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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은 작은공주골? 동네이름에 얽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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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든 서울
서울에는 인물의 서사가 담긴 지명이 있다. 용산구 효창동, 중구 소공동, 서대문구 신촌동... 사람들과 함께 긴 세월을 지나온 서울의 동네를 찾아봤다.

용산구 효창동
용산구 효창동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모두에 속해 있는 효창공원. 조선 시대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흔적을 오롯이 담고 있는 효창공원은 본래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첫째 아들 문효세자와 그의 모친 의빈 성씨의 묘가 있는 ‘효창원’이었다. 문효세자는 세 살의 어린 나이에 왕세자로 책봉되었지만 다섯 살에 요절했고, 의빈 성씨도 같은 해 세 번째 출산을 한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본래의 왕릉 터는 울창한 소나무가 그 옆을 지키고 있었으나 청일전쟁 직전 일본군이 이곳의 소나무 숲을 훼손했다.

조선 시대의 효창원은 용산구 효창동 청파동1가에서 마포구 공덕오거리 부근에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 숲이 우거져 경치가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문효세자의 묘 등을 서삼릉(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으로 이전했고, 그 자리에는 공원을 조성했다.

+ 이야기 하나 더
1960년대부터 1990년 무렵까지 효창운동장 덕분에 효창동을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서울역에서 가까운 대한민국 최초의 축구 운동장이었기 때문. 효창운동장은 1960년 10월에 개장했으며, 총면적 2만 7,593m2의 규모로 2만 5,000명 가까운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는 다른 지역의 개발과 신축 운동장의 증설로 과거의 위상을 많이 잃었다.


중구 소공동
중구 소공동

서울 중심에 위치한 소공동. 동남쪽은 남대문로, 서쪽은 태평로, 북쪽은 을지로와 접해 있는 이곳은 예전부터 은행이 많고 지하상가도 일찍 형성된 동네다. 소공동이란 지명은 한자 그대로 ‘작은공주골’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다. 조선 태종의 작은 공주, 즉 둘째 딸인 경정공주와 관련이 있는데, 경정공주의 부마인 조대림의 집이 지금의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자리에 있어서 이 동네를 작은공주골이라 부르다가 한자로 소공동(小公洞)이라 부르게 되었다.

경정공주가 살던 집은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남별궁으로 쓰이기도 했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정하고 황제위에 오른 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이곳에 세웠다. 그러다 일제가 환구단을 허물고 그 자리에 조선경성철도호텔(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의 전신)을 지었다. 현재 환구단은 황궁우와 석고, 3개의 아치가 있는 석조 대문만 보존되어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경내에 남아 있다.

+ 이야기 하나 더
환구단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제천단으로, 제사를 지내는 단을 둥글게 쌓은 것이 특징이다. 사적 제157호로 지정된 환구단은 현재 호텔에 둘러싸여 있다. 환구단의 정문 역시 호텔 건설로 철거되었으나 2009년 복원되었다. 환구단 옆에는 고종 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석고단이 자리해 있다. 환구단 제사 때 사용하던 악기의 하나를 형상화해 3개의 돌북을 만들었는데, 이는 조선 말기의 조각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서대문구 신촌동
서대문구 신촌동

조선 초기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도읍을 찾던 중 경기관찰사 하륜이 무악산 남쪽을 추천했고, 태조가 직접 무악재 다리를 건너 신촌 일대를 둘러봤다고 전해진다. 이때부터 이곳을 ‘새 도읍지 터’라는 의미로 새터라 하여 이 마을을 새터마을, 새터말 등으로 부르고 ‘신촌(新村)’이라고 표기했다. 하지만 정작 도읍은 신촌이 아닌, 지금의 경복궁 위치로 정해졌다.

현재 신촌은 서대문구 신촌동만 일컫는 말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흔히 알고 있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은 창천동에 속해 있다. 엄연히 따지면 신촌동은 연세대학교 일대와 경의중앙선 신촌역까지만 포함한다.

+ 이야기 하나 더
옛 신촌역 건물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로, 현재는 신촌관광안내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신촌은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으로, 전국에 신촌이라는 지명을 갖고 있는 곳이 많다. 심지어 도쿄에도 신촌이라는 지역이 존재한다. 국토지리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263개의 신촌이 있으며, 신촌의 순우리말인 ‘새터’는 273개, ‘새말’은 110개, ‘새마을’은 89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류창희 | 일러스트 김가빈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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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서울사랑 생산일 2024-05-17
관리번호 D000005079575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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