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걷다, 달리다]서울을 걷는/달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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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걷다 달리다

흔히 여행이나 힐링 같은 달달한 시간은 일상에서 멀찍이 떨어 졌을 때나 가능할 거라 여긴다. 하지만 도보여행 코디네이터이자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의 저자인 강세훈 작가는 가까운 길을 걷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굳이 이름난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또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더라도 걷는 사이 여행이나 힐링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걷기전문가로 상당한 내공을 자랑하는 강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서울은 걷기에 더할 나위 없는 도시라고 말한다.

서울사랑

서울의 길은 아름답고도 친절해요

서울의 길을 걸으며 걷기의 매력에 눈떴고, 어느 순간부터 걷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된 강세훈 작가. 요즘 그는 대부분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함께 걷는다. 혼자 걸으며 발견한 좋은 풍경을 타인과 공유하는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까닭. 그렇다보니 당연히 걷기 좋은 길에 밝을 수밖에 없는데, 몇 달 전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이란 책을 펴낼 정도로 서울 둘레길에 애정이 깊다.
"서울 둘레길은 2011년 처음 조성될 때부터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실제로 둘레길 코스를 답사하면서 처음 기획된 등산로보다는 산 아랫자락 같은 길로 보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건의해 반영되기도 했고요. 작년 11월 8 코스까지 개통된 후에는 전체 코스를 완주해 서울시에서 발급하는 인증서도 획득했죠."

올가을 또 한 번 완주를 계획하고 있다는 그는 전국의 둘레 길을 통틀어 서울 둘레길 만큼 친절한 길도 드물다고 말한다. 대중교통과의 연계는 물론이고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불편함 없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이 적재적소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여기에 풍경은 취향에 맞게 선택해도 좋을 만큼 스펙트럼이 넓다고. "도심의 번잡함에 지쳤다면 5코스인 관악산 둘레길이 제격이에요. 숲 길로 접어들자마자‘여기가 서울이 맞나?’싶을 정도로 빌딩숲과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거든요. 7코스인 은평 구봉산도 빽빽한 숲이 병풍 역할을 해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에 좋아요.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3코스 일자산 구간 중 한강변공원의 억새군락지를 지나는 길을 추천합 니다. 가양대교 건너 난지나들목에서 메타세콰이어길로 이어지는 7코스도 빼놓을 수 없고요. 8코스 중 평창동에서 정릉 가는 길은 곱게 물든 단풍이 장관이죠."
풍경, 편의시설, 안전, 역사 등 무엇 하나 빼놓을 게 없는 서울 둘레길이지만, 강 작가는 당장 서울 둘레길을 향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한다. 서울길이라면 손바닥처럼 훤하다는 그는 서울의 구석구석을 걸어보지 않고서는 아직 서울의 매력을 말하기 이르다고 장담한다. 우선 가까운 공원길부터 시작해 서울의 골목골목 그리고 둘레길로 보폭을 넓혀나가길 권하는 이유다.

걷거나 걷는 일을 기획하거나

강 작가는 서울의 숲길을 포함해 적어도 일주일에 3일은 온전히 걷는데 집중한다. 길 위에 있지 않은 나머지 날들은 길에서 채집한 정보를 정리해 사이트에 올리거나 다양한 주제의 걷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할애한다. 물론 걷기가 삶의 구심점이 되기 전엔 그 역시 일상의 스트레스와 불안한 미래에 뒤척이는 직장인이었다. 화학을 전공하고 화학연구소에 몸담았다가 얼마 후 IT 기획자가 되었고, 좀 더 시간이 흐른 다음엔 웹사이트 기획자로 일했다. 그러다 우연히 프랑스 올레길인 랑도네(Randonnee)를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우리나라의 좋은 길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단 생각에 사로잡혔다.
"막상 웹사이트를 구축하려니 길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직접 길을 찾아 나섰어요. 이전에도 줄곧 걸었겠지만, 그때부터는 서울을 중심으로 조금은 의미가 다른 걷기를 시작했죠." 지금은 흔하게 널린 걷기여행에 관한 정보를 모아 시스템화한 첫 세대인 것. 강 작가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숲을 찾는 사람들'과 둘레길 정보사이트 '캠프앤트레일'도 그 때부터 차차 길을 넓혀온 셈이다.

