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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보다 못한 가난의 상징 ‘랍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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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타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프랑스혁명 때 배고픈 백성들이 외친 말이다. 당시 프랑스 왕비였던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는 백성들의 외침에 이렇게 말했다.

“그럼 빵 대신에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세요.”

이 한마디에 민중은 분노했고 앙투아네트는 세대를 이어가며 빈축을 사고 있다. 일설에는 루이 15세의 딸 빅투아르(Victoire)가 한 말이라고도 한다. 케이크가 아니고 비스킷 혹은 쿠키를 먹으라고 했다는 소리도 있는데, 어찌되었건 비난의 대상은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이주민이 몰려오던 초기 개척 시절 미국에도 빵이 모자랐다. 농장 일꾼으로 취직한 가난한 이주민들과 노예들은 항상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농장주들은 이렇게 말했다.

“빵이 없으니 랍스터(바닷가재)를 먹어라.”

지금 들으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소리다. 하지만 사실이다.

1620년 102명의 청교도를 태우고 영국을 떠난 메이플라워호가 미국에 도착한 곳이 매사추세츠주의 플리머스(Plymouth)다. 1622년 영국에서 미국으로의 이민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때였다. 당시 플리머스의 플랜테이션 농장주였던 윌리엄 브랫포드는 농장에서 일하는 정착민을 모아놓고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식사는 따뜻한 빵 대신에 물 한 잔과 랍스터 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빵이 없으니 랍스터를 먹으라는 소리다.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 시절이었을 때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한 농장에서 하인들이 파업을 했다. 빵 대신에 먹기 싫은 싸구려 음식만 준다는 것이 이유였다. 노사협상을 벌이던 농장주와 하인이 최종 협상을 끝내고 노동계약서에 서명을 하면서 파업은 끝났는데, 계약서의 내용은 이랬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랍스터를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미국에서 랍스터는 ‘가난의 상징’이었다. 주로 가난한 집 어린이나 하인들이 먹는 음식이었고, 죄수들에게는 질리도록 공급됐던 요리였다.

지금도 랍스터는 미국의 메인 주에서 잡히는 것을 일품으로 여기지만, 미국의 초기 개척 시절 메인주와 매사추세츠주에는 랍스터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너무 흔해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랍스터를 식용 대신에 밭의 비료로 사용했다. 또 집게발은 잘라서 낚시 바늘로 썼다고 한다. 존 마리아니(John Mariani)가 쓴 《미국 식품 및 음료 백과사전 (Encyclopedia of American Food and Drink》에는 천덕꾸러기 식품 랍스터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빵 대신에 먹어야 했던 랍스터’가 우아한 식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랍스터가 퍼져나가 고급 요리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도 쉽게 랍스터를 구경할 수 있었던 메인주는 1840년 랍스터 산업이 발달하면서 ‘랍스터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었다.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랍스터를 고급 요리로 즐겨 먹었다. 1세기 무렵 로마에서 발간된 요리책에는 랍스터 조리법과 그에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한 기록이 있다. 15세기 이후에는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곳곳에서 랍스터 요리법에 관한 문헌이 발견된다.

랍스터가 천덕꾸러기 식품으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일부 문화권에서는 랍스터를 ‘사랑의 묘약’으로 여긴다. 남성의 파워를 강하게 해주고 여성의 성적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초기 현대 유럽의 식품 (Food in Early Modern Europe)》이라는 책에서는 랍스터가 연인들의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사랑의 미약(aphrodisiac)’이었다고 전한다. 랍스터에 들어 있는 성분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랍스터를 먹을 때의 우아한 분위기로 인해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는 말일 수도 있다.

랍스타

한의학에서는 랍스터가 전신의 균형과 허약한 신장에 좋을 뿐만 아니라, 차갑고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어 열을 내리고 나쁜 기운을 배출하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식품학적으로도 랍스터는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고,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이다.

또 리신, 글루타민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으며, 갑각류 특유의 키토산은 뼈와 근육의 형성을 돕는다. 랍스터의 알은 핵산이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기 때문에 여성의 피부미용에도 좋다.

한자로 랍스터는 ‘용새우(龍蝦)’라고 표기한다. 굳이 따지자면 새우, 가재 중의 으뜸이라는 뜻이다. 한때 미국에서 ‘가난의 상징’으로 꼽혔던 랍스터가 지금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부의 상징’으로 바뀌었으니 정말 가재가 용 됐다.

출처 : 서울식품안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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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서울식품안전뉴스 생산일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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