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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소처럼 우직하게…국립민속박물관 소띠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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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점 자료ㆍ영상 바탕으로 우리 일상생활 속 '소'를 만나다
'우리 곁에 있소' 전시가 진행 중인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 입구
'우리 곁에 있소' 전시가 진행 중인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 입구 ⓒ정인선

'우리 곁에 있소' 특별전, 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서 3월1일까지

소띠 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3월 1일까지 '우리 곁에 있소'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시 관람은 온라인으로 사전예약 후 관람이 가능하며,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www.nfm.go.kr)에서 온라인 VR로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우리 생각 속 소의 모습과 일상생활의 소의 의미를 소개하는 자리로, '십이지 번', ‘십이지가 신선로’, '목우도', 농기구인 '멍에'와 '길마', 화각공예품인 '화각함'과 '가죽신' 등 80여 점의 자료 및 영상을 바탕으로 소의 상징과 가치를 보여주는 전시다.
전시실 내부
전시실 내부ⓒ정인선

전시회는 1부 '듬직하고 편안한 소', 2부 '아낌없이 주는 소'로 구성되어 우리나라에서 '소띠 해에 일어난 일'과 '소와 관련된 속담과 속신', 소가 열심히 일하게 된 연유를 설명하는 '백정설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었다.

필자는 슬라이드에서 나오는 소에 대한 속담과 격언을 하나씩 읽으면서, 다양하게 많은 격언들처럼 소는 우리 생활에서 늘 함께했고, 소중한 존재였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또한 농경사회에서 소는 운송수단이자 일손을 대신했으며, 현대사회에서도 음식 재료와 공예품의 재료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풍수지리에서는 소가 편안하게 누운 모양을 ‘와우형’, 소의 배 속 모양을 ‘우복형’이라 말하며 이런 자리를 명당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1부 편안하고 듬직한 소' 전시장의 모습
'1부 편안하고 듬직한 소' 전시장의 모습 ⓒ정인선

1부 '듬직하고 편안한 소'

소는 십이지의 두 번째 동물로 우직, 근면, 여유, 희생 등을 상징한다. 소가 가지고 있는 성질과 긍정적인 특성은 다양한 상징 요소가 되어 있다. 목동이 소를 타고 가는 그림에서는 여유로움이 느껴지고, 문학 작품에서는 소가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불화에 등장하는 소는 깨달음을 주는 존재 등 오랫동안 우리 관념 속에 자리한 소의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십이지 축신 탁본(좌), 십이지 축신 부조(우)
십이지 축신 탁본(좌), 십이지 축신 부조(우) ⓒ정인선

경북 경주시 외동읍에 있는 호국사찰 원원사지 경내에 있는 보물 제1492호 삼층석탑 기단석의 축신 탁본이다. 조각이 섬세하고 다른 석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오른쪽은 신라 김유신 묘의 주변을 둘러싼 호석에 덮인 축신 부조 장식이다. 김유신의 묘는 규모도 크지만 둘레에 호석을 두르고 십이지신상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김유신은 죽은 뒤에 ‘흥무대왕’으로 봉해졌고 그의 죽음을 몹시 슬퍼한 문무왕이 장군의 묘를 호화롭게 만들어 주면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 의미로 만든 장식으로 추측하고 있다.
십이지가 새겨진 신선로
십이지가 새겨진 신선로 ⓒ정인선

십이지를 양각하여 장식한 조선 후기 그릇이다. 신선로는 원통에 숯불을 넣어 상 위에서 끊여 가며 국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2부 아낌없이 주는 소' 전시장의 모습
'2부 아낌없이 주는 소' 전시장의 모습 ⓒ정인선

2부 '아낌없이 주는 소'

소는 농경사회의 농가 살림 밑천이며 식구였다. 논밭을 가는 일에 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꾼이고, 타고 다니는 운송 수단이자 목돈 마련의 수단으로 가축 이상의 중요한 존재였다. 소는 음식의 재료이기도 하고 가죽과 뿔은 공예품이나 일상 용품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영농 기계화와 축산업의 발전으로 소는 우리 일상의 전반에 같이하고 있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소고기를 같이 먹고, 우유, 화장품의 재료, 가죽 가방, 신발 등으로 늘 우리 주변에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2부 전시에서는 이러한 우리 일상 속 소의 모습, 농사 도구인 ‘멍에’, ‘길마’, 소고기 음식조리법이 담긴 책, 소가죽으로 만든 북, 장구, 가죽신, 소뿔로 만든 화각함, ‘화각실패' 등을 볼 수 있다.
소를 위한 의서 '우마의방'과 '우의방'
소를 위한 의서 '우마의방'과 '우의방' ⓒ정인선

조선후기 의학자 김희선의 ‘우마의방’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 옆의 ‘우의방’은 19세기말 ~ 20세기 초 조선시대에 소의 질병을 고치기 위해 펴낸 의서이다. 우의방에는 소의 병을 치료하는 방법과 역질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 면역성 강화하는 법과 기능성 사료 사용법과 곤충을 이용하는 방법,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했다. 한 마디로 소가 질병에 안 걸리고 안 죽이고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하는 방법이 기록된 자료들이다.
정교함이 돋보이는 화각공예품
정교함이 돋보이는 화각공예품 ⓒ정인선

화각은 소의 뿔을 가공해 단청종이로 그림을 그리고 이를 나무에 장식하는 공예기법이다. 작은 함을 장식하기 위해서 여러 개의 쇠뿔이 필요하다. 소뿔을 얇게 펴고 뒷면에 화려한 그림을 그려 정교하게 표면을 꾸민다. 여성의 귀중품 또는 혼례품을 보관했다. 화각공예품으로는 장, 농, 사방탁자, 문갑과 같은 가구류와 예물함, 필통, 바느질자, 부채, 붓대 등이 있다. 조선 중기 이후부터 발달한 화각공예는 세계유일 공예로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전통공예기법이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소는 늘 우리 곁에서 우직함과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힘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소를 빗댄 ‘소처럼 우직한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격언 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한 발씩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해 나가야겠다는 마음가짐도 가지게 되었다. 직접 방문이 힘들다면 박물관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소의 성실, 근면, 희생 등을 보면서 소처럼 우직하게 자신 일을 하며 조금씩 편안해지는 한 해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 국립민속박물관 관람 안내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7 (경복궁 내)
□ 운영시간 : 오전 9시 ~ 오후 5시 (입장은 오후4시까지)
□ 관람안내 : 무료 입장,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www.nfm.go.kr) 사전예약, 1시간 당 100명
□ 문의 : 02-3704-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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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소처럼 우직하게…국립민속박물관 소띠 특별전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정인선 생산일 2021-01-26
관리번호 D0000041792974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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