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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감차, 시민불편 최소화 할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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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버스 300대가 감차될 예정이다 ⓒnews1

서울시 버스 300대가 감차될 예정이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69) 버스감차정책에 바란다-시민불편 최소화할 대책 함께 시행해야

서울시는 지난 9월 초 7,439대의 서울시 버스 중 약 4%인 300대를 감차(減車)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버스가 줄어든다면 그 만큼 배차시간이 늘어나지 않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평소에는 운행하지 않는 예비차를 우선 감축함으로써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를 통해 시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버스업계 지원금을 절약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시 버스업체들의 단체인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예비차가 차량정비 상황이나 긴급하게 수요가 늘어났을 때 등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므로 함부로 줄이는 것을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양쪽의 이해가 맞서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편의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과도한 지원금을 줄여 세금을 아끼겠다는 서울시의 입장도 맞고, 무리한 감차는 서비스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버스조합의 입장도 맞는다. 따라서 시민 편의 개선을 전제로 하면서 두 마리 토끼 같은 이들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더욱 세심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지선 중심의 버스 운행으로 효율성 높여야

이를 위해서 우선 현재의 서울시 버스를 좀 더 지선 중심으로 운행하는 게 필요하다. 서울은 국내에서 지하철이 가장 잘 되어 있는 도시이며, 따라서 지하철을 최대한 이용한 뒤 나머지 구간은 버스로 목적지까지 가게 해야 효율적이다. 물론 버스도 장점이 있긴 하지만, 동일한 노선을 버스와 지하철이 동시에 달리면서 서울시가 이중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에는 재정이 충분치 않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서울 버스는 한계가 있는데, 지선버스들의 배차시간이 대체로 길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시 버스노선 현황을 살펴보면 평일 최소 배차시간이 9분을 넘는 버스들은 대부분 지선버스이다. 간선버스들은 대체로 짧은 배치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버스노선 현황 자세히 보기

사람들은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갈 때 ‘지선-간선-지선’ 형태로 환승하며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지선 교통수단은 지선버스(초록버스)나 마을버스 등이고 간선 교통수단은 간선버스나 지하철이다. 그런데 이렇게 지선버스의 배차시간이 길다보니 통행을 처음 시작하기부터 힘들어지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지하철과 중복되는 간선버스를 줄이고, 여기서 남는 차량으로 기존 지선버스의 배차시간을 줄이거나 새로운 지선버스나 마을버스를 신설한다면, 대중교통 전체의 이용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news1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버스의 속도를 올리는 것도 감차의 부작용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1시간에 2회 운행할 때 버스가 2대 필요하면, 버스의 속도가 2배가 되면 1대 만으로 2회 운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행 일부 간선버스를 급행화한다면 동일한 운행횟수를 유지하면서도 적은 버스차량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이 같은 급행 교통수단에 대한 시민들의 선호는, 이미 지하철 9호선에서 증명된 바가 있으니 장거리 간선버스를 중심으로 급행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서울시 버스를 감차하되 그만큼 경기도 버스를 운행시켜 승객입장에서 운행횟수를 같게 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일부 서울 버스들은 서울시 구간보다 경기도 구간을 더 길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노선들은 경기도가 운영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아울러 시내버스 제도를 개편하여 수익을 올리고 이를 통해 감차를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무료로 환승을 하면서 5회까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이를 3회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버스를 한 번만 타더라도 지하철처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게 할 수도 있고(경기도 버스에서 이미 시행 중), 현금 요금과 교통카드 요금의 차이를 더 크게 하는 방법도 있다(현재 차이는 100원(8.3%)으로서, 2004년 버스개편 당시의 11.1%에 비해 축소된 상태다).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도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도

그리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출구 간 거리를 가깝게 하고, 상호보완할 수 있는 버스 노선들 몇 개를 모아 지하철노선도 형태의 버스 노선도를 제작하며(심야버스 노선도는 이미 존재), 많은 버스들이 몰려드는 주요 버스환승지점(허브Hub)의 