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영등포 달시장 "가족 나들이 해보세요"

문서 본문

환히 불 밝힌 영등포 달시장 ⓒ박분

환히 불 밝힌 영등포 달시장

지난 6월 30일,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 앞마당이 밀려드는 인파로 북적였다. 올해 두 번째 개장하는 ‘영등포 달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터 초입 ‘마을사무소’의 등장부터 이 장터가 일반 장터와는 사뭇 다름을 예고하고 있었다. ‘마을사무소’는 달시장을 안내하고 불편사항을 들어주는 이른바 시장안내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방문객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 이윤주(강화 산마을고 2학년) 양과 성결(강화 산마을고 2학년) 양이 달시장 안내 책자를 건네며 장터 이용방법에 대해 상냥하게 설명해주었다. 궁금증에 장터를 빨리 돌아보고 싶어졌다.

‘달이 뜰 즈음 열린다’ 해서 ‘달시장’이란 예쁜 이름이 붙여진 ‘영등포 달시장’은 지역 내 사회적 경제기업의 상품 판매와 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마을장터다. 지역주민을 비롯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예술가 등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달시장이 열리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는 서울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적 진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개발, 운영하는 특화시설로 2011년도부터 꾸준히 달시장과 함께 해오고 있다.

‘영등포 달시장’이 특별한 이유 중의 하나는 매월 새로운 주제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있다. 6월의 달시장 주제는 ‘가까운 곳에서 여름나기’로 때 이른 무더위로 지칠 수 있는 주민들을 위해 시원한 여름나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여름맞이 준비가 한창인 영등포 달시장의 `라이프 존` 전경 ⓒ박분

여름맞이 준비가 한창인 영등포 달시장의 `라이프 존` 전경

올해 새롭게 신설된 ‘라이프 존’에 여름맞이 준비가 한창이라고 하여 먼저 들러보았다. 달시장 ‘라이프 존’은 가족이 함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작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선보이는 가족활동 공간이다. 가족 모두가 가까운 시골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는 콘셉트로 꾸며 텐트도 치고 수박 화채도 만들고 얼음 띄운 물에 손을 담가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시골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들꽃으로 화관을 만들어보면서 가족들은 모처럼 올여름 알뜰한 휴가계획을 세워보기도 할 것이다.

달시장 ‘마켓’ 부스는 천연비누, 패브릭 소품 등 직접 만든 제품을 선보이는 ‘달달아트’, 모기퇴치제와 미니 향수 등 만들기 체험을 하는 ‘달클래스’, 추억이 깃든 중고물건을 판매하는 벼룩시장 ‘달달쉐어’로 세분됐다. 하자센터 골목을 따라 늘어선 장마당 판매대에서는 물건값을 흥정해 사고팔기보다는 서로 얘기를 나누고 즐기는 풍경이 정겨워 보였다.

하자센터 가까이에 있는 하이서울 유스호스텔도 달시장에 참여했다. 지역민과 함께 소통하고자 하는 매개는 ‘열린 한복’이다. 옷장 속에 잠든 한복을 기부 받아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줘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한복 공유서비스이다.

이야기꾼의 책 공연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를 진지하게 관람하는 시민들 ⓒ박분

이야기꾼의 책 공연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를 진지하게 관람하는 시민들

장터에는 동화책 주인공들과 동심의 세계로 떠날 수 있는 이야기꾼도 등장했다. 유쾌한 책 읽기가 시작된 책 공연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하다. 사회적 기업인 이야기꾼의 책 공연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가 진행된 저녁 7시, 하자센터 앞마당은 자녀와 함께 온 가족들로 붐볐다.

‘길고양이 보호소’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길고양이 보호소’는 일명 길냥이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초등학생들의 모임이다. 하자센터 주변의 길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주고 쉼터를 만들어주는 ‘길고양이 보호소’ 회원들은 달시장에 나와 시원한 얼음물에 레몬조각을 띄운 레모네이드를 판매하면서 길고양이를 위한 모금 활동과 함께 사료와 장난감 등의 고양이를 위한 물품도 받고 있었다. 어른들도 잘 나서지 못 하는 일을 망설임 없이 야무지게 벌이고 있는

‘길고양이 보호소’ 모금함에 성금을 넣어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어른들이 많았다.

