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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예술을 잇다" 서울아트책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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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고척돔 지하 1층에 자리한 아트북 기반 '서울아트책보고'가 사전개방했다.
11월 14일 고척돔 지하 1층에 자리한 아트북 기반 '서울아트책보고'가 사전개방했다. ⓒ이상돈

지하철 1호선 구일역 2번 출구로 나와 국내 유일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의 허리를 돌아 ‘서울아트책보고’에 든다. 문을 열고 발을 내딛는 순간, 스포츠경기장이 아니라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이 나온다.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문화와 예술의 공간이자 참여의 공간이다. ‘서울아트책보고’는 보고 읽는 ‘아트북’을 중심으로 은은함, 섬세함, 엄숙함의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모든 세대가 오감으로 예술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서울아트책보고 개관을 알리는 고척돔구장 입구
서울아트책보고 개관을 알리는 고척돔구장 입구 ⓒ이상돈
남녀노소 모두가 진지하지만 즐겁게 서울아트책보고를 둘러보는 모습
남녀노소 모두가 진지하지만 즐겁게 서울아트책보고를 둘러보는 모습 ⓒ이상돈
서울아트책보고 전시관 중 개관 특별기획 강애란 개인전 <찬란함의 기록> 전시관 입구
서울아트책보고 전시관 중 개관 특별기획 강애란 개인전 <찬란함의 기록> 전시관 입구 ⓒ이상돈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국내 그림책과 비닐에 싸여 열어볼 수 없었던 해외 유명 팝업북, 고가의 서적과 독립출판물, 사진집, 미술작품집 등 약 2만여 권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관을 돌다보니 내면에 잠자고 있던 나의 문화역량이 한껏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2,500㎡ 규모의 서울아트책보고를 꼼꼼히 체험해 보고 싶었지만 ‘워크숍 룸’에서 4시부터 시작되는 ‘독립영화 상영회와 감독과의 만남’ 행사장에 참여하기 위해 총총히 발길을 옮겼다.
'워크숍 룸'에서 상영하는 최진영 감독의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한 장면
'워크숍 룸'에서 상영하는 최진영 감독의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한 장면 ⓒ이상돈

개관기념 초청 독립영화 <태어나길 잘했어> 상영

'워크숍 룸'에서는 2021년 제16회 오사카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재능상)을 수상하고,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던 최진영 감독의 독립영화 <태어나길 잘했어>가 상영되었다. 부모의 죽음으로 홀로 남겨져 외삼촌 가족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 춘희는 집과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면서 고시원보다 작은 다락방에서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했다. 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의 병을 가진 춘희는 마늘 까는 아르바이트로 수술비를 모으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홀로 살아가는 외톨이로 부끄러움과 외로움이 전부였던 그녀에게 봄처럼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시놉시스를 대하며 힘든 일이 닥치면 ‘죽겠다’, ‘죽지 못해 산다'며 힘겨움을 말하는 뭇 사람들처럼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작품에 대한 강한 끌림이 있어서 미리 예약을 했었다. 독립영화로는 다소 긴 100분의 관람 시간이었지만 영화에 빠져 나 자신과 새로운 관계를 맺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상돈

영화 감상을 마치면서 "역시 예약하기를 잘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쉼 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스스로 자신의 내면 속의 또 하나의 나를 구박하고 원망하며 살아온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외로움과 슬픔 속에서 어제를 버티고 오늘을 살아내면서 내일의 희망을 가져다주는 감동적인 영화였기에,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금년 40세의 전주 출신 최진영 여자 감독과의 만남이 더욱 뜻깊었다.
열린무대에서 정하담 배우와 함께 '배우와 함께하는 토크쇼' 시간도 있었다.
열린무대에서 정하담 배우와 함께 '배우와 함께하는 토크쇼' 시간도 있었다. ⓒ이상돈

정하담 배우와 함께하는 토크쇼

행사 후 '워크숍 룸'을 나오니 옆 열린무대에서는 ‘배우와 함께하는 토크쇼’가 열리고 있었다. 제4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등 수상이력에 빛나는 정하담 배우의 토크쇼이다. 다양한 영화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정하담 배우와 함께, 얼마 전 타계한 세계적인 영화감독 고다르의 영화 세계와 그의 도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여러 가지 모형을 전시해 상상력을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전시관
여러 가지 모형을 전시해 상상력을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전시관 ⓒ이상돈
좀처럼 대하기 힘든 미술 관련 책들을 전시한 전시관
좀처럼 대하기 힘든 미술 관련 책들을 전시한 전시관 ⓒ이상돈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

이 밖에도 아이들을 위한 동화 <개구리 왕자>를 활용한 동화 스토리텔링과 율동 프로그램도 있고, ‘책의변신 예술품이 되다’ 등의 특별전시 프로그램이 7개로 구분된 공간 안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는 2019년 개관한 송파구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에 이어 장기간 비어있던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2,500㎡ 규모의 두 번째 책보고인 '서울아트책보고'를 조성했다. 일반 시민부터 예술 관련 전공자까지 누구나 무료로 건축, 미술, 디자인, 사진, 패션, 라이프스타일, 예술 일반, 그림책 등 아트북을 읽을 수 있고, 북토크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고척돔구장에 게시된 서울아트책보고 개장을 알리는 현판
고척돔구장에 게시된 서울아트책보고 개장을 알리는 현판 ⓒ이상돈

서울의 두 번째 책보고로인 ‘서울아트책보고’는 ‘책’ 이미지에 ‘아트(ART)’ 글자를 결부시켜 책과 예술의 공존을 표현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최초 아트북 기반의 공공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문학에 대한 고찰과 감동의 시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서울아트책보고를 찾아 나와의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자.

서울아트책보고

○ 주소: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430, 지하1층(고척동, 고척스카이돔)
○ 교통 : 지하철 1호선 구일역 2번 출구 150m 직진(도보 약 3분)
○ 운영시간: 평일 11:00~20:00, 주말 및 공휴일 10:00~20:00, 매주 월요일 정기휴일
홈페이지
○ 문의 : 02-2066-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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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예술을 잇다" 서울아트책보고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이상돈 생산일 2022-11-18
관리번호 D0000046720424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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