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댕그렁, 댕그렁”,”가난한 이웃을 도웁시다.”

거리에 등장한 구세군 자선냄비가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어느덧 다가온 연말의 차가운 풍경을 조금은 포근하고 정답게 감싸주고 있다. 2015년이 저물어가고 있는 12월 10일 오후, 서울 청량리에 있는 시립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서 ‘행복을 전하는 산타할아버지 할머니’ 발대식이 열렸다. 70세 이상 80세까지의 남녀노인 혼성으로 팀을 이룬 11개 팀 22명의 노인들이 산타할아버지와 산타할머니가 되어 어린이들을 찾아 나서기로 한 것이다.

캐럴을 배우는 산타 할머니, 할아버지

노인들은 전날까지 이틀 동안 기본소양교육을 받았다. 첫날은 어린이집을 찾아가 어린이들과 놀아주며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의 진행방법과 요령을 배우고 익혔다. 모두 손자손녀들이 있는 노인들이지만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많은 어린이들과 즐겁게 어울려 선물잔치를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참 어렵네, 어색하기도 하고….” 실습 때 실수를 많이 한 노인이 수줍게 웃는다. 전문 강사의 강의를 듣고 시범을 보며 익혔지만 실습을 할 때는 말과 행동이 막히고 어설퍼 웃음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풍선아트 기술 실습

둘째 날은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풍선아트 기술과 간단한 마술을 배우고 익혔다. 풍선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마술을 익숙하게 보여주는 것은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했다. 그래도 노인들은 열심이었다.

이번이 작년에 이어 세 번째라는 노인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잘해야 돼요, 작년에 해보니까 어린이가 전에는 편식을 했었는데 산타할아버지가 음식을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고 말해줬더니 그 후 부터는 편식하지 않고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답니다.”

“정말 그래요.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가 일러준 말은 참 잘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경험이 있는 할머니의 대답이 호응하며 답했다.

“요즘은 아이들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니까요, 하하하!” 이번에 처음 참가한 노인 한분은 정말 가슴이 설레는지 얼굴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산타할머니라니 조금 이상한걸, 본래 산타할아버지는 있어도 산타할머니는 없는데….” 남자 노인 한 분이 슬쩍 농담을 던진다. “목소리만 다르지 할머니들도 모두 산타할아버지네요, 뭘!” 할머니 한분이 웃음기 가득한 눈길로 농담을 받아넘겼다.

빨간 산타복장에 역시 빨간 고깔모자를 쓰고 새하얀 수염까지 얼굴에 붙이니 정말 틀림없는 산타할아버지다. 할머니들도 같은 복장과 분장이어서 거의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즐거움을 나누는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 후, 팀별로 앞에 나와 그동안 연습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에게 선물전하기 시연 모습

발대식을 가진 산타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크리스마스는 가까운 22일부터 24일까지 지역 내 30여개소의 어린이 집을 방문하여 선물 나눠주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들 선물은 해당어린이집 아이들의 엄마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준비한 것으로, 산타역할을 맡은 노인들이 덕담을 곁들이며 나누어 줄 예정이다.？

`행복을 전하는 산타 할아버지, 할머니` 발대식 후 기념촬영

산타할아버지 할머니로 선발되어 교육과 발대식을 마친 노인들은 미리 해당 어린이집 위치를 확인하고, 행사에 필요한 준비와 프로그램도 사전에 협의한다. 복지관과 노인들이 정성을 기울여 마련한 산타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활동으로 수많은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산타가 방문예정인 동대문구의 한 어린이집

‘행복을 전하는 산타할아버지, 할머니 파견사업’은 시립동대문노인복지관이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6회째 시행하고 있는 특별한 사업으로 동대문구 관할 어린이집이라면 신청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4만원(할아버지, 할머니 산타 2인 1조 구성)이다.

문의: 02-3295-0092, 이세미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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