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촬영협조 정말 헛수고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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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뉴시스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컬처 톡’ 96

<어벤져스2> 개봉 후 서울촬영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어벤져스2>가 서울에서 촬영될 당시에 한국이 전폭적인 협조를 한 것을 두고 당시에도 큰 논란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비난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이 반반이었다면 영화가 개봉된 지금에 이르러선 비난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각 매체에서도 경쟁적으로 <어벤져스2> 서울 촬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어벤져스2> 촬영 당시 영화진흥위원회는 876억 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했고, 한국관광공사가 4,000억 원의 직접 홍보효과와 2조 원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제시하면서 논란이 터졌다. 2조 원 효과가 정말 있느냐는 것이다. 그때만 해도 반신반의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없다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그 외에도 <어벤져스2>를 통해 한국이 홍보되는 효과는 없는 대신에 제작사인 마블의 영화가 국내에 홍보되는 효과만 있었다는, 즉 마블의 마케팅에 한국이 놀아난 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어벤져스2> 제작팀이 국내에서 쓴 돈의 일부를 환급해준 것을 두고도 한국의 과도한 저자세라는 비난이 나왔다. 과연 <어벤져스2> 서울 촬영에 협조해준 것이 그렇게 비난받을 일일까?

일단 끊임없이 이어지는 2조 원 논란부터 보자. 이건 정말 허망한 논란이다. 애초에 영화 한 편 촬영으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거두겠다는 사고방식부터가 잘못된 것이었고, 게다가 그 이익을 수치로 특정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2조 원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는데, 그걸 멀쩡한 매체들이 정색하고 논의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수치를 제시한 정부 측이나, 그걸 끝없이 꼬투리 잡으며 '2조 원 효과 없으니 <어벤져스2> 촬영협조는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비판자들이나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 촬영이 마블의 마케팅전략이었다는 비판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마블은 한국을 위한 산타클로스가 아니다. 그들이 촬영지를 결정했을 땐 당연히 자신들의 이익극대화를 목표로 했다고 봐야 한다. 촬영비용 일부 환급이 지나친 저자세라는 지적은 우리의 상황을 무시한 비판이다. 국제 영화계에 한국과 서울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 땐 저자세로 유명 제작팀을 유치하는 것이 많다. 나중에 서울이 아주 유명해져서 외국 제작팀이 너도나도 서울촬영을 원할 때, 그때 고자세로 전환해도 늦지 않다.

영화 같은 문화산업의 영역은 단 한 편 촬영으로 수지타산을 따지는 단기적 이익중심주의론 발전시킬 수 없다. 2조 원 효과를 제시한 정부 측이나 이번에 그런 이익이 안 났다고 비난하는 비판자들이나, 이런 단기적 이익중심주의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문화산업은 몇 번의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넓고 길게 봐야 하는 부문이다.

당장 <어벤져스2>에 서울이 대단히 멋진 곳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어쨌든 그동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완전히 소외됐던 서울이 등장하긴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리고 이번 촬영을 계기로 헐리우드 제작팀들에게 한국 서울이 좋은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서 다른 많은 영화들이 서울에서 제작되고 전 세계에서 개봉된다면 그때 비로소 서울과 한국을 널리 알리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이번 <어벤져스2> 촬영은 그 첫걸음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당장 큰 이익이 없으니 촬영협조 할 필요 없다는 식의 단기적인 생각보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서울을 전 세계 영화촬영팀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장기적인 시야가 필요하다.

<아이언맨3> 촬영을 유치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2천만 달러를 지원했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제작비의 30%를 대준 뉴욕에서 촬영했다. 뉴욕처럼 이미 널리 알려진 도시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촬영으로 도시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판에 서울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비난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 배경에서 봤을 때 박원순 시장이 <스타트렉> 제작진을 만나 서울 촬영을 직접 요청한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서울은 국내외 영화제작진이 선호하는 촬영지로 발전해, 이곳에서 다양한 제작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글로벌 서울로 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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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번호 D0000022361349 등록일 2015-05-20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하재근(문화평론가) 생산일 2015-05-19
라이선스 CC BY-NC-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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