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5월 1일 늦은 오후, 시청 앞 광장은 들뜬 설렘으로 가득하다. 광장을 둘러싸고 삼삼오오 모여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계단에 앉아 있기도, 오래 서 있기도 했지만 지루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기대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끝을 따라가면, 행사를 준비 중인 무대가 서 있다. 바로 서울 페스타 2024의 개막식이다.

서울 페스타 2024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노을공원, 명동 및 서울 전역 곳곳에서 이어지는 서울의 봄 축제로, 개막 파티가 진행되는 5월 1일부터 5월 6일까지 이어진다. ☞ [관련 기사] 봄빛찬란 '서울페스타'가 온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

이날 개막공연의 메인 MC는 더보이즈의 주연과 주현영이 맡았다. 출연진이 제로베이스원, 하이키, 더보이즈, 엔믹스, 청하, 이무진, 라포엠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이다 보니 많은 관심이 모였다. 좌석은 사전 예약제였는데, 준비된 좌석이 다 차고도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많아 긴급하게 추가 마련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티켓팅에 실패했거나 뒤늦게 공연이 있는 것을 안 시민들이 좌석 너머에서 서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다 보니, 안전은 기본이다. 입장 시에 위험한 물건이 없나 가방을 검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두의 쾌적한 관람을 위해 자전거, 화기, 위험물, 드론 등을 반입하지 못하게 했다. 실제로 무대 중간에 허가받지 않은 드론이 날아다니자 사전 MC를 통해 제지되기도 했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공연을 위한 좌석 외에도 5월 2일부터 3일까지 이어질 ‘K-스타 챌린지’ 행사를 위해 드레스룸과 같은 다양한 체험 부스가 설치되었다. 그 끝을 따라가면 나오는 인포메이션에는 어르신 안내를 위한 스태프가, 서울광장 바깥 곳곳에는 'Embassy(대사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직원들이 서 있었다. 서울페스타를 즐기러 온 모든 이를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입장하려던 기자의 눈에 더보이즈의 팬클럽 ‘THE B’, 제로베이스원의 팬클럽 ‘제로즈’, 엔믹스 팬클럽 ‘NSWER’등 아이돌 팬들이 보였다.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들리는 외국어는 제각각이지만 손에 들린 플래카드나 응원봉의 형태로 어느 아이돌을 좋아하는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으로 팬들에게 말을 걸었다. 글로벌 팬들은 오늘 나오는 가수에게 힘내라고 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은 물론, 서울페스타도 응원해 줄 수 있냐는 말도 흔쾌히 들어 주었다.

사전 MC의 현란한 진행으로 분위기가 정돈되어가던 와중, 7시 반이 조금 지났을까 드디어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해치로 시작되는 페스타 소개 영상이 종료되자 라포엠의 목소리로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이 흘러나왔다.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라는 가사가 지금 여기를 얘기하는 듯했다.

대표곡의 제목처럼 장미 같았던 하이키의 무대가 종료되고, 패션쇼 같은 음악이 울려퍼지며 서울시의 해치가 오세훈 시장과 같이 무대 위 런웨이를 진행했다. 모델과는 다른 짧은 다리로 열심히 걸어가는 해치를 보며 뒷자리의 아이는 자리에서 방방 뛰고 있었다.

관객이 신기한 듯 안 들어가겠다고 멈춘 해치를 보며 좌석에서는 ‘귀여워~’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후로도 해치는 이무진 씨의 무대에 난입해 이무진 씨가 살짝 웃게 만들기도 하고, 행사의 감초 역할을 해 주었다.

본격적으로 팬들의 행복한 비명이 들리기 시작한 제로베이스원의 무대와 2MC의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챌린지, 보는 사람까지 심장이 울리는 청하의 무대를 지나, 중간중간에 이어지는 가수 친필 사인 증정 이벤트까지. 마지막 더보이즈의 무대를 향해 달리는 군데군데 배치된 요소들이 관객들의 눈을 더 즐겁게 했다.

그래서일까, 무대가 끝나고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는 팬들이 보였다. 자신이 만든 응원 도구를 들고 무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밤 9시 반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서울광장은 개막식을 마친 사람들의 들뜬 마음으로 활기가 가득했다. 교통정리를 해주시는 경찰의 안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사람들이 흩어졌다.

엄청난 열기가 광장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서울페스타 2024는 이제 시작이다. 당장 서울광장에서는 앞서 말한 K-스타 챌린지와 댄스 배틀 파티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들이 5월 3일까지 채워진다. 광화문광장에서도 서울스타일로드와 광화문 놀이터를 비롯한 행사들로 5월 6일까지 시민을 찾아갈 예정이다.

서울페스타 2024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누리집에서 프로그램 시간표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행사만이 아니라 연계해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도 있으니 가까운 곳에서 서울의 봄과 축제를 누려 보자. 이 모든 행사가 개막식의 에너지를 끝까지 이어가기를 바라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