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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역사 '세실극장' 되찾은 날, 직접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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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들이 재개관한 정동 세실극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많은 시민들이 재개관한 정동 세실극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지난 4월 11일 낮 1시 30분쯤, 서울 정동 세실극장 앞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2시에 ‘세실극장 재개관 기념식’이 열려서다. 이날은 지난 1월 경영난으로 폐관된 42년 역사의 정동 ‘세실극장’을 서울시가 장기 임대해 재개관하는 날이었다.

지난 1월 경영난으로 폐관한 세실극장이 서울시 도시재생산업의 일환으로 2018년 4월 11일 재개관했다. 세실극장은 한국 연극사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으로, 연극계 인사들과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다.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다리던 이상만(64)씨는 “재개관할 줄 몰랐는데 전통 있는 세실극장이 재개관한다고 하니 뜻깊은 날이다”고 말했다. 함께 기다리고 있던 박경순(49)씨는 “시민들을 위해서 폭넓게 이용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익숙한 얼굴도 보였다. 배우 윤주상(70)씨는 “서울시에서 인수를 해서 연극이 자유롭게 공연될 수 있도록 운영한다니까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다시 서 보고 싶은 무대기도 하다”며 “개인적으로 아주 익숙하고 친숙한 무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장 객석 규모에 비해 무대가 크고 돌출 돼 있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무대”라며 “앞으로 명작들이 많이 공연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재개관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

재개관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

기념식은 테이프 커팅식으로 시작됐다. 테이프 커팅에는 황선엽 정동지역협의체 위원장,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김정옥 연극연출가, 김정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 원로배우 박웅 등이 참여했다.

연극계, 활기 되찾길 바라

이어 극장 앞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이 재개관한 세실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세실극장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후 시작된 기념식 행사 진행은 배우 남명렬·성병숙 씨가 맡았다. 행사안내 및 내빈소개에 이어 축사가 있었다.

축사에서 원로배우 박웅씨는 “제1회 대한민국 연극제를 이 극장에서 했다는 것 자체가 이 극장이 역사성을 보여준다”며 “연극계가 전에 없이 불황으로 힘들지만 이 극장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기를 통해 연극계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원로배우 박정자씨는 “문화재생이라는 말을 오늘 여기 와서 처음 들었다”며 “문화에 재생이 있는가”라며 문화계 현실을 이야기했다. 이어 “문화가 언제까지 재생이어야 할까,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까”라며 “좋은 환경에 멋진 극장다운 극장을 서울시에서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선엽 정동지역협의체 위원장은 극적으로 되살린 이 문화명소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해 정동역사문화재생의 정신을 넘쳐흐르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행을 맡은 배우 남명렬·성병숙(좌), 극단 가변의 연극 ‘검정고무신’(우)

진행을 맡은 배우 남명렬·성병숙(좌), 극단 가변의 연극 ‘검정고무신’(우)

정동의 가치를 담는 문화공간으로

정동 지역은 대한제국 13년 역사가 담겨있는 곳이자, 개혁과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국가개혁의 의지가 담겨있는 곳이다. 민주주의 역사의 전환기마다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던 현장으로, 문화활동을 통해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문화운동의 거점이 되었다. 정동 일대가 시대비판을 이야기하는 거점이 된 데에는 세실극장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세실극장은 건축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반상업주의 문화운동을 위한 중심지이기도 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픈 현대사를 재조명하고, 산업사회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였으며, 시대를 노래한 가객들의 공연이 이어졌던 곳이다. 경영난으로 폐관하기 전까지 400여 편의 연극, 음악, 공연을 올리며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이러한 세실극장 폐관을 아쉬워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모이고, 여러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세실극장이 다시 연극인들과 시민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 세실극장은 정동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담은 문화공연, 청소년을 위한 연극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며, 정동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을 활성화시키는데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기념식은 극단 가변의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됐다. 2018년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대상작인 연극 ‘검정 고무신’이 상연됐다. 일제강점기 고무신 공장을 경영하는 김원량과 일꾼들의 이야기로, 일부 장면만 시연을 가졌지만 연극 관람의 즐거움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이 공연은 오는 6월 24일 대한민국연극제가 열리는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대통령상을 두고 재경연을 펼친다고 한다.

‘경철’ 역을 맡은 배우 한재학(25)씨는 연극이 끝난 후 “다시는 극장이 문을 닫을 일이 없게 많은 연극하시는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며 “계속 극장이 시민들한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그렇게 해서 관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남을 수 있는 극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렘을 표했다.

세실극장이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다시 사랑받길 기대한다

세실극장이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다시 사랑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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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역사 '세실극장' 되찾은 날, 직접 가봤습니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황금빛, 박미선 생산일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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