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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다니는 길이 따로 있다? '잠실어도'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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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생태공원에는 물고기를 위한 길, 잠실어도가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을 ‘인도(人道)’,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차도(車道)’ 라고 부르는 것처럼, 물고기가 다니는 길을 ‘어도(漁道)’라고 한다.
잠실철교에서 바라본 잠실생태공원과 성내천. 한강 합류지점이다.
잠실철교에서 바라본 잠실생태공원과 성내천. 한강 합류지점이다. ⓒ이봉덕

잠실나루역 4번 출구로 나와 보행육교를 5분 정도 걸으면 잠실철교에 이른다. 한강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중앙에 잠실생태공원이 보이고 철교 아래에선 성내천과 한강이 만나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잠실어도가 있는 잠실생태공원 산책로로 들어선다.
잠실어도를 향해 조성된 산책로
잠실어도를 향해 조성된 산책로 ⓒ이봉덕

잠실어도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뻗어있는 산책길을 걷는다. 버드나무 가지가 강변에 치렁치렁 늘어져 있고, 가을 바람은 살랑살랑 얼굴을 스쳐 지난다. 편안한 벤치에 앉을 새도 없이 서둘러 물고기 길로 향한다. 물고기가 다니는 길은 어떻게 생겼을까 몹시 궁금하다.
잠실대교 아래 잠실어도로 내려가는 계단
잠실대교 아래서 잠실어도로 내려가는 계단 ⓒ이봉덕

아이도 아빠 손을 꼭 잡고 물고기길 구경하러 가느라 바쁘다. 아빠 따라 하나, 둘, 셋, 넷 구령을 붙여가며 씩씩하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호기심 많은 꼬맹이도 어서 가서 물고기를 구경하려는 마음으로 꽤 들떠 있는 표정이다.
 물고기길 옆에 조성된 널따란 보행 데크
물고기길 옆에 조성된 널따란 보행 데크 ⓒ이봉덕

잠실대교를 배경으로 물고기길 옆으로 숲 길과 데크 길이 나란히 놓여있다. 가슴을 활짝 펴고 힘차게 걷는 사람들,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가족들, 시원한 강 바람을 맞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는 사람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노트북을 펴고 공부하는 청년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모습이다.
잠실어도 버드나무 가지 아래로 강물이 넘실대고 있다.
잠실어도 버드나무 가지 아래로 강물이 넘실대고 있다. ⓒ이봉덕

숲 속 산책길을 걸어서 잠실대교 남단에 설치된 잠실어도에 도착한다. 동쪽으로는 멀리 한강의 남과 북을 관통하는 잠실철교와 올림픽대교가 보이고, 반대편 서쪽으로는 기다란 어도를 지나 수중보가 위치한 잠실대교가 있다.
잠실대교 하류에 설치된 잠실수중보
잠실대교 하류에 설치된 잠실수중보 ⓒ이봉덕

잠실대교 아래에는 1986년에 설치한 수중보(물속에 설치한 둑)가 있다. 수중보 중앙에는 물고기들이 보를 쉽게 통과해 하천과 바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수 있도록 물고기 길, 바로 어도를 설치했다. 하지만 경사도가 높아 도약력이 약한 물고기들은 오를 수 없었고, 수중보 상·하류 간 물고기 이동이 단절돼 생태계 불균형을 초래했다.
작은 물고기가 강을 쉽게 거슬러 올라가도록 만든 계단식 어도다.
작은 물고기가 강을 쉽게 거슬러 올라가도록 만든 계단식 어도다. ⓒ이봉덕

이에 2006년, 한강 수중 생태계의 회복과 균형을 위해 잠실 수중보 남단에 신규 물고기 길이 마련됐다. 길이 228m 폭 4m의 10㎝ 높이 계단 43개로 다른 곳에 비해 턱을 낮춘 물고기 길이다. 한강의 상·하류를 잇는 물고기 길이 열리면서 도약력이 약한 물고기들이 한강을 거슬러 오를 수 있게 됐다.
잠실어도를 이용하고 있는 수중생물 안내도
잠실어도를 이용하고 있는 수중생물 안내도 ⓒ이봉덕

과거 한강에는 61종의 어류가 서식했으나 1990년부터 꾸준한 자연형 하천복원, 수질 환경 개선 등으로 잠실어도 주변에는 67종의 어류가 살고 있다고 한다. 잠실어도 덕분에 약한 물고기들이 한강을 거슬러 올라 상류에서 번식하게 된 것은 물론이고 상·하류도 자유롭게 왕래하게 된 것이다.
물고기들이 계단식 어도를 따라 세찬 물결을 거슬러 상류로 이동하고 있다.
물고기들이 계단식 어도를 따라 세찬 물결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고 있다. ⓒ이봉덕

물고기들이 어도에서 세찬 물결을 거슬러 힘차게 상류로 올라간다. 그 옆에선 서울 하천 생태계의 최강자 왜가리와 가마우지가 호심탐탐 물고기를 노리고 있다. 이들이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회복되어 물고기가 풍부하다는 의미다.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으로 여겨진다.
왜가리가 어도에서 물고기를 노리고 있다.
왜가리가 어도에서 물고기를 노리고 있다. ⓒ이봉덕

큰 물고기들은 5개의 가파른 경사로를 이용하고, 도약력이 약한 작은 물고기는 오른편 경사가 완만한 어도를 이용해 상류로 향한다. 작은 물고기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어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잠실대교 남단에 기존의 수중보를 개선해 만든 신규 물고기길
잠실대교 남단에 기존의 수중보를 개선해 만든 신규 물고기길 ⓒ이봉덕

앞이 탁 트인 강변에서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들 곁을 활기차게 걸어보았다. 둔치를 따라 물고기 길 관찰터를 만들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람이 자연을 보호하면 자연이 사람을 지킨다는 생각이 가득한 하루였다.

■ 잠실어도 가는 길

1.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4번 출구에서 보행육교와 잠실나루역 나들목을 이용하여 잠실어도 도착
2. 잠실역 7번 출구에서 차도를 걸어 잠실어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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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이봉덕 생산일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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