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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몰랐지? 숨은 명소 '서울대공원의 단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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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몰리는 단풍여행 대신 집 근처 한적한 장소에서 가을정취 즐겨요. 여행 시 가족단위 자차 이용, 단체산행·식사 자제, 야외에서도 거리두기 지켜주세요.” 지난 주말 중대본에서 보내온 안전 안내 문자 내용이다.

단풍으로 물든 서울대공원 진입도로

단풍으로 물든 서울대공원 진입도로 ⓒ최용수

단풍이 무르익는 10월, 주말이면 단풍과 억새꽃 물결을 보러 떠나는 탐방객들로 주요 고속도로는 정체로 몸살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여전하다. 이에 방역 당국에서는 동아리나 친목회 모임 등 다수 인원이 참석하는 단풍놀이보다는 가족단위 소규모 나들이를 권장하고 있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멋진 단풍길, 어디 없을까?

활짝 핀 국화꽃 촬영에 빠진 사진 동호회 사람들

활짝 핀 국화꽃 촬영에 빠진 사진 동호회 사람들 ⓒ최용수

필자는 서울대공원에서 숨은 단풍길을 하나 찾았다. 바로 서울대공원의 ‘동물원둘레길’이다. 이 둘레길은 동물원과 식물원 외곽으로 둘러진 울타리를 따라 조성된 약 5km의 순환형 산책로이다. 동물들의 탈출을 방지하고 공원 관리 작업차량 통행을 위해 조성한 2차선 차도이나 작업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아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로 개방하고 있다. 동물원을 감싸고 높은 철책이 있고, 도로 건너편 청계산 기슭을 따라서는 낮은 펜스가 둘러있다. 고즈넉함이 물씬 풍긴다.

공원에 내걸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홍보 배너들

공원에 내걸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 배너들 ⓒ최용수

동물원둘레길을 가려면 지하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물론 자가용을 이용해도 주차에는 문제가 없다. 서울대공원역 2번 출구를 나오니 잘 다듬어진 진입도로가 시원하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고 화려한 국화꽃은 가을을 알린다. 대공원정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청계저수지가 나온다. “아무리 슬프고 우울해도 그 마음이 희망과 사랑으로 바뀌고 곁에 있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지금, 옆 사람의 손을 살포시 맞잡고 다리 끝까지 걸어보세요. 다리의 마법이 둘의 사랑을 영원히 지켜줄 거예요.” 청계호수에 놓인 ‘미리내다리’ 이야기이다.

미리니다리에서 촬영한 청계호수와 하늘을 날으는 스카이리프트

미리내다리에서 촬영한 청계호수와 하늘을 가로지르는 스카이리프트 ⓒ최용수

서울대공원의 청계호수는 거인이 누워 양팔을 펼친 모양을 하고 있다. 물빛 곱고 은빛 찬란한 호수 위를 건너가는 다리가 ‘미리내다리’이다. ‘미리내’는 은하수를 일컫는 우리말이다. '손을 놓지 않고 미리내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 연인들이 즐겨찾는 데이트 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하늘이 내려주신 지상의 ‘오작교’가 아닐까 싶다.

세계 최대의 호랑이 조형물(호돌이),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은데 마스크를 작용하고 있어 홍보효과가 크다

세계 최대의 호랑이 조형물(호돌이),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은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홍보효과가 크다. ⓒ최용수

미리내 다리를 건너면 커다란 마스크를 착용한 호랑이가 보인다. 서울올림픽 때 만든 세계 최대의 호랑이 조형물인 ‘호돌이’다. 마스크를 쓴 호돌이를 보고 미처 착용하지 못한 시민들은 마스크를 챙겨 쓴다. 동물원 아프리카관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호주관이다. 에뮤와 캥거루가 꼬리를 친다.

산림욕장 가는길로 나가면 동물원둘레길의 시작점을 나타난다

산림욕장 가는 길로 나가면 동물원둘레길의 시작점을 나타난다. ⓒ최용수

호주관 뒤편의 철문을 열고 나가면 동물원둘레길의 시작점이다. 2차선 차도 왼쪽으로 이어진 높다란 철책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소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계수나무 등이 어우러진 숲길이라 천연의 향기가 두텁다. 자동차 없는 차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한적한 길이다.

계수나무, 느티나무 등 단풍이 들기시작한 동물원둘레길이 한적하다.

계수나무, 느티나무 등 단풍이 들기시작한 동물원둘레길이 한적하다. ⓒ최용수

40% 정도 단풍이 들었을까, 이제 한창인 듯하다. 이른 단풍길을 10여분 걸어가니 다람쥐광장이다. 휴게시설과 음수대, 간이 식탁, 등의자,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먼저 온 탐방객들은 휴식을 즐긴다. 이따금 지저귀는 산새 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음악방송을 들으며 쉬엄쉬엄 걷다보니 어느새 제1탈주로 남미관 샛길에 이른다.