영등포 달시장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플레이 존`은 모험심과 창의력이 가득한 곳이다. ⓒ박분

영등포 달시장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플레이 존`은 모험심과 창의력이 가득한 곳이다.

달시장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플레이 존’은 모험심과 창의력이 가득한 놀이터이다. ‘여름’이라는 주제에 맞춰 바다, 낚시 등과 관련된 놀이프로그램을 구성했는데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물이 가득 찬 투명튜브를 밟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장기판을 이용한 ‘알까기’도 인기코너이다.

농산물 판매가 이뤄지는 달시장 하자허브 ⓒ박분

농산물 판매가 이뤄지는 달시장 하자허브

달시장은 하자허브에서도 이뤄진다. 하자허브는 하자센터 안에 있는 공유카페이다. 빙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돕고 배우면서 친구를 만들어 가는 마을살이 공간인 이곳은 카페 활용법 또한 독특하다. 음료와 부엌 공간을 공유할 수 있고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달시장이 열리는 동안 이곳은 친환경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 ‘달달농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제철 과일과 채소가 시장에서 빠질 수 없듯이 달시장에서는 영등포 지역 생협과 도시농업 팀이 마을 텃밭에서 정성으로 가꾼 농산물을 하자허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었다.

부모님이 재배한 팥으로 만든 찰떡과 쿠키를 선보인 김은주 씨 ⓒ박분

부모님이 재배한 팥으로 만든 찰떡과 쿠키를 선보인 김은주 씨

먹자골목 장터인 ‘달달냠냠’과 ‘달달쿠킹’ 등의 별미 가득한 시식 코너에서는 맛있는 냄새와 함께 넉넉한 인심이 묻어난다. 부모님이 재배한 팥을 이용해 오븐에 구워 만든 찰떡과 쿠키를 선보인 김은주 씨는 “다음 달시장에는 쌀가루와 블루베리를 넣어 만든 건강 디저트를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저녁 7시를 넘으면서 장터에 불이 켜졌지만 해가 길어 아직 밤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시각이었다. 아기 띠를 둘러매고 온 주부, 연방 셀카를 찍는 학생들과 다정한 연인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맛보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일회용 용기 대신 그릇을 사용하는 달시장에서 음식을 먹은 후 설거지를 셀프로 하고 있다. ⓒ박분

일회용 용기 대신 그릇을 사용하는 달시장에선 음식을 먹은 후 설거지를 셀프로 해야 한다.

그런데 달시장에서는 먹거리 장터를 이용하기에 앞서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이곳에선 일회용 용기 사용을 불허하고 있었다. 그릇대여소에서 1천 원의 보증금을 내고 그릇과 컵, 젓가락 등을 빌려 사용하고 음식을 먹은 후 설거지를 마치고 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스템이었다. 설거지를 하면서 그동안 일회용 용기를 너무나 생각 없이 많이 썼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내 손으로 환경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달스테이지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박분

달스테이지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무대인 ‘달스테이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자센터 청소년 동아리인 ‘소행단’의 밴드공연에 이어 흥겨운 탭댄스 공연이 재즈 음악과 어우러져 청중을 사로잡고 있었다.

다가올 한여름 밤 열대야를 시원하고 즐겁게 보내고 싶다면 ‘영등포 달시장’으로 가보자.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와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여름밤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달시장은 8월 25일, 9월 29일에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영등포 달시장’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dalsijang.kr) 및 ‘영등포 달시장’ 블로그(dalsijang.blog.me)를 참고하면 된다.

■ 영등포달시장 안내

?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200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 문의 : 070-4280-2230

문서 정보

영등포 달시장 "가족 나들이 해보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분 생산일 2017-07-05
관리번호 D0000030656796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