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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영웅길' 왜 홍제동에 생겼을까? 화재 예방 아이디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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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입은 영웅’. 최근 우리 사회는 제복 입은 직업을 가진 이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군인, 경찰관, 소방관으로, 이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며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지켜 주고 있다.

많은 제복 입은 영웅 중 ‘소방관’은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고 있다. 화마(火魔)를 피하고자 모두 바쁘게 뛰쳐나오지만, 소방관만 유일하게 화마 속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이를 그린 그림이 대표적이다.

목조 건물을 기준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내부 기온은 1,300℃를 훌쩍 넘는다. 오직 소방관만 20kg 산소통을 멘 채 불구덩이로 들어간다. 위험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오늘도 목숨을 바친다. 실제로 소방관의 순직률은 일반 공무원의 3배 이상으로, 2011~2021 소방청 조사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55명에 달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4일 지하철 홍제역 3번 출구(홍제동 161-1)에서 고은초등학교 앞(홍제동 156-461)까지 이어지는 382m 구간소방영웅길을 지정했다. 소방관을 기리는 길은 2021년 경기도 평택에 소방관 이병곤길이, 2023년 울산 중구에 소방관 노명래길이 생긴 뒤 세 번째이며, 서울에서 소방관과 관련한 명예도로를 지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소방영웅길 명예도로 조성 안내 표지문 ⓒ조수연
소방영웅길 명예도로 조성 안내 표지문 ⓒ조수연

직접 걸어 본 소방영웅길

홍제동에 소방영웅길이 지정된 까닭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와 연관된다. 2001년 3월 4일, 당시 소방관 6명(박동규, 김철홍, 박상옥, 김기석, 장석찬, 박준우)은 시민 7명을 구조한 뒤 건물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으나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순직했다.

직접 홍제역 3번 출구에서 고은초등학교 앞까지 소방영웅길을 걸었다. 성인 걸음으로 5분이면 걸을 수 있는 길에는 곳곳에 소방영웅길을 알리는 안내판과 이를 기리는 시설물이 보였다.

먼저 홍제역 3번 출구 앞에는 소방영웅길 명예도로 조성 안내 표지문이 있었다. 해당 표지문에는 소방영웅길 지정 과정을 소개했다.
홍제역 3번 출구 ⓒ조수연
홍제역 3번 출구 ⓒ조수연

소방영웅길을 알리는 갈색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면, 평범한 골목길과 비슷하다. 하지만 아래 맨홀을 살펴보면 다르다. ‘소화전 주정차금지’와 함께 ‘119 소방영웅길’이라는 글씨가 크게 쓰여 있다. 이 맨홀을 통해 이곳이 소방영웅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방영웅길임을 알리는 맨홀 ⓒ조수연
소방영웅길임을 알리는 맨홀 ⓒ조수연

길을 걷다가 소방영웅길의 끝인 고은초등학교에 도착하면, 역시 소방영웅길과 관련된 표지판이 보인다. 이 안내 표지문에는 홍제역 3번 출구 앞 표지문에서 본 설명과 함께 소방영웅길 약도가 그려져 있다. QR코드를 타고 들어가면 ‘순직소방관추모관’이 연결되어, 소방영웅길을 걸으면서 순직 소방관에 대해 추모할 수 있다.

아래에는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순직한 소방관 여섯 명의 동판이 설치됐다. 서울시 여느 골목길과 다를 것 없지만, 소방영웅길이 이곳에서 화재가 있었으며 그 화재로 여섯 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소방영웅길 안내 표지판 ⓒ조수연
소방영웅길 안내 표지판 ⓒ조수연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순직한 소방관 여섯 명의 동판 ⓒ조수연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순직한 소방관 여섯 명의 동판 ⓒ조수연

소방영웅을 돕기 위한 다양한 노력

서울시는 소방영웅길 지정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통해 소방관의 안전한 활동을 돕고, 화재 예방과 화재 시 초기 진압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와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 중인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이 대표적이다.

보이는 소화기는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는 전통시장, 골목길 등 소방차가 빠르게 진입할 수 없는 ‘화재 취약지역’의 화재를 초기 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였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 소화기를 비치하기 시작했다. 눈에 잘 띄는 빨간색 배경에, 옆면에는 사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해 누구나 소화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효과도 좋았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설치한 보이는 소화기로 시민이 직접 화재를 진화한 건수는 706건에 달했다. 이를 통한 화재 피해 경감액은 약 248억 원으로, 화재 진화 1건당 약 3,500만 원의 화재 피해를 경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는 소화기 설치에 투입된 비용 43억 원과 비교하면 5.8배가 넘는 수치다. 계산할 수 없는 인명 피해를 예방한 것까지 생각하면, 보이는 소화기는 소방영웅을 돕는 ‘효자’인 셈이다.

서울시는 스마트 서울맵의 도시생활지도에 소화기 위치를 등록해 ‘보이는 소화기’ 위치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편의도 마련했다. 현재 서울시에는 4만 대 넘는 보이는 소화기가 설치됐는데, 초기 화재 진압이야말로 소방관을 돕는 큰 노력이 아닐까 싶다.
  •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 공원 앞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공원 앞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 전통시장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전통시장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 공원 앞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 전통시장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조수연

이어 지난 12월, 서울시는 전통시장 화재 예방에 인공지능을 결합했다. 바로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이다. 자율주행하는 로봇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가 화재 발생 여부를 탐지한다. 특히 열화상 카메라가 있어 고온이나 화재 발생 온도를 감지, 화재 유무를 판단한다.

화재순찰로봇이 화재를 인지하면 119에 바로 신고가 되고 이후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에게도 화재 발생 안내가 간다. 역시 GPS가 설치돼 있어 빠르게 소방관이 진압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 ⓒ조수연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 ⓒ조수연

두 사례는 안전한 서울을 위한 서울시의 혁신 행정이 낳은 결과다. 이는 시민의 안전과 함께 소방관의 안전 역시 책임지고 있다. 초기 화재 진화와 예방을 통해 소방관의 안전한 화재 진압을 돕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시는 소방영웅길 지정을 통해 소방관의 명예를 드높이고, 보이는 소화기와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 등을 통해 소방관의 안전한 화재 진압을 돕고 있다. 국가와 시민을 위해 희생하는 제복 입은 영웅들. 앞으로도 번뜩이는 정책과 명예길 지정으로 제복 입은 영웅을 예우해 주는 서울시가 되길 바란다.

소방영웅길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37길 ~ 통일로 37길 74
○ 교통 : 3호선 홍제역 3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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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영웅길' 왜 홍제동에 생겼을까? 화재 예방 아이디어 눈길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조수연 생산일 2024-05-08
관리번호 D000005073045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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