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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식] 주민활력모임, 살아 숨쉬는 도시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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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서울역 주변에서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주민활력모임'의 세 주민들을 만났다. 서로 다른 동네에 살면서도 마음만은 한 지역 주민이라는 이들과 함께, '서울역 주민활력모임'이 시작된 계기와 그들이 원하는 지역 활성화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사는 곳에 대한 다양한 고찰

서울역 주변은 독특하다. 만리동, 중림동, 서계동, 청파동이 서로 이웃하면서도 철도로 막히고 도로로 갈라지는 통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그만큼 서로 다른 기억과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저는 20년 전부터 이동네(중림동)를 봐왔는데요. 중림시장 할아버지들은 '여기가 어떻게 깨끗해지겠어. 그냥 이렇게 살다가 끝나는 데야'라고 말씀하세요."_위승배

"저는 서계동에 살고 있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우리 엄마가 제일 갖고 싶어 하셨던 집이에요. 저희 부모님은 안동에서 올라오셔서 작은 단칸방에서 시작해 지금 집에 오게 된거죠. 그때 대출을 받아서 이 집을 샀었는데, 대출 이자가 엄청나게 비쌌어요. 그 비싼 이자를 내면서도 자기집을 지켰던 사람들 이 지금 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에요."_윤태환

특히 서울역 서부는 오랜 기간 동안 정체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역 7017'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아직 의견차이가 있지만, '모두 허물고 다시 짓는' 재개발이 아닌 지역 활성화를 고민중이다.

"저는 아기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낙후된 상태를 참을 수 없어요. 주변이 더 깨끗해져서 애들이랑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_위승배

서울역 7017을 주목하는 주민들

지역 발전의 동력은 곧 주민

서울역 7017 시민모임인 고가산책단은 지난 8월부터 서울역 주변의 서계동, 중림동, 만리동과 염천교 수제화 거리, 봉제 공장 등 지역 산업별로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주민활력모임'은 그중에서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지역 주민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십여명 정도의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사십여명 정도가 SNS를 통해 의견을 교류한다.

"처음에만 해도 '서울역 7017 진짜 하는거 맞나', '그냥 재개발해서 용적률을 올려주면 안되나'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 반년정도 지나니까 '도시 재생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 '어떻게 하면 봉제 산업이나 염천교 수제화 산업을 살릴 수 있을지'같은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거죠."_김명진

사실상 이들도 처음에는 도시재생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고가산책단과 함께 이야기 하면서, 그리고 주변 지역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저도 도시의 '도'자도 몰랐어요. 저도 처음 공부를 하는 거예요.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하고요. 이 지역을 재생하는데, 전문화된 인력도 필요하지만 실제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도시, 도시재생에 대해 공부해야 돼요.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_위승배

주민이 직접 만든 잔치라야 흥겹다

지난 10월 24일에는 고가산책단과 '주민활력모임'이 함께 지역 축제인 '서울 力 가을산책'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역 일대와 서울역 7017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서울봉제산업협회 서부지부와 염천교 수제화 상인회에서 기증한 의류와 수제화가 판매됐다. 지역의 특징을 살려 기획된 것이다.

"당시에 여론이 많이 안좋았잖아요. 그래서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여론이 우호적이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지난 5월에 고가도로를 시민에게 개방했을 때에요. 그런데 그 후에 아무 행사가 없었거든요."_김명진

"한편으로는 이제는 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축제를 할 때라고 봤어요. 국지적으로 이벤트를 해야 하는 거죠."_윤태환
'서울力 가을산책'은 1,500여 명의 주민을 불러 모았다. 몇몇 지역 어르신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서계동 안쪽에 사거리가 있는데 거기에 일주일에 한 번씩 뻥튀기 아저씨가 왔어요. 그럼 그날은 그곳이 축제의 장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옆에는 노점들이 생겼어요. 할머니들이 고추 가지고 나와서 팔고, 마늘 까서 팔고 그랬거든요."_윤태환

"이번 축제가 예전의 정겨운 분위기를 다시 살린 것 같아요."_김명진

세대 공감 지역 부흥을 향해

'주민활력모임'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기간은 겨우 2개월 남짓. 하지만 오늘 모인 이들은 서로 뜻을 같이 하는 주민들을 알게 되면서 지역 활성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저는 '교통 문제', '남대문 시장 문제' 이런 것만 있는게 아니라 주민들에게 전혀 다른 요구가 있다고 생각해요."_김명진

이에 고가산책단은 '주민 활력모임'과의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세대간의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행정에 따른 지역 구분, 세대, 소득 등 여러 차이들을 떠나 지역에 애정을 갖고 있는 주민이자 서울시민으로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를 원한다.

"어떤 어르신은 한 신혼부부가 세입자로 들어오고, 애를 낳아서 그 애가 열 살이 될 때까지도 임대료 한 번 안 올리셨대요. 젊은이들과 이어지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계신거죠. 하지만 젊은 세대들과 연결할 만한 사다리가 없어요. 그분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즐기면서 하는 지역 활동을 보여줄 필요도 있고요. 조금 더 선진 사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 해요."_윤태환

"주민활력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동네가 잘 발전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오시는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동네 형, 동생을 알게 되니까, 이분들 보기 위해서라도 한번 더 모임에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_김명진


글 박훈규(서울시 건설안전자문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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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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