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책장을 넘기며, 과거로 시간여행을! 163점 사진에 담긴 서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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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학 지식 정보 중심의 서울역사박물관 ⓒ정수민
서울학 지식 정보 중심의 서울역사박물관 ⓒ정수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오랜 역사와 전통문화, 유산을 품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중의 하나다. 서울 도심에 갈 일이 있으면 시간을 내서 서울역사박물관에 들러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둘러보는 것이 중요한 일과다. 서울역사박물관뿐 아니라 딜쿠샤와 한양도성박물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등 서울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 같은 박물관들도 서울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여러 박물관 중에서도 서울역사박물관을 특별히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물관의 역할은 과거, 그리고 현재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여 후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서울’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도시에 포커스를 맞추었다는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 그 자체를 문화로 여기고 역사로 삼고 또 학문으로 연구한다. 그리하여 서울 시민에게 서울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공유하고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고취시킨다.
서울역사박물관 내 서울역사자료실 ⓒ정수민
서울역사박물관 내 서울역사자료실 ⓒ정수민

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학 연구의 지식 정보 중심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비전의 중심에는 서울역사박물관 한편에 자리 잡은 서울역사자료실이 있다.

미술사와 문화유산을 공부할 때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을 자주 찾았었다. 관련 분야에 특성화된 도서관이기 때문이었다. 서울역사자료실 역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서울학 관련 자료를 비롯하여 고고학, 민속학, 박물관, 미술사, 문화유산 등 관련 자료들을 다양하게 비치해 놓고 있다.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19C 말~20C 초 서울의 사진이 담긴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정수민
그동안 보지 못했던 19C 말~20C 초 서울의 사진이 담긴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정수민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어느 날, 서울역사박물관의 서울역사자료실을 찾았다.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이라는 서울학 학술총서를 보기 위해서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10년부터 국내외에 흩어져 있어 접근하기 힘들었던 서울학 자료를 발굴하고 조사하여 학술총서로 발간해 시민들에게 공개해 왔다.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은 조선 말기부터 1960년대까지 희귀한 서울의 모습의 생생하게 담고 있는 사진 163점을 엄선해 수록했다.

조용한 박물관 안에서도 더욱 고요한 자료실에는 몇몇 시민들이 앉아 자료를 보고 있었다. 여느 도서관과 다름없이 자료 검색 코너가 있어서 도서 정보를 검색해 보았다. 서울학 서가에서 찾은 도서를 꺼내서 자리에 돌아가는 그 짧은 시간에도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시간만 되면 다 읽고 가고 싶을 정도로 알찬 자료들이 많이 있었다.
서울역사박물관 발간 도서 서가 ⓒ정수민
서울역사박물관 발간 도서 서가 ⓒ정수민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은 미국 해군 장교 조지 C. 포크가 1884년과 1885년 사이 조선 말기 서울의 모습을 찍은 제1장, 미국의 사진가이자 여행 작가인 프랭크 G. 카펜터가 촬영한 20세기 전반의 사진들이 담긴 제2장,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 문건의 일부인 제3장의 무라카미 덴코 컬렉션,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거쳐 1960년대 초반까지의 사진을 수록한 제4장, 그리고 3편의 전문가 논고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말기부터 1960년대 초까지 시간 순으로 흘러가는 서울의 역사를 담은 역사책 한 권을 보는 것 같았다.
서울학, 박물관, 문화유산, 미술사, 민속학 등 관련 분야 도서가 많았다. ⓒ정수민
서울학, 박물관, 문화유산, 미술사, 민속학 등 관련 분야 도서가 많았다. ⓒ정수민

사진 하나하나가 특별했지만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사진이 있었다. 바로 1884~1885년에 서울의 전경과 숭례문 및 성벽 바깥의 민가를 찍은 사진이었다. 꼭 황사라도 낀 것 같은 누런 색의 사진 속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140년 전 서울의 모습이 있었다.

이 숭례문 사진들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진들로,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숭례문과 서울 전경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숭례문 사진 ⓒ정수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숭례문 사진 ⓒ정수민

일제 강점기 시대 남산 일대 시가지 전경이나 남산에서 바라본 경성 전경 또한 현재와는 확연히 달랐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명동성당, 그리고 남산과 북악산 정도일까.

제4장의 한국전쟁 당시 폐허가 된 서울 사진은 가슴을 울렸다. 박물관에서 불과 10분 남짓 떨어져 있는 사진 속 세종대로는 폭격을 맞고 파괴되었고 탱크가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 전쟁의 참상을 딛고 서울이 여기까지 발전했다니 새삼 휴전 후 70년의 무게가 느껴졌다.
1910년대 후반~1920년 이전에 찍은 경성 전경 ⓒ정수민
1910년대 후반~1920년 이전에 찍은 경성 전경 ⓒ정수민
한국전쟁 당시 한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들 ⓒ정수민
한국전쟁 당시 한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들 ⓒ정수민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카메라가 보급되기 전까지 사진은 정말 중요한 순간에만 찍을 수 있던 소중한 것이었다. 140년 전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속 사진들은 서울과 대한민국의 소중한 근·현대 역사 그 자체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의 조사와 연구 덕분에 우리는 조선 말기에서 1960년대 초반 사이의 서울과 생생히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많은 시민들이 이 귀중한 서울의 역사와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서울역사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에서 도보 7분, 5호선 서대문역 4번에서 출구에서 도보 8분
○ 관람시간 : 9:00~18: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휴관)
누리집
○ 문의 : 02-724-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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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며, 과거로 시간여행을! 163점 사진에 담긴 서울의 역사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정수민 생산일 2024-03-15
관리번호 D000005033911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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