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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고 싶을 때 추천! 12월에 떠나는 중림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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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세운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 ‘약현성당’

1892년 세운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 ‘약현성당’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 되면 조용한 곳에서 사색을 하고 싶어진다. 종탑이 보이는 고즈넉한 성당이나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길을 거닐어 보고 싶다면 서울역 뒤편에 자리한 중림동을 추천한다.

중림동은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에서 가깝다. 충정로역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1970년대 서울의 모습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중림동에 가 닿는다.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 ?‘약현성당’

먼저 중림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현성당으로 향했다. 약현성당은 1892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이다. 성당이 위치한 이곳은 예전에 약초를 재배했던 지역으로 약전현(藥田峴)이라 불렸고 점차 약현(藥峴)으로 줄여 불리면서 ‘약현성당’이란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겨울나무 앞에 붉은 벽돌로 싸인 성당의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인 ‘성요셉아파트’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인 ‘성요셉아파트’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 ?‘성요셉아파트’

약현성당에서 내려오면 대로변에 중림시장이 자리한다. 100여 미터 거리의 작은 시장이지만 조선시대 칠패시장이 있던 자리이다. 중림시장은 현재 해산물을 취급하는 새벽시장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중림시장은 약현성당의 뒤편 골목길까지 이어지는데 이 골목길에도 꼭 둘러봐야할 곳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돼 보이는 ‘성요셉아파트’이다.

성요셉아파트는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파트 1층에는 고춧가루를 빻는 방앗간과 참기름을 짜는 기름집 등 재래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이 아파트 골목길에는 카페와 공방 등 세련된 가게가 들어서고 있다.

다양한 구두가 진열돼 있는 ‘염천교 수제화거리’

다양한 구두가 진열돼 있는 ‘염천교 수제화거리’

우리나라 최초 수제화거리 ?‘염천교 수제화거리’

우리나라 최초 수제화거리인 ‘염천교 수제화거리’도 있다. 서울역 옆 염천교를 건너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역사는 경성역(현재의 서울역)이 생기던 192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 중고 군화를 이용해 구두를 만드는 구둣방이 점차 늘면서 1970~8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뤘다. 지금은 많던 가게도 줄고 찾아오는 손님도 줄었지만 예전의 호시절을 생각하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수제화 가게 너머로 발 모양을 한 나무 모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제화거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복고풍의 서체를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의 간판들도 염천교 수제화거리를 빛내고 있다.

옛 서울역 전경. 지금은 ‘문화역서울284’로 불리고 있다.

옛 서울역 전경. 지금은 ‘문화역서울284’로 불리고 있다.

?‘서울로 7017’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어제와 오늘

염천교 근처에 있는 서울역으로 향했다. ‘서울로 7017’에서 바라보는 서울역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다. 신 역사가 생기면서 옛 역사가 되었다는 것, ‘문화역서울284’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 것 빼고는 사람들로 붐비는 것도 마찬가지다.

서울로7017에 식재돼 있는 나무들

서울로7017에 식재돼 있는 나무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숭례문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숭례문

서울로7017에 올라서서 바라본 옛 서울역은 애틋하게 느껴진다. 기적을 울리며 앞을 향해 달리는 열차와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사람들, 서로 어딘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빌딩숲에 둘러싸인 국보 제1호인 숭례문도 찾아보고 대우빌딩으로 불렸던 서울스퀘어도 돌아보았다. 서울역 뒤편 서부 출구로 나오니 키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을 이룬 마을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대형 빌딩이 산재한 서울역 앞쪽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서울역 앞뒤 풍경이 어쩌면 이렇게 대비 될까 놀랍기만 하다.

손기정기념관 전경

손기정기념관 전경

만리동 고갯마루 너머 손기정체육공원

서울로7017의 끝 지점인 만리재로 향했다. 만리동 고갯마루에는 손기정체육공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를 기념한 공원이다. 공원이 있는 자리는 손기정의 모교였던 양정고등보통학교(현 양정고등학교)가 있던 곳이다. 1988년 학교가 양천구로 이전하면서 손기정 체육공원으로 조성됐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쯤 숨 가쁘게 달려온 서울의 모습과 그때를 추억하고 싶다면 중림동 일대를 거닐어보자. 색다른 서울 산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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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고 싶을 때 추천! 12월에 떠나는 중림동 산책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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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분 생산일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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