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전문가 칼럼

도시 변화의 핵심이 되는 길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심한 무더위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과연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가 앞으로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지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어린이나 노인이 마음 놓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찾기 어려운 도시가 너무도 많다. 이러한 문제는 곧 어린이나 노인을 보살피는 사람들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뿐 아니라 볼일을 보거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할 때, 날마다 높은 비용과 긴 시간을 들여 불쾌한 경험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도시문제들은 약간의 제도적 개선이나 조각난 지원 방안만으로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도시의 구조와 형태적 측면에서 이미 결정된 조건들은 이전 시대의 의사결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어서 현재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맞지 않는 측면이 있는데, 이를 바꾸지 않고 새롭게 대두하는 심각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도시의 물리적 형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길이다. 많은 도시가 길을 바꾸고 있다. 특히 기존의 도시 공간을 점유해오던 자동차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대중교통과 자전거, 개인용 교통수단, 보행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길의 이용 권한을 이용자 모두를 고려해 다시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길은 단순히 차로를 줄이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전거나 새로운 교통수단, 보행 공간을 얼마나 마련할 것인지, 가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고 활성화할 것인지, 그리고 힘들게 마련한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시의 비전, 세종대로

맨해튼 브로드웨이의 경우 극도의 혼잡과 끊임없는 교통사고 위험을 겪고 있던 차로 공간을 축소하고 보행 공간을 확대해 공공 공간의 질을 제고함으로써 유동 인구 32% 이상 증가, 보행자 교통사고 35% 감소, 보행자 통행편의 증대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파리 센 강변의 ‘파리 플라주’처럼 여름철 주말 기간 동안 맨해튼 시내 주요 가로의 차량 통행을 막아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서머 스트리트’를 통해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맨해튼의 성공 사례는 전 세계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세종대로의 변화는 단순히 차로를 줄여 보도를 넓히고 보행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로 이용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도로가 가지는 여러 기능을 골고루 배려하고자 하는 도시정책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시 내에서 이동하기 위해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더 적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더 적은 시간을 들일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도로 이용자들이 더욱 안전해지고, 도로 주변에 매력적인 공간이 조성되어 도시 공간에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마음속에 좋은 기억을 쌓을 수 있게 한다면 이는 기능적·경제적 측면의 성과를 넘어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로는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진 길이며,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도 매우 많은 곳이다. 세종대로가 가보고 싶은 길로 바뀔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어떠한 길도 바뀔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세종대로의 변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함께 공유한다면 앞으로 많은 도시에서도 유사한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 세종대로의 개선 방안이 구체적으로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도시정책의 비전을 보여준다는 점은 명백하다. 기존의 도시 형태를 지금의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더 잘 실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은 더 많은 고민과 이야기 가운데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오성훈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세종대로의 변경된 공사 일정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휴가철 교통량과 장마철 우천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하지만 긴 장마로 인해 공사 일정이 변경되었다.

1구역 1단계 8월 18일~9월 16일 덕수궁길 입구 → 삼성본관 입구
2단계 9월 14일~11월 16일 서울광장 → 세종대로 사거리
3단계 11월 7일~12월 19일 세종대로 사거리 → 대한문

2구역 1단계 8월 18일~10월 13일 서울역 교차로 → 숭례문
2단계 10월 9일~11월 16일 숭례문 → 서울광장
3단계 11월 8일~12월 19일 삼성본관 → 서울역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