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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풍경에 발길 멈칫 '대치유수지체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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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웰빙존의 전경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대치유수지체육공원 웰빙존 전경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염승화

지난 11월 21일 오후, 양재천이 탄천으로 합류되는 개천가를 지나다가 목재 데크로 된 어느 숲길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눈앞과 그 아래로 펼쳐진 풍경이 그야말로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은 하천 둑 위를 걷는 양재천 산책로의 끄트머리 부근. 위로는 송파 잠실과 강남 대치동을 잇는 탄천2교가 가로지르는 지점이다. 아늑한 분지처럼 생긴 매우 널찍한 그 공간은 다름 아닌 대치유수지체육공원이다. 이곳은 지난 10월 서울시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와 함께 개최한 ‘외국인주민 체육대회’의 종목별 예선전이 벌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유수지는 보통 홍수나 집중호우 때 수량을 조절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저수지 같은 시설을 말한다. 주로 생활 오수나 빗물을 저장한다. 그러니까 이 공원은 인공 유수지에 조성돼 있는 다목적 공원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름 그대로 축구장, 테니스장, 인공암벽, 인라인트랙 등 여러 체육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까지 두루 갖추었다. 지난 2008년에 약 8만 4,000㎡(약 25,400평) 크기로 만들어졌다. 다만 여느 공원과 다른 특징이 있다면 민간투자(BTL) 방식으로 건설비(185억 원)를 조달해 지은 것이다. 이런 사례는 자치단체가 처음 시행한 것이기에 의미가 깊다고 한다. 2008년 개원 당시 보도 기사에 따르면 단순 유수지였던 시절의 이곳은 ‘연중 심한 악취를 풍기는 모기 등 해충의 서식지’였던 곳으로 나타난다. 한 마디로 건강과 활력이 넘치는 기능성 테마공원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갈지자를 그리는 목대데크를 내려오면 바라본 체육시설 전경

목재 데크를 내려오면서 바라본 체육시설 ⓒ염승화

공원 바닥에 발을 디디기까지는 갈지자를 여러 번 그릴만큼 길게 이어지는 데크 길을 내려가야 한다. 지나온 방향으로 되돌아보니 데크가 공원 외곽을 마치 몽촌토성처럼 병풍을 치고 있는 둔덕 위로 빙 둘러있다. 이 지점에서 데크를 바라보며 오른편으로 가면 웰빙존으로 부르는 생태공원 쪽이다. 왼편으로 가면 스포츠 콤플렉스존으로 부르는 체육 시설이 나온다. 대형 조형물 같은 조명타워가 우뚝 솟아 있는 운동장에서는 공사 중인지 포크레인 등 공사 차량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곧 오른편으로 방향을 튼다.

고즈넉한 풍광이 아름다운 대치유수지체육공원 내 생태공원

고즈넉한 풍광이 아름다운 대치유수지체육공원 내 생태공원 ⓒ염승화

샛노란 은행나무단풍으로 뒤덮인 공원 내 데크 산책로와 주변의 수려한 풍광

낙엽이 되어 떨어진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인 데크길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염승화

생태공원에는 제법 커다란 연못이 있다. 결빙기를 앞둔 탓인지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는 몇몇 웅덩이들을 빼면 연못의 물은 죄다 빠진 상태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니 공연히 공허하고 을씨년스럽다 싶으면서도 나름의 운치가 느껴진다. 그 기분을 살리며 연못 둘레를 천천히 한 바퀴 돈다. 적막하고 한갓진 분위기가 더해지며 고즈넉한 산사를 떠올리게 한다. 벤치에 앉아 따끈한 차 한 잔을 하면 딱 좋을 상황이 절로 연출되는 순간이다. 이내 짧은 아쉬움을 접고 숲이 우거진 언덕 중턱에 나 있는 산책로로 올라선다. 데크 바닥을 온통 뒤덮듯이 깔고 있는 노란 은행나무 낙엽들이 무르익을 대로 익은 계절 풍광을 고스란히 대변해 주는 듯하다,

공원 내 빗물펌프장의 웅장한 모습, 그 밑에 6000톤을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가 있다.

대치유수지체육공원 빗물펌프장 외관 ⓒ염승화

운동장에서는 11월 30일까지 새로 인조잔디를 까는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몇 컷을 습관처럼 찍은 뒤 무심히 그 옆을 휘적휘적 스치듯 지나친다. 체육시설을 지나자마자 맞닥뜨린 것은 잿빛 건물이다. 투박하지만 거대한 콘크리트 몸집을 지닌 이 건물은 바로 빗물펌프장. 웅장한 성벽을 연상케도 하는 그 밑에는 무려 6,000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가히 그 방대함을 짐작하고도 남게 한다.

공원 빗물펌프장 앞에서 세워져 있는 수표

빗물펌프장 앞에 세워진 수표 ⓒ염승화

공원 정문입구에 서 있는 멋진 상징조형물이 주변 풍광과 잘 어우러진다.

공원 입구에 세워진 조형물 ⓒ염승화

공원 입구 단풍 가로와 아담한 정원 초화원의 풍광이 잘 어우러진다.

공원 입구 단풍 가로수와 초화원으로 불리는 아담한 정원 풍경 ⓒ염승화

빗물펌프장 주변에도 볼거리들이 적지 않다. 우선 홍수 때 수량을 가늠하는 기다란 수표가 인상 깊다. ‘11’이라는 꼭대기 쪽 숫자가 유난히 크게 보이는 듯하다. 소리가 나는 음악분수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평일 하루 네 번 가동되는 시간을 맞추지 못한 까닭인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섭섭함이 아직도 남아 있다. 빗물펌프장 왼편 언덕 위에 마련돼 있는 정자와 휴게 데크 등 쉼터와 초화원으로 불리는 아담한 정원도 돋보인다. 지금은 생태연못처럼 물이 빠져 있으나 물이 졸졸졸 흐를 인공 시냇물까지 어우러지는 봄~가을 시즌에는 근사한 그림이 그려지는 정경이다. 공원 정문 쪽 연변에는 가로수들이 볼만하다. 특히 붉은빛으로 물든 메타세쿼이아들에 시선이 꽂힌다. 입구 광장에 수호신이나 정자나무처럼 당당하게 서 있는 커다란 조형물도 이공원의 자랑할 만한 포토 존으로 여겨진다.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주변 산책로의 황홀한 만추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주변 산책로의 황홀한 만추 ⓒ염승화

대치유수지체육공원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을 갖춘 공공시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풍광도 수려하고 규모도 적지 않다. 서울의 주요 산과 공원을 소개하는 서울시 포털사이트인 ‘서울산과공원’에서 검색되지 않는 점이 크게 의아스러울 만큼 썩 괜찮은 공원이라고 생각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가더라도 좋을 공간, 굳이 강남구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니 서울시민 여러분의 적극 활용을 권하고 싶다.

◈ 대치유수지체육공원 이용 및 방문 안내

교통 : 지하철 2호선 삼성역 1번 출구 > 약 240m(도보 약 3~4분) 강남경찰서 앞 > 약 280 m(도보 약 5분) 공원 정문 입구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107길 20-30

운영 : 공원 관람 무료 / 축구장, 테니스장 운동 시설 유료 대관

문의 : 공원 운영사무실 02)2051-2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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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풍경에 발길 멈칫 '대치유수지체육공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염승화 생산일 2019-12-04
관리번호 D000003882281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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