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

[서울 복지] 어르신들의 인생 후반전,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 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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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지금, 어르신들의 오늘은 곧 다음 세대의 미래다. 안정적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연륜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세상과 나누는 삶. 바빠서 누리지 못한 것들을 즐기며 건강하고 활기차게 맞는 인생의 황혼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노후의 모습이다. 가난을 딛고 일어서 우리 사회를 일군 큰 어른들, 부모님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로 평생을 보낸 어르신들이 인생 2막을 더 멋지고 근사하게 누릴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인생은 60부터다. 청춘보다 더 열정적인 어르신들의 황혼을 응원한다.



고령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는 서울시가 당면한 문제는 무엇일까? 어르신들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매년 5만~6만 명씩 노령 인구에 유입되고 있는 신노년층까지 만만치 않은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서울사랑>은 어르신 복지 전문가들과 함께 특별 좌담회를 갖고, 서울시 어르신 복지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해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다양한 의견과 고민을 나눠보았다. _편집자 주



엄의식_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가운데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서울시의 어르신 인구는 2012년 기준 110만 명이고, 베이비 부머 세대까지 합하면 시니어 인구는 340만 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3명 중 1명이 시니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평균 기대 수명은 81세지만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라고 합니다. 이에 서울시에서도 어르신들의 노후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사랑> 특별 좌담회에서는 먼저 어르신 일자리와 인생 이모작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어르신들의 건강과 여가 활동을 주제로 좌담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수천_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유형을 보면 전통적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생계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베이비 부머 세대, 뉴 시니어를 포함해 일자리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어르신들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는 그것대로 지원을 유지하면서 새로 진입하는 시니어들의 일자리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는 경력형 일자리,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기 계발형 일자리, 과거 경력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경력 활용형 일자리 등이 있는데, 아직은 시작 단계인지라 갈 길이 멉니다. 또 보호받는 어르신보다는 당당하게 일하는 어르신의 모습과 사례를 더 많이 알려주고 보여줘야겠습니다.




100세 시대 어떻게 대비하나?


임우석_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중 노후 준비가 된 어르신은 39%에 불과하고, 나머지 61%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더 심각해서 10명 가운데 7명이 노후에 대한 재정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시 노인 빈곤율은 45.1%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어르신의 일자리는 단순한 일자리 창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할 만큼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일자리 관련 정책은 대증적이고 임시방편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또 어르신을 위한 공공 일자리가 있어도 정작 어르신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 취약 계층이 곧 정보 취약 계층이기 때문이지요. 무리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일자리가 필요한 빈곤 어르신들은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관리하고, 직접 일자리 정보를 알려드려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한순정_

지금의 50~60대 처지는 우리 부모 세대의 50~60대와 너무 다릅니다. 충분히 일할 수 있음에도 구직 활동을 하다 보면 만 49세 이하 같은연령 제한에 걸려 아예 진입조차 할 수 없습니다.
또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시니어 세대를 지원하고 있는데도 모르는 분이 너무 많습니다.
아직 개관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센터를 조금 더 알려서 보다 많은 분이 열정을 갖고 인생 2막을 준비했으면 합니다. 저는 시니어전문자원 봉사단으로 센터에서 수공예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조금 더 홍보했으면 합니다.


임우석_

50대 이후에 종사할 수 있는 직종을 더 많이 개발하고, 직종에 대한 개편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종을 분할해 40대 후반부터는 두 번째 직장, 두 번째 직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50부터는 새로운 직업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장기적 준비를 병행해야만, 100세 시대를 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 이모작 지원이 절실하다


한주형_

인생을 100세로 놓고 보면 25세까지는 워밍업, 50세까지는 전반전, 75세까지는 후반전, 나머지 25년인 100세까지는 연장전이라고 한답니다.(웃음) 우리 모두 어르신 일자리의 당위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어르신 적합 직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또 어르신 대상 교육의 필요성도 절감합니다. 어르신 복지를 위한 너무 많은 정책을 실현하려 하기보다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확산하고 구전하는 것이 한층 효율적입니다.


박수천_

인생 2막,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시니어 세대의 태도도 조금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옛날 직위나 봉급, 전관예우 등을 다 버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박종화_

어르신 문제를 바라볼 때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시에서도 수백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정책은 개별화하고 특성화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식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고령자가 일자리 지원 사업에서 소외되거나 설움을 겪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임우석 광주 마중물협동조합이나 백담 마을 용대향토기업 같은 협동조합, 마을 기업, 사회적 기업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용대향토기업은 백담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데, 버스 2대로 시작해 지금은 10대를 운행하며 연 매출 16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주민 18명을 상근직으로 고용하고, 성수기에는 임시직을 추가로 고용할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를 구성하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순정_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도 다양한 공모 사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압니다. 협동조합, 마을 기업 등을 인큐베이팅해주기도 하고요. 시니어들이 사업을 계획하고, 고령의 어르신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 형태도 바람직합니다.
박수천_ 인생 이모작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통한 심층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바리스타의 인기가 높다고 해서 어르신 바리스타만 양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세대 간 타깃별로 구분해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센터 공간을 실질적 창업 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전문화한 복지 프로그램 기대


박종화_

예전에 독일에서 생활할 때 바이올린을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동네 음악 교습소였는데, 바이올린 선생님이 쾰른 음악대학 교수였다가 은퇴한 분이었습니다. 보수도 얼마 되지 않는데도 동네 교습소에서 강의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듯 자원 봉사 활동,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박수천_

시니어에게 자원봉사 활동은 행복 방정식입니다. 어쩌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마지막 기회일 수있습니다.


임우석_

저는 어르신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사실 서울시 돌봄 서비스 수준은 상당히 선도적입니다. 홀몸 어르신 10명 중 7명이 여성이기에 성인지적(性認知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노인복지관을 운영하는 측면에서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기금으로 공모 사업을 진행해 새롭게 발굴한 복지 프로그램을 정식 서비스로 편입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한주형_

고령 어르신들을 50~60대 시니어들이 돌보고, 어르신 문화를 선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50~60대 시니어들의 역할이지요.


박수천_

통합돌봄지원센터에도 어르신의 요양, 건강, 가족 관계에 대해 종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합니다. 또 어르신 자살 고위험군을 위한 대책도 시급한 문제지요. 무엇보다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웰다잉(well-dying) 교육을 병행해야 합니다. 동네마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고령 친화 공원이 있다면 어르신들의 삶이 한층 풍요로워질 것 같습니다.


박종화_

서울시 어르신 명예부시장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리 모두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문제 제기가 두고두고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글 송영미, 한해아 사진 김진희, 홍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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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복지] 어르신들의 인생 후반전,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 주어야...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72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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