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억새길로 떠나는 '설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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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겨울엔 운치 있는 설원이 되는 하늘공원 ⓒ김종성

눈 내리는 겨울엔 운치 있는 설원이 되는 하늘공원

세상을 하얗게 덮어주는 눈이 드디어 서울에서도 펑펑 내렸다. 그동안 눈에 인색했던 게 미안했던지 하늘은 오랜만에 함박눈을 실컷 뿌려주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리면 나오는 평화공원을 걷다보면 저 멀리로 바람개비 같은 풍력발전기가 보이는데 바로 하늘공원이다. 가을날엔 억새들 춤추는 평원으로 유명한 하늘공원은, 이맘땐 눈 내린 날 찾아가면 운치 있고 멋진 설원으로 변신한다. 가을에 가보았던 하늘공원의 분위기와 너무 달라 같은 곳이 맞나 놀라게 된다.

눈 내리는 날 산에 가려면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 등 아무래도 거추장스럽다. 그러나 하늘공원은 산 못지않은 겨울 풍경을 선사하면서도 운동화를 신고도 안전하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설경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더군다나 가을과 달리 겨울 하늘공원은 찾는 이가 드물어 더욱 고즈넉하게 트레킹 같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가끔씩 억새풀 속에 있던 이름 모를 겨울 철새가 푸드득 날아오르며 하늘공원의 고요한 적막을 깨우기도 한다.

하늘공원 억새들 위로 하얗게 내려앉은 눈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김종성

하늘공원 억새들 위로 하얗게 내려앉은 눈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소복하게 쌓인 눈과 하얀 눈에 덮인 억새들, 그 위로 솟대처럼 높이 서있는 풍력발전기, 큰 그릇처럼 재미있게 생긴 하늘 담은 전망대 등의 풍경이 참 이채롭다. 주변에 빌딩, 아파트, 카페 등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마치 서울과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 좋은 단절감이다.

전망 좋은 하늘공원의 전망대 `하늘 담은 그릇` ⓒ김종성

전망 좋은 하늘공원의 전망대 `하늘 담은 그릇`

설원처럼 너른 벌판 위에 조성한 ‘하늘을 담는 그릇’이라는 둥근 그릇 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둥근 층계식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산과 남산, 한강 등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래서 하늘공원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구나’ 싶었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291개나 된다는 나무계단을 걸어 오른 보람이 있었다.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291개 나무계단 ⓒ김종성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291개 나무계단

하늘공원은 조선시대 그림으로도 남아있는 강변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름도 아름다운 ‘난지도’였다. 난지(蘭芝)는 난초(蘭草)와 지초(芝草)를 아우르는 말로 지극히 아름다운 것을 비유할 때 쓰였다고 한다. 난지도는 1978년부터 15년간 서울 시민이 버린 쓰레기의 매립지가 되었고, 쓰레기가 쌓이면서 해발 98m의 쓰레기 산이 돼버렸다. 1996년부터 추진한 정화작업으로 맹꽁이와 유혈목이(뱀의 일종)가 사는 생태공원으로 복원되면서 이름도 하늘공원으로 바뀌었다.

작품처럼 만들어 놓은 새집들(좌), 하늘공원에 놀러온 까치(우) ⓒ김종성

작품처럼 만들어 놓은 새집들(좌), 하늘공원에 놀러온 까치(우)

하늘공원과 함께 조성된 곳이 평화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이다. 하늘공원은 이름처럼 다섯 개 공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조망도 좋고 무엇보다 사방이 탁 틔어 산책하다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서울에서 가장 하늘과 맞닿은 초원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하늘공원 가는 길에 지나가는 평화공원 겨울풍경 ⓒ김종성

하늘공원 가는 길에 지나가는 평화공원 겨울풍경

하늘공원을 찾아가기 전후로 산책을 함께 즐기면 좋은 곳이 메타세쿼이아숲길이다. 하늘공원 바로 아래에 있으니 찾아가면 더욱 좋겠다. 하늘공원은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또는 3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하늘공원 산책 전후로 들리면 좋은 메타쉐쿼이아나무 숲길 ⓒ김종성

하늘공원 산책 전후로 들리면 좋은 메타쉐쿼이아나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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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번호 D0000028842646 등록일 2017-01-27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종성 생산일 2017-01-26
라이선스 CC BY-NC-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