나를 만나는 건강한 방법, 걷기

나만의 도보여행에서 만큼 많이 생각하고 많이 존재하고 많이 체험한 적은 결코 없었다. 감히 말하건대, 이 여행에서만큼 나 자신이었던 적은 결코 없었다.’장 자크 루소가 그의 저서 <고백>에 담은 걷기의 매력은 강 작가도 익히 경험한 부분이다.
"걷기는 건강에 이롭지만 그보다 나 자신과 온전히 만날수 있어서 좋아요. 걷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스스로를 향한 수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데,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더군요. 말 그 대로‘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인 거죠." 이를 위해 강 작가는 걷는 동안 만큼은 속도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쉬엄쉬엄 느리게 걸으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나 자신과 좀 더 편안하게 만날 수 있고, 덤으로 길 주변의 소소한 풍경들까지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인터뷰를 위해 그와 함께 아차산 둘레길을 걷는 동안 여러번 걸음을 멈췄고, 그때마다 군락을 이루지 않고 풀숲 위로 한 대궁 삐죽 솟은 꽃무릇같은 키 작은 풍경과 눈을 맞췄다. 햇살을 가려줄 나무 그늘이 나타나면 그 아래에서 땀을 식히기도 여러 번. 이렇듯 호흡 가쁠 일 없이 느긋하게 풍경 속을 걷는 게 강 작가가 추구하는 걷기의 정석일 터. 마침 걷기 좋은 가을이고, 풍경은 하루가 다르게 무르익고 있다.

서울사랑

서울시 ‘직장인 건강나눔 도심걷기 프로젝트’ 우승팀, LG전자 스켈레톤

서울 길 걸으며 건강과 나눔 동시에 챙깁니다

내 건강을 위한 발길이 이웃 나눔의 길로 통한다면 더욱 힘 차게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듯하다. 게다가 함께 걸어줄 동료가 곁에 있다면 오래 걸어도 지루하지 않겠다. 지난 3월부터 15주 동안 아름다운 동행에 나선 이들이 있다. 서울시‘직장인 건강나눔 도심걷기 프로젝트’에 참가해 당당히 1등을 거머쥔 LG전자 스켈레톤팀이 그들이다. 이들은 직장인 건강관리를 위해 서울시가 생명보험사회 공헌재단과 손잡고 지난해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이 프로 젝트에 참가, 한 사람당 약 15kg에 이르는 체중감량을 이뤄냈다. 상금 1,000만원 중 절반가량 기부금도 건강취약 계층을 위해 선뜻 내놨다. 몸도 한층 가벼워진데다 이웃의 건강까지 챙기는 결과를 낳았으니 그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울까 싶다. 역시나, 팀원들은 예전이면 버스나 승강기로 향했을 발길을 거둬 틈만 나면 걷는다고. "프로젝트 주관 업체로부터 만보기를 제공받아 하루 2만 보씩을 목표로 걸었어요. 만보기를 몸에 지니고부터 알게 됐습니다. 저희가 평소 얼마나 걷지 않고 사는지 말이죠." 처음에는 누굴 돕기보다 건강 걱정에 시작한 걷기였다.

잦은 야근, 회식, 스트레스 등으로 움직임이 예전 같지 않고, 건강 검진 결과도 망친 시험 성적표를 받아든 것처럼 좋지않아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던 이들이다. 백화점에 가도 맞는 옷이 없고, 고혈압 약을 챙겨먹어야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300을 넘는 등 이제는 건강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에서 그들은 우연히‘직장인 건강나눔 도심걷기 프로젝트’를 알게 됐고, 한 팀이 됐다. 그리고 일주일에 3번씩 모여 헬스장에서 체력을 키우고 서로 식 이조절 식단을 공개하며 짬만 나면 부지런히 걸었다.

"이전까지는 10년을 주기로 다이어트를 결심하곤 했습니다. 그만큼 지금껏 체중감량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는 얘기죠. 혼자서 운동하고 식단관리를 하려다보니 회식이나 야근이 이어지는 날에는 다잡은 의지도 무너지기 일쑤였어 요. 그러다가 회사 게시판을 통해 프로젝트를 접하고 신청을 결심했습니다. 상황이 비슷한 동료끼리 팀을 이루는데 다 성적이 가장 좋은 팀에게는 상금도 준다니까 승부욕도 생길 것 같았거든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승패와 상금을 떠나 몸이 달라지는 걸 느끼고, 해이해지면 열심히 운동하는 팀원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으니 이제는 살이 붙어도 몸이 익숙해져 금방 체중조절을 할 수 있다는게 스켈레톤 팀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혼자였다면 체중감량 목표치를 달성하는 순간 운동과 식이요법을 멈췄을지 모른다. 스켈레톤 팀이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건 이제는 운동이 생활의 일부가 됐고, 운동을 원하는 몸을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켈레톤팀은 중랑천이며 보라매공 원, 회사와 가까운 양재천까지, 자신들이 지나는 곳에는 언제나 걷기 좋은 길이 있기에 우승이 가능 했다고 입을 모은다.

