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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생존자금 받으면 숨통 좀 트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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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감염병 바이러스가 퍼지자 동네의 자영업자들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이름난 맛집이나 유명한 업소가 아니라면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로 생기는 부작용은 고스란히 영세 자영업자를 향하고 있었다. 줄어든 손님은 매출과 연결됐고,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였다.

이에 정부와 서울시는 재난지원금으로 사람들의 소비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생존자금’으로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달에 70만원씩 두 달간 총 140만원을 지급한다. 광역자치단체 중 소상공인에게 융자나 대출이 아닌 현금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동네 영세사업장의 경우 긴급생존자금은 조금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성북구 종암동 허가네 김밥집과 허영 대표

성북구 종암동 허가네 김밥집과 허영 대표 ⓒ박은영

“정육점 같은 경우에는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지원금을 받아 써야 한다면 김밥을 사먹기보다 소고기를 사 먹을 테니까요. 제 관점에서도 그랬어요. 돼지고기 먹을 거 소고기를 사 먹는다 이거지요. 전통시장보다 동네마트가 더 잘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은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습니다.”

성북구 종암동에서 ‘허가네 김밥’ 대표 허영(53)씨의 말이다. 김밥집이라는 특성상 시장에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해서 크게 매출이 늘거나 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상황들을 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고 저희 가게는 무척 힘들었어요. 저희는 김밥을 단체주문 받는 경우가 많은데, 단체주문이 아예 끊겼거든요. 나들이 등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일체 없어졌기 때문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습니다.”

부담 없이 쉽게 사먹을 수 있는 동네의 분식집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멀리 떠나지 않는 이상 집에서 매끼니 식사를 챙겨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분식집 이용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허가네 김밥’은 테이블 네 개의 아늑한 공간이다.

‘허가네 김밥’은 테이블 네 개의 아늑한 공간이다. ⓒ박은영

“학교 소풍으로 생기는 단체주문, 교회 단체주문, 각종 모임의 단체주문, 꽃놀이 여행 시 주문 등 이런 주문들이 딱 끊기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어디로 나가지를 못하니까요. 얼마 전부터 줄어들었던 확진자 수가 또다시 늘기 시작하니까 매출로 인한 원상복귀는 아직 힘든 상황이죠.”

매출은 확진자 수와 관련이 있었다. 서서히 줄던 확진자 수가 다시 꼬리를 물고 늘기 시작했다. 문제는 바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감염병 바이러스다. 장성한 자녀들이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지 못했다는 허 대표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다.

“지역사랑상품권이 나오고 제로페이 결제가 확실히 늘었어요. 일단 수수료가 없고, 저희 같은 경우도 시장에서 장을 보니까 10%에서 15%할인 할인된 지역상품권이 나올 때 구입해서 사용하기도 했고요. 상품권을 더 구입하려고 했는데, 예산이 소진돼 그만큼 혜택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이 늘면서 예전보다 제로페이 결제가 늘기 시작했고, 정부와 서울시의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바닥을 치는 상황을 조금은 벗어난 듯했다. 지난 5월 신청했다는 서울시의 소상공인 지원금이 나오면 어디에 쓸지 물었다.

허 대표는 자영업자 긴급생존자금을 신청했다.

허 대표는 자영업자 긴급생존자금을 신청했다. ⓒ박은영

“임대료를 내야죠. 당장 힘든데, 그게 어디에요. 정부 지원금은 현금이 아니라 카드로 지급 받아서 납부가 어려웠는데, 서울시 자영업자 지원금이 현금으로 나온다니 임대료를 납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월 임대료는 140만원에 가까웠다. 오거리 교차로 지점 1층에 위치한 탓에 임대료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저희는 어차피 임대료 내고 간신히 밥을 먹고 산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정부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대출도 생각했는데, 어차피 빚이잖아요. 어려워도 빚은 지지 않고 버티려고요. 서울시 자영업자 지원을 받으면 현찰로 나오니까 임시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부가 운영하는 허가네 김밥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경우라고 한다. 허 대표는 대출을 받아 빚을 지거나, 문 닫을 정도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이 김밥 집 가득히 퍼지는 느낌이었다.

“저희는 아이들을 다 키워놔서 다행인데, 만약 어린 자녀가 있다면 대출 받아서 인건비 주고, 임대료 내고 했을 거예요. 주위에 그런 경우도 많이 봤고요. 우리는 인건비가 나가지 않아서 그나마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도 문 닫을 정도는 아니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요.”

제로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제로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박은영

사실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도 많다. 문 닫을 정도는 아니어도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단체주문이 빠지니까 그만큼의 타격은 계속 생기는 까닭이다.

“올 가을 단풍놀이를 떠나는 분들도 없을 것 같고, 언제 끝난다는 보장이 없어서 계속 이렇게 어려운 상태로 지속되는 거죠. 동네 손님들이 와서 드시는 건 그냥 드시는데, 단체주문을 주로 받아서 운영하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코로나19가 끝이 나야 될 것 같아요. 서울시에서 자영업자 긴급생존자금 신청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가네김밥 매장

얼른 코로나19가 끝나고 단체 주문과 손님들로 북적이기를! ⓒ박은영

‘허가네 김밥’은 테이블 네 개의 아늑한 공간이다. 영화 ‘까모메 식당’이 연상되기도 하고, 한 겨울이면 김밥집 유리문에 뽀얀 서리가 더욱 운치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게 매출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김밥이 맛있어 늘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이 식당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편 서울시의 자영업자 생존자금 신청은 현재 온라인 접수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홈페이지(www.smallbusiness.seoul.go.kr)를 통해 5부제로 신청을 받는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오는 30일까지 접수가 가능하다.

6월 15일부터 시작되는 방문접수는 사업장이 있는 자치구의 우리은행과 지정 장소에서 받는다. 혼잡을 줄이기 위해 출생연도에 따라 10부제로 진행하며, 마지막 이틀인 6월 29일과 30일에는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자영업자 생존자금 홈페이지 : https://smallbusiness.seoul.go.kr/

문의 : 다산콜센터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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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은영 생산일 2020-06-18
관리번호 D000004020056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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