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경춘선숲길'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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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된 구 화랑대역사의 봄 풍경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된 구 화랑대역사의 봄 풍경

느긋하게 계절을 즐기기엔 봄은 너무 짧다. 혹한을 견뎌내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신비한 자연의 생명력, 만개한 꽃과 연록색의 나뭇잎, 여기저기 피어있는 풀꽃 구경은 봄에만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서울에서 봄을 즐기기에 좋은 곳 어디 없을까? 기자가 찾은 곳은 ‘잘 생겼다! 서울’ 자연·체험코스로도 꼽힌 바 있는 ‘경춘선숲길’이다.

‘경춘선숲길’은 복선화 공사로 폐선로로 방치되어오던 철길이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으로 태어난 특별한 공원이다. 경춘선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자본으로 건설한 최초의 철도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선총독부는 당시 철도가 없다는 핑계로 강원도 도청을 춘천에서 경원선이 놓인 철원으로 옮기려하자 춘천의 상인들과 유지들이 사재를 털어 1939년 7월 경춘선을 개통했다. 이후 2010년 12월 폐선이 될 때까지 71년 동안 서울과 춘천을 오가면서 갖가지 애환과 추억, 낭만을 실어 날랐다. 경춘선 복선개통으로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했던 철길을 도심공원으로 환생시킨 것이 바로 ‘경춘선숲길’이다.

그 생김새가 마치 반달처럼 생겼다하여 '월계(月溪)'라는 지명을 가진 월계역, ‘경춘선숲길’은 이곳 4번 출구에서 530m 거리에 있다. 월계역에서 출발하면 경계인 구리시 담터마을까지 총 길이가 7.4km나 된다. 옛 기찻길과 구조물을 보존하여 철길의 모습은 살리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2013년부터 2017년 11월까지 3단계 공사로 완성했다. 그래서인가, 경춘선숲길은 구간별로 다른 매력을 지닌다.

경춘선숲길은 녹천중학교 뒤편에서 시작한다.

경춘선숲길은 녹천중학교 뒤편에서 시작한다.

시작 지점인 녹천중학교 뒤편에 올라섰다. 끝없이 뻗어있는 두 갈래의 철로, 보는 순간 가슴이 뻥~ 뚫린다. 금방이라도 철커덕 쿵 꽝~하며 기차가 달려올 것 같다. 출발점의 안내판은 ‘공릉동도깨비시장까지의 거리가 2.5km’라 알린다.

71년간 기찻길이었던 중랑천 경춘철교. 지금은 보행교가 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71년간 기찻길이었던 중랑천 경춘철교. 지금은 보행교가 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철길을 따라 걷는다.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경춘철교’가 나타났다. 중랑천을 가로지른 철교, 71년 동안 철교로서의 생명을 다하고 지금은 보행교가 되어 색다른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철교 위에 올라섰다. 시원한 봄바람이 귓가를 돌고나간다. 중랑천의 맑은 물과 동부간선도로의 차량 행렬은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룬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색체험장 레일핸드카, 관리인의 설명을 들으며 레이핸드카를 체험하는 시민

이색체험장 레일핸드카, 관리인의 설명을 들으며 레이핸드카를 체험하는 시민

기차가 사라진 철로에 레일바이크와 레일핸드카가 오가고 있다.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행 중이란다. 노부부도, 젊은 연인도, 학생들도 캬~아~ 소리치며 추억을 쌓는다. “레일핸드카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아내랑 탔다”는 한 어르신(68세, 마포)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아직 쓸 만하지?"라며 아내에게 힘자랑을 한다.

봄이 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관리인은 귀띔했다. 레이바이크는 페달을 밟아 자전거 바퀴를 굴리듯 앞으로 움직이는 원리이고, 선로를 보수하기 위해 사용하는 레일핸드카는 앞뒤에서 펌프질하듯 핸들을 저어 이동하는 무동력 장비이다. 쉽게 볼 수 없는 레일핸드카는 이곳만의 매력이다.

