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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농산물로 까르보나라 밀키트를? 만리동광장 '농부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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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농부의 시장'이 열렸다. 만리동 광장에 선 시장은 제법 살뜰했다. 코로나19로 꼼짝없이 문을 닫아야 했던 지난해에는 라이브 커머스와 온라인 직거래로 만날 수 있었지만, 역시 시장은 현장에서 직접 만나야 제맛이다. 모처럼 시민들과 만나는 농부의 시장에는 기분 좋은 긴장과 함께 흥이 느껴졌다.
만리동 광장에서 오랜만에 농부의 시장이 열렸다. ⓒ이선미
만리동 광장에서 오랜만에 농부의 시장이 열렸다. ⓒ이선미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입장과 퇴장을 따로 하고 QR 체크인과 발열 체크를 거쳐 입장했다. 코로나19 방역도 날로 변화하고 있다. 손을 넣어 체온을 체크하는데 손소독제가 자동으로 뿌려졌다.
QR 체크인과 발열 체크를 거쳐 입장했다. ⓒ이선미
QR 체크인과 발열 체크를 거쳐 입장했다. ⓒ이선미

입구에서는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으로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바구니 기증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었다. 필자 역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원칙)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라 에코백을 챙겨 갔다.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으로 장바구니를 기증받고 있다. ⓒ이선미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으로 장바구니를 기증받고 있다. ⓒ이선미

농부의 시장은 첫 방문이었다. 사실 이런 행사에 별 매력을 못 느꼈다. 비슷비슷한 제품들과 크게 별다를 게 없는 가격인 행사를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색만 갖춘 상품들이 아니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엄선하고 추천한 상품들이라는 소개가 과장이 아니었다. 농산물이든 가공제품이든 신선도는 물론이고, 품질, 가격도 좋았다.
농부의 시장에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엄선해 추천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이선미
농부의 시장에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엄선해 추천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이선미

약 40개 부스가 마련된 시장은 크지는 않지만 구성이 알찼다. 강원도 양구에서 온 민들레, 갓 채취한 나물과 버섯부터 된장과 청국장을 비롯한 발효식품, 동충하초와 뽕잎, 블루베리 같은 제품들이 신선했다. 말린 생선과 젓갈류, 김치 등 꼭 필요한 상품들도 눈길이 갔다.
하얀 민들레부터 동충하초까지, 몸에 좋은 재료들도 많이 나왔다. ⓒ이선미
하얀 민들레부터 동충하초까지, 몸에 좋은 재료들도 많이 나왔다. ⓒ이선미

충남에서 온 까르보나라 파스타 밀키트도 있었다. 비염에 좋은 작두콩차를 비롯해 은행차와 비트차 등 건강한 차가 가득인 부스에 파스타와 떡볶이 밀키트가 뜻밖이었다. 그대로 요리만 하면 되는 파스타라니! 벌써 군침이 돌았다.
누구나 까르보나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밀키트도 판매하고 있다. ⓒ이선미
누구나 까르보나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밀키트도 판매하고 있다. ⓒ이선미

포도로 유명한 영동에서는 포도와 사과 등으로 만든 시럽과 잼, 즙을 가지고 왔다. 여기서도 눈에 띄는 제품이 있었다. 스스로 만들어볼 수 있는 ‘와인 만들기 키트’였다. 다른 재료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이 키트만으로 포도즙을 이용해 로제와인을, 사과즙으로는 달콤한 애플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포도와 사과즙을 이용해 와인을 만들어볼 수 있는 키트도 시장에 나와 있다. ⓒ이선미
포도와 사과즙을 이용해 와인을 만들어볼 수 있는 키트도 시장에 나와 있다. ⓒ이선미

스마트폰 카메라 등으로 QR코드를 스캔해, 링크에 접속하면 와인 만드는 영상을 만나게 된다. 우리 농부들도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멋지게 변신 중이란 걸 알게 되었다.
QR코드를 따라 들어가면 키트로 와인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영동대벤처식품
QR코드를 따라 들어가면 키트로 와인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영동대벤처식품

옛 시골 오일장에 약장수가 있고 서커스가 있었던 것처럼 농부의 시장에도 뜻밖의 즐거움들이 있었다. 특히 곤충 부스는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애벌레부터 번데기 상태, 그리고 성충이 모두 나온 장수풍뎅이였다. 아이들은 애벌레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관찰하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장수풍뎅이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유충 키우기 세트, 곤충 사육 세트 등에는 엄마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양한 상품으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한 곤충 키우기 부스 ⓒ이선미
다양한 상품으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한 곤충 키우기 부스 ⓒ이선미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곤충 부스 ⓒ이선미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곤충 부스 ⓒ이선미

필자는 농부의 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샀다. 논산에서 올라온 청국장과 예천에서 온 표고버섯, 거창에서 채취한 취나물과 머위대를 에코백에 담았다. 취나물을 한 근씩 담았다고 하는데, 저울에 올려보니 100그램이나 많은 500그램씩을 담겨 있었다. 몇 가닥을 더 올려준 머위대를 받으며 옛시장 같은 정도 느꼈다. 애써 농사짓고 가공해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농수산물과 가공식품들이 곧바로 저녁 식탁에 올랐다. 수고한 생산자의 손길과 얼굴을 떠올리게 되는 저녁 밥상이었다.
청국장과 취나물무침 등이 곧장 저녁 식탁에 올랐다. ⓒ이선미
청국장과 취나물무침 등이 곧장 저녁 식탁에 올랐다. ⓒ이선미

"농부의 시장은 전국 지자체 추천을 받은 농부들의 진심을 담아 우리 농특산물을 도심 소비자들과 함께 교류하는 직거래 장터입니다.", "농부의 시장, 언제나 진심입니다"라는 표어처럼 농부들이 정성스럽게 생산한 상품이 도심 소비자들에게 마땅한 대우를 받으며 판매되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농부의 시장은 11월까지 서울어린이대공원, 마포DMC, 만리동 광장에서 열린다. ⓒ이선미
농부의 시장은 11월까지 서울어린이대공원, 마포DMC, 만리동 광장에서 열린다. ⓒ이선미

직접 재배한 농부들이 판매하는 시장이어서 두 배로 좋았다. 비록 마스크를 쓴 채 이야기를 나누고, 시식이나 시음을 할 수 없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즐거움도 묻어났다. 그런 의미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기를 더 바라게 되었다.
이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이선미
이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이선미

올해 농부의 시장은 11월까지 서울어린이대공원, 마포DMC, 만리동 광장에서 40회 가량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돼서 하루빨리 더 자주, 더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이 가능해지기를 바란다.

■ 2021년 '농부의 시장'

○ 운영기간: ’21. 5. ~ 11. (10:00~18:00)
○ 운영장소: 서울어린이대공원, 마포구 DMC, 만리동광장
○ 운영규모: 20~50여개 부스
○ 참여농가: 65개 시·군 110여개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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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운영사무국 02-790-2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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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이선미 생산일 2021-05-31
관리번호 D0000042670913 분류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