 가구와 건축자재, 유리창의 총탄 자국까지 그대로 재현한 경교장에는 김구 선생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파란만장하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담은 <백범 일지> 초간본과 혈흔이 선명한 김구 선생의 저고리 등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 남자 속옷 바지에 빼곡히 쓰인 밀서는 당시 긴장감 넘치고 요동치던 역사적 상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독립운동가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잘 살게 됐으니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될래요.”
대한민국의 오늘을 위해 목숨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둘러본 아이들은 하나같이 엄숙한 마음으로 다짐했다.





글 이선민 사진 하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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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명소]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경교장을 가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71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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