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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플러나무 즐비한 '탄소상쇄숲'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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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한강공원에서 포플러나무 묘목심기에 참여한 가족

강서한강공원에서 포플러나무 묘목심기에 참여한 가족

“우선 풀부터 뽑아야 해요. 그 다음은 묘목의 크기에 알맞게 구덩이를 판 후 흙 속의 돌은 골라내야 합니다.” 전문가의 나무 심기 시범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이 진지하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거름이 필요하죠. 닭똥을 발효시킨 것이라 약간 역할 겁니다.” 거름을 뿌리자 알싸한 거름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나무 심는 방법을 잘 숙지한 시민들은 그룹별로 구역으로 흩어져 풀을 뽑고 삽으로 흙을 퍼 낸 후, 돌을 고르는 등 일제히 나무심기 작업에 들어갔다.

‘장애인 탄소상쇄숲 조성사업’ 나무심기 행사

‘장애인 탄소상쇄숲 조성사업’ 나무심기 행사

지난 4월 21일 강서한강공원에서는 ‘장애인 탄소상쇄숲 조성사업’ 나무심기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가 ‘탄소상쇄숲’을 조성하기 위해 강서한강공원 1만 6,000㎡ 면적에 포플러나무 1,000그루의 묘목을 심은 이 행사는 (사)한국장애인녹색재단, CJ대한통운, 한국그린자원(주)과 많은 시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탄소상쇄숲’이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의무를 가진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흡수원 증진 활동(나무심기)을 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산림탄소흡수량에 대해 정부가 인증해주는 숲을 뜻한다.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주범은 ‘이산화탄소’로 배출량을 줄이려면 나무가 많이 있어야 도움이 된다. 나무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강서한강공원에 조성된 포플러나무 숲

강서한강공원에 조성된 포플러나무 숲

행주대교와 올림픽대로가 만나는 강서한강공원 행주대교 남단 일대는 미세먼지로 인해 늘 뿌옇다. 인근에 건축폐기물 집하장이 많아 마곡 개발지구 공사장으로 향하는 덤프트럭들이 빈번히 드나들기 때문이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나무심기 행사에는 700여 명의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인한 폐해의 심각성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마침 전날인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식도 겸하고 있어 장애우들도 함께 했다. 음악공연도 펼쳐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나무와 숲’을 주제로 한 어린이 사생대회도 열려 자연스럽게 숲 가꾸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자신이 심은 묘목 앞에 세울 이름표를 꾸미는 가족들

자신이 심은 묘목 앞에 세울 이름표를 꾸미는 가족들

가족단위로 참여한 시민들이 많았다. 엄마아빠 손을 잡고 함께 온 아이들은 어린 나무에 정성껏 물을 주고 이름표에 자연에 대한 사랑의 글을 담아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소망했다.

엄마와 함께 나무를 심은 송승근(7세)군은 “나무야, 사랑해”라고 쓴 명패를 방금 심은 묘목 앞에 세우면서 해맑게 웃었다. 송군의 어머니인 정성용(47)씨는 “휴일이면 가족과 함께 강서한강공원에 나와 자전거를 타곤 하는데 먼지가 너무 심해져 걱정된다”면서 “오늘 아들과 나무 한 그루 심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행사참여 소감을 전했다.

행사 전날인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식 및 공연도 열렸다

행사 전날인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식 및 공연도 열렸다

포플러나무는 미세먼지 흡수에 탁월한 나무로 알려졌다. 소나무, 참나무 등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이고 생장력 또한 왕성해 단기간 숲 만들기에 효과적인 수종이다. 강서한강공원의 ‘탄소상쇄숲’에 식재된 포플러나무 묘목은 앞으로 30년간 참여한 시민의 이름으로 서울시에서 보호와 관리를 받게 된다.

포플러나무가 즐비한 강서한강공원의 산책로를 걸어본다. 이곳 ‘탄소상쇄숲’에는 이제 막 심은 어린 나무뿐 아니라 푸른 이파리를 팔랑이며 제법 의젓하게 자란 나무들도 보인다. 작년에 심었던 나무들로 거름과 물주기, 풀매기, 기울어진 나무를 바로 세우는 등 그동안 시민들의 보살핌으로 자라났다.

행주대교 남단 주변은 흙먼지로 뒤덮인 황무지나 다름없던 곳이었다. 올림픽대로와 접한 강서한강공원과 자전거도로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도로에서 발생하는 차량분진과 미세먼지는 사실 오래전부터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곳에서 이제 싱그런 포플러나무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지구 온난화와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환경문제가 심각한 이때, ‘탄소상쇄숲’이 한강변에 조성이 돼 참으로 다행스럽다.

포플러나무심기 사업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 서울시는 올해에 이어 2019년까지 약 3,000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빽빽한 포플러나무 숲이 조성돼 흙먼지 사라진 아름답고 맑은 공원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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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플러나무 즐비한 '탄소상쇄숲'을 걷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분 생산일 2018-04-26
관리번호 D000003349245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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