귀여운 다람쥐 광장의 음수대

귀여운 다람쥐 광장의 음수대 ⓒ최용수

동물원둘레길에서 만나는 일곱색깔 무지개 다리

동물원둘레길에서 만나는 일곱색깔 무지개 다리 ⓒ최용수

오밀조밀하게 돋아 푸르던 계수나무 잎도 오색 단풍으로 갈아입어 운치를 더해준다. 계수나무숲을 지나면 일곱 색깔 무지개다리를 만난다. 청계산 정상으로 고개를 돌리니 언덕 위에서 떨어지는 물이 폭포수를 이룬다. 가히 장관이다. 저수지 옆 광장에는 전통식의 정자가 놓여 있다. 정자에 걸터앉으니 코끝에 가을 냄새가 진하다. 폭포수광장 인근에 제2탈주로(저수지샛길)가 있다.

동물원둘레길 중간쯤에 있는 숲속 저수지 폭포와 정자 쉼터

동물원둘레길 중간쯤에 있는 숲속 저수지 폭포와 정자 쉼터 ⓒ최용수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던 여고 동창들과 함께 왔다는 중년의 관람객은 “대공원에 이렇게 한적한 산책로가 숨어 있는 줄 몰랐어요. 친구들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단풍 구경을 하니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누구나 걸을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전한 숲속길이라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공원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 모습

대공원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 모습 ⓒ최용수

저수지 샛길을 지나 걷다보면 머리 위로 스카이 리프트(sky lift)가 오간다. 하늘에서 맹수들을 한 눈에 내려 다 볼 수 있는 리프트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 이곳에서부터 북문까지는 얕은 내리막길이어서 보행약자에게도 수월하다. 구불구불 둘레길, 제3탈출로(맹수사샛길)와 식물원이 내려다보인다. 연녹색 잎새들도 이달 말이면 멋진 단풍옷을 입고 있을 것 같다.

서울대공원은 체험놀이터 기린나라, 스카이 리프트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춘 종합테마파크다

서울대공원은 체험놀이터 기린나라, 스카이 리프트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춘 종합테마파크다. ⓒ최용수

10여 분 더 걸으니 저 만치에 높다란 철제로 된 대문 ‘북문’이 보인다. 북문은 동물원둘레길의 날머리이다. 북문을 나오면 다시 청계호수 미리내다리를 건너 대공원역으로 이어진다. 약 7km의 둘레길을 돌아 3~4시간의 나들이가 끝이 났다. 서울대공원에는 ‘동물원둘레길’ 외에도 서울대공원에는 청계산 기슭으로 이어진 ‘산림욕장길’, 공원 안의 ‘호숫가둘레길’, ‘호숫가 전망 좋은 길’ 등 3개의 산책로가 더 있다.

동물원둘레길 안내도는 탐방객들의 길 눈이 되어준다.

동물원둘레길 안내도는 탐방객들의 길 눈이 되어준다. ⓒ최용수

서울대공원은 세계 각국의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서울동물원,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서울랜드, 자연과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테마가든, 어린이 체험놀이터 기린나라, 근·현대 미술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까지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테마파크로서 손색이 없다.

약 5km의 동물원둘레길은 북문에서 끝이 난다.

약 5km의 동물원둘레길은 북문에서 끝이 난다. ⓒ최용수

첫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도 지났다. 가을도 막바지로 향하니 머지않아 단풍들도 이별을 고할 것이다.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대공원의 동물원둘레길로 가족 나들이를 계획해보면 어떨까? 10월 말 경이면 단풍 절정기를 맞는다 하니 계획을 서둘러도 좋겠다. 널리 입소문이 나지 않은 까닭인지 아직은 찾은 사람이 적다.

유모차를 대여하면 보행약자도 즐겁게 동물원둘레길을 탐방할 수 있다

유모차를 대여하면 보행약자도 즐겁게 동물원둘레길을 탐방할 수 있다. ⓒ최용수

더구나 경사도가 급하지 않고 포장된 도로여서 유모차, 임산부, 노약자 등도 거뜬히 걸을 수 있는 무장애길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 가족나들이 장소로서 금상첨화가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하고 호젓이 걷어보니 내 안의 모습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사색의 길이 따로 없다.

서울대공원 안내
○ 위치 :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막계동)
○ 교통 :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하차
○ 운영시간 : 연중 무휴, 폐장 한 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 서울동물원 : 여름철(3~10월) 09:00~19:00, 겨울철(11월~2월) 09:00~18:00
- 온실식물원 : 연중 09:00~17:00
○ 홈페이지 : https://grandpark.seoul.go.kr

○ 문의 : 02-500-7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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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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