산책로, 철길, 가로수와 잣나무숲 등 잘 가꾸어진 1구간의 경춘선숲길 모습

산책로, 철길, 가로수와 잣나무숲 등 잘 가꾸어진 1구간의 경춘선숲길 모습

철교를 지나 서울과학기술대 입구까지의 경춘선숲길은 폭이 가장 넓다. 살구나무와 앵두나무 같은 다양한 유실수와 향토수종을 심어 ‘마을의 뜰’을 조성했다. 철길 옆을 따라 이어진 정원에는 접시꽃, 봉선화, 맨드라미 등을 함께 심고 가꾸고 나누는 ‘마을 공동체의 정신’를 높인다. 저만치에 무궁화호 열차 2량이 멈춰서있다. 관리사무소와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단다. 철길을 따라 옆으로 빼곡히 늘어선 잣나무 숲은 주민들의 사랑받는 힐링 공간이다.

철로모양의 독특한 의자가 이곳이 기차가 다니던 길이었음을 알린다.

철로모양의 독특한 의자가 이곳이 기차가 다니던 길이었음을 알린다.

걸음을 재촉한다. 육사삼거리까지는 다가구·단독주택 밀집지역이다. 복잡한 마을 안길을 경춘선은 달렸다. 주택가를 뚫고 다니던 열차를 상상해 본다. 선로 사이에 블록을 깔아 좁은 철로도 활용공간을 넓혔다. “폐철길을 공원으로 만들어 주니 고맙지요. 철길 건너 살던 할머니도 이젠 친구가 되었고. 솔직히 여기가 동네 경로당보다 더 좋아~!” 봄이 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는 할머니들은 자식자랑, 영감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철길로 갈라졌던 지역이 이제는 소통의 공간이 되어 있었다.

마지막 구간인 구 화랑대역에서 경계점 구리시 담터마을까지는 3.2km 거리이다. 출발점 화랑대역사 앞에는 다양한 기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오갔던 ‘미카 증기기관차’. 황실노면전차, 일본 히로시마 트램, 체고 트램, 1973년까지 수인선(수원~남인천)과 수려선(수원~여주) 구간에서 운행한 협궤열차 등 야외 기차박물관 같다. 구 태릉역, 1958년 육군사관학교가 개교하면서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의 이름도 화랑대역으로 바뀌었다.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가치가 높아 2006년 12월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되었다.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입소문이 난 제3구간 화랑대역에서 담터마을까지의 경춘선숲길 풍경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입소문이 난 제3구간 화랑대역에서 담터마을까지의 경춘선숲길 풍경

화랑대역에서 담터마을까지는 한적한 시골 풍경 모습이다. 왼쪽에는 조선왕릉인 태강릉과 태릉선수촌, 삼육대학교가 그리고 오른쪽은 육군사관하교와 태릉골프장 사이를 통과하는 호젓한 숲길은 어릴 적 고향마을 정감을 느끼게 한다. 걷는 사람들은 저마다 손을 맞잡는다.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는 실바람을 타고 들릴 듯하다. “나도 동행자가 있었으면…” 기자의 때늦은 후회이다. 이래서 연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데이트 코스로 입소문이 난 걸까. 혼자서는 가지 말라는 팁을 주고 싶다.

5월이 시작되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땅한 나들이 장소를 찾고 있다면 ‘경춘선숲길’을 추천한다. 기적 소리는 멈췄지만 옮기는 걸음마다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이야깃거리가 넘치기 때문이다. 간단한 먹거리만 챙겨도 좋다. 주변에는 볼거리·먹거리 또한 풍부하다. ‘경춘선숲길’이 왜 ‘잘 생겼다! 서울’의 자연·체험코스로 지정되었는지 이유를 알게 된 경춘선숲길 풀코스(7.4km)의 완주였다.

■ ‘경춘선숲길’ 공원 안내
○개관 : 1단계 2015년 5월, 2단계 2016년 11월, 3단계 2017년 11월
○위치 :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272-2, 총 연장 7.4km
? 1구간 (월계역~공릉동도깨비시장) 2.5km
? 2구간 (공릉동도깨비시장~구 화랑대역) 1.7km
? 3구간 (구 화랑대역~담터) 3.2km
○교통 : 지하철 1호선 월계역 4번 출구, 7호선 공릉역 2번 출구,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
○프로그램 예약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경춘선’ 검색
문의 : 02-2133-8065 다산콜센터 120

문서 정보

아쉬운 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경춘선숲길' 강추! - 문서정보
관리번호 D0000033585530 등록일 2018-05-11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18-05-10
라이선스 CC BY-NC-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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