스켈레톤 팀이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고 있는건 이제는 운동이 생활의 일부가 됐고, 운동을 원하는 몸을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켈레톤 팀 은 중랑천이며 보라매공원, 회사와 가까운 양재천까지, 자신들이 지나는 곳에는 언제나 걷기 좋은 길이 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사랑

자전거 전문가 김병훈 씨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한강은 축복입니다

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할 정도로 자전거 타기에 관심 있다면 한번쯤 그의 이름을 들어봤음직하다. 김병훈 씨는 현재 월간 <자전거생활>를 창간한 발행인으로, 그 전에는 편집장으로 있으며 오로지 자전거에 얽힌 사연과 사람들을 만나고 이에 관한 이야기를 실어 펴냈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여행>을 비롯해 그가 쓴 자전거 서적만도 열권이 넘는다. 자전거에 관한한 전문가라 칭할 만한 그에게 서울은 과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일까? 김병훈 씨는 서울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자전거 여행하기에 최적화된 도시라고 평한다.

"자전거 도로가 이렇게 잘 돼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요. 한강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죠.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 본류 뿐 아니라 불광천, 홍천, 탄천, 안양천, 양재천 등 수많은 지류가 한강에서 뻗어나가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냅니다. 이러한 환경의 풍요는 속도를 내면 놓쳐버리기 쉬운 것들이죠. 여행은 속도와 반비례하니까요. 비행기나 자동차처럼 속도가 빠르면 출발지와 목적지만 남고 과정이 사라져버리는 반면, 자전거는 풍경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깊이 있는 여행을 즐기는 최고의수단이죠. 자전거로 천천히 즐기고 곱씹기에 한강을 중심으로 뻗은 길들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이 지천들을 따라 난 모든 길에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고, 이 길들은 서울 근교까지 구석구석 연결돼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곳을 목적지로 두고 코스를 짜면 바로 여행이 되는 거죠. 수도권만 놓고 보자면 한강수계 도로망은 그 거리가 300km를 훌쩍 넘습니다. 지하철 노선과 맞먹는 거리예요. 그러니 수도권 에 살면서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는 건 지하철을 타지 않겠다는 것처럼 문명의 혜택을 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 까요?"

그는 또 자전거의 참 매력은 출퇴근 시간에 알 수 있다며 집과 회사가 멀지 않다면 꼭 한번 자전거 출퇴근에 도전해보길 권한다.
"직장생활을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출퇴근 시간은 할애해 야하는데 그 시간에 자전거를 타면 이동과 동시에 운동이되잖아요. 휴일에 짬을 내어 운동하는 대신 식구들과 그 시간을 보낼 수 있죠. 또 집과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출퇴근하면서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아주 큰 장점이에요. 성공한 CEO들 가운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되고, 기분이 좋아지니 종종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전거 전문 잡지를 만든 까닭이 여기있어요. 이렇게 좋은걸 혼자 타기 아까워서 사람들에게 자전거의 매력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자전거는 혼자 즐기기에도 재미있고 전신운동도 됩니다. 또 여행 수단으로서도 아주 좋죠. 안전한데다 에너지절감에도 한몫하니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만한 이동수단이 없죠." 김병훈 씨는 취재로 만난 자전거 애호가들 중에서 왜 더 젊었을 때 자전거를 타지 않았는지 후회하는 어르신들을 자주 봐왔다. 자전거를 즐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전거는 장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데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니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당장 자전거를 끌고 한강 둔치로 나서보라고, 그는 거듭 힘주어 말한다.


글 민경미 사진 김덕영 / 글 김승희 사진 남윤중(AZA 스튜디오)

문서 정보

[서울을 걷다, 달리다]서울을 걷는/달리는 사람들 - 문서정보
관리번호 D0000028036599 등록일 2016-11-15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5-11-03
라이선스 CC BY-NC-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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