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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갓에 반하다" 서울역사박물관 온라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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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데 이어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잇고 있다. 문화강국 자부심이 새록새록 자라는 요즘이다. '기생충'이나 '다이너마이트'처럼 대서특필이 되지는 않지만 우리 문화는 세계에 확장되고 있는 중이다. 몇 해 전에는 농기구인 호미가 놀라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판매됐는데, 지난 3월 넷플릭스 '킹덤' 시즌2가 공개된 후 조선시대 남성들의 모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온라인 전시관에서 '운종가 입전 ‘조선의 갓을 팔다'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온라인 전시관에서 '운종가 입전 ‘조선의 갓을 팔다'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갓은 우리에겐 사극에서 흔히 보는 소재이지만, 외국인들이 보기엔 무척이나 흥미로운 모양이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갓과 전립, 사모 같은 우리 전통모자가 팔리고 있고,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이 모자들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쇼핑몰 아마존닷컴에서 조선시대 모자인 갓이 판매되고 있다.

쇼핑몰 아마존닷컴에서 조선시대 모자인 갓이 판매되고 있다. ©아마존닷컴

그 모자들에 대한 전시가 서울역사박물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10월11일까지 열리고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했는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전시관은 휴관중이다. 다행히 온라인으로도 '운종가 입전: 조선의 갓을 팔다' 전을 볼 수 있어서 다시 한 번 찾아보았다.

온라인 영상에서 관람안내 보기를 클릭하면 전시장의 구성을 볼 수 있고,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부분으로 이동한다.

온라인 영상에서 관람안내 보기를 클릭하면 전시장의 구성을 볼 수 있고,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부분으로 이동한다. ©서울역사박물관

전시장은 조선 제일 상가 운종가와 갓 파는 가게 입전 소개, 발굴과 근대 기록 속 입전의 모습, 조선 남성의 쓰개인 갓의 제작과 유통, 판매, 시대별 변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시대 갓 모양의 변화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갓 모양의 변화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운종가(雲從街)’란 ‘재화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곳’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종로거리에 들어섰던 시전행랑을 가리킨다. 그 핫플레이스에 갓과 거기 따른 액세서리들을 팔던 입전 혹은 갓전이라고 불린 가게들이 자리했다. 이 입전들은 한 품목씩만을 취급해서 초립전, 백립전, 흑립전들이 따로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종로거리에 있었던 운종가는 조선 최고의 번화가로 상업의 중심지였다.

지금의 종로거리에 있었던 운종가는 조선 최고의 번화가로 상업의 중심지였다. ©서울역사박물관

구한말 조선을 찾았던 많은 외국인들은 ‘조선은 모자의 나라’라고들 전했다. 갓이 서양의 실크해트와도 견줄 만큼 훌륭하다거나 ‘모자의 첨단을 걷는 나라’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조선 남성들이 썼던 모자의 다양한 면모를 만날 수 있는데, 화려한 전립을 쓴 무관, 양태가 넓은 흑립을 쓴 상인, 탕건을 쓴 서울 전환국 견습생, 벙거지를 쓴 가마꾼부터 고종 황제 장례 행렬 기록사진 속의 또 다른 여러 모자 등이 소개된다.

1902년경 흑립을 쓴 서울 상급학교 학생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1902년경 흑립을 쓴 서울 상급학교 학생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서울역사박물관

영상으로 소개되는 김홍도의 작품 ‘월야선유도’를 통해서도 여러 모자를 살펴볼 수 있다. 선상 연회를 구경하기 위해 강변에 모여든 많은 사람들의 모자를 보며 그들의 신분도 유추해 볼 수 있다. 화면에 표시되는 소용돌이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마우스를 꾹 누르면 화면이 정지되므로 충분히 설명을 볼 수 있다. 고위 관료가 특별한 의식에 사용한 옥로립부터 흑립, 두건, 맨 상투머리까지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그림 안에 등장한다.

김홍도의 ‘월야선유도’가 영상으로 제공되는데, 소용돌이 모양 아이콘을 클릭해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갓을 제작하는 과정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5분 정도의 이 영상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 정춘모 님이 극한의 섬세함과 정교함을 요하는 갓일의 과정을 보여준다.

흔히 볼 수 없는 갓 제작 과정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갓 제작 과정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근대에 들어 서양 복식을 받아들이면서 조선시대의 의복도 사라졌다. 이제 갓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뿐이고 특별한 경우 아니고는 현실에서 갓을 쓴 사람을 보기가 쉽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거의 모든 남성들이 썼다는 모자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비록 드라마를 통해서라지만 옛 문화를 되짚어볼 수 있어서 반가운 일이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16세기 도시유적을 보존해 조성한 도시박물관이다. ©이선미

사실 사극에서 여러 모자를 봤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전시 덕분에 다양한 모자들을 천천히 살펴보며 갓을 비롯한 조선시대 남성들의 모자의 격과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도 미처 몰랐던 이야기, 운종가 입전에서 불티나게 팔렸을 갓을 온라인으로 만나보는 일도 즐거운 문화산책이 될 것 같다.

■ 서울역사박물관 <운종가 입전 ‘조선의 갓을 팔다’> 온라인 전시 관람하기 : http://museum.seoul.go.kr/CHM_HOME/jsp/MM03/vr/129/129/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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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갓에 반하다" 서울역사박물관 온라인 전시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이선미 생산일 2020-09-28
관리번호 D000004091532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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