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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민달팽이’ 청년, 여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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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서울 착한경제 (37) 민달팽이 협동조합, 3호 주택 조합원 모집

‘전셋값 폭등’에 ‘전세의 월세화’ 추세로, 주거비 부담은 물론 주거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전·월세 난민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 실제 올 3분기 가계 주거비 지출이 작년 대비 23.5%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문제는 1인 가구나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서울의 월세(보증금 제외)가 대학생 원룸 평균 42만 원, 1.5평 내외 고시텔이?20~60만 원, 쪽방도 20만 원 내외로 평당 임대료로 환산해보면 강남의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여러 전문가들은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전환이율 제한, 계약 갱신 청구권, 표준 임대료 도입 등 적절한 입법 활동 통해 개선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현실은 입법안과 그에 따른 논란만 무성할 뿐, 실제 서민을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은 몇 해 째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세입자 즉, 소비자들이 나서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공동체 주택을 마련하거나, 셰어하우스를 공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중 한 곳,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적 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민달팽이 주택 협동조합’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울러 현재 모집 중인 3호 주택에 대한 입주 절차 등도 자세히 알아보았다.

민달팽이의 집구하기, 함께 하니 가능하네?

민달팽이 달팽이집 3호 입주 설명회

민달팽이 달팽이집 3호 입주 설명회

“청년들이 저축해서 서울에서 평균 수준의 주택을 사려면 75.8년이 걸립니다. 주택가격은 이미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고, 당연히 월세도 높아졌는데요. 주거비가 소득의 30%를 넘는 청년들이 절반 이상, 소득의 50%가 넘는 청년 비율도 16.1%나 됩니다. 서울의 청년 1인 가구 중 주거 빈곤율(최저 주거기준 미달이거나 반지하, 옥탑이거나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비율)은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36.3%나 됩니다.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생각에서, 몇 년 간 열심히 청년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활동을 해왔는데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책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거죠. 그래서 청년들이 스스로 집을 마련하는 다른 방법으로 주택협동조합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권지웅 이사장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권지웅 이사장

?지난 27일,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달팽이집 3호 입주 설명회를 열었다. 본격적인 설명회에 앞서 협동조합 교육이 진행되었는데, 권지웅 이사장은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게 된 배경과 함께 주택협동조합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일깨워주었다.

?2014년 창립한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십시일반으로 모은?8,200만 원의 출자금으로 1호 주택을 마련해 일반적인 원룸에 비해 저렴하게(대략 60% 이하) 공급했다. 이어 2호 주택을 추가로 임대해 총 17명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고. 현재 3호 주택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달팽이집은 단순히 저렴한 공간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공공임대주택의 새로운 공급방식을 실험하며, 대안주거모델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달팽이집 1호는 순수 조합원 출자로, 2호는 민관의 협업사례로, 3호는 출자금과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으로 마련하는 등 다양한 공급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현재 달팽이집 입주 조합원들은 월세의 10% 정도를 달팽이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10채 정도가 되면 1채는 이 기금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 주거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달팽이집 2호 앞에서 조합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달팽이집 2호 앞에서 조합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월세를 공급하며, 3호 주택까지 마련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비영리 협동조합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당장 입주하지 못하지만 출자금을 냈던 140여 명의 조합원이 있기에, 무보수로 일하는 상근자들의 자기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주택협동조합은 세입자가 곧 조합을 운영하는 주체가 되는 것인데, 이는 분양 및 공실 리스크, 중계비용이나 주택관리 유지비용 등 불필요한 비용을 없애 주택 단가를 낮추게 된다. 이러한 주택협동조합이 활성화되면, 현재 공급자 중심인 한국의 주택 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달팽이 2호집 계약하던 날

달팽이 2호집 계약하던 날

달팽이집은 일종의 공유 주택이다. 1인 1실의 개인적 공간도 있지만,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은 3~4인의 입주자들이 함께 사용한다. 공용으로 함께 사용하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공동체가 주는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달팽이집에는 2인 1실이나 3인 1실 등 방을 함께 사용하는 입주자도 있는데, 큰 분란 없이 이어오고 있다. 물론 ‘누군가 내 과일을 꺼내 먹는다’, ‘코 고는 소리 때문에 힘들다’ 같은 불만이나 갈등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입주자가 함께 의견을 나누며 어렵지 않게 해결된다고 한다. 협동조합의 가치에 동의하는 이들이기에 합의 과정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달팽이주택 협동조합에서는 협동조합 교육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입주자 선정 시 교육 및 워크숍 등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몇 주에 걸쳐 공들여 진행하고 있다.

입주자 모집 중인 민달팽이 3호 주택은?

달팽이 3호집 공유공간을 함께 꾸릴 대원도 모집한다고 한다

달팽이 3호집 공유공간을 함께 꾸릴 대원도 모집한다고 한다

?민달팽이협동조합은 12월 3일까지 달팽이집 3호 입주 조합원을 모집한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해, 달팽이집 중 가장 입지가 좋다. 무엇보다 1, 2호를 운영하며 쌓인 성장의 경험들이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3호 집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있고, 개인 점유 면적도 넓어졌다는 것이다. 층마다 별도의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총 3개 층 중 2층은 볕이 잘 드는 테라스와 빨래터, 공부방 등 공용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은 1인실 4개와 공용 주방 및 거실과 화장실, 풀옵션 원룸형 타입의 2인실, 공용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3층에는 1인실, 2인실, 3인실이 다양하게 있으며 공용 주방과 거실, 화장실이 있다.

임대료는 '1층 1인실'이 보증금 82만 5,000원에 월세 33만 원이고, '1층 2인실'은 보증금 75만 원에 월세 30만 원이다. '3층 1인실'은 보증금 77만 5,000원에 월세 31만 원, '3층 2인실'은 보증금 67만 5,000원에 월세 27만 원, '3층 3인실'은 보증금 60만 원에 월세 23만 원이다. 1층은 최대 6명, 3층은 최대 7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며 총 13명을 모집한다.

입주자에게는 `이음이`가 해당 지역과 조합원을 소개하는 교육과정을 실시한다

입주자에게는 `이음이`가 해당 지역과 조합원을 소개하는 교육과정을 실시한다

민달팽이 3호집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달팽이 주택 협동조합의 가치에 동의하고 협동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39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 6구좌 이상 출자해야 입주 가격이 주어진다. 출자금은 1구좌 당 5만 원이므로 6구좌면 30만 원이다. 최대 2회 분납 가능하다. 입주신청서 마감은 오는 12월 3일 목요일까지며, 협동조합인 만큼 실제 입주까지는 몇 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1차 합격자 발표 후 2차례의 교육을 통해 입주계획서를 제출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최종 입주자를 선발한다. 교육과정에는 ‘이음이’가 함께 하며 서로를, 지역을 알아가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최종 선발 후 별도의 워크숍이 진행되며 이후 ‘이사 두레 날’을 정해 함께 도와 입주하게 된다.

3호 주택 입주설명회 참가자 단체사진

3호 주택 입주설명회 참가자 단체사진

민달팽이 3호 주택이나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블로그나페이스북을 참고하자.

서울에는 찾아보면 다양한 주택협동조합이 있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외에도 '함께협동조합' 등이 있으며, 다양한 주택모델을 만들어가는 '하우징쿱 주택협동조합'과?'소행주'도 있다. 임대든 자가든, 주택시장의 거품을 없애고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주택협동조합에 문을 두드려보면 좋겠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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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민달팽이’ 청년, 여기 주목!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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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이현정 생산일 2015-12-01
관리번호 D000002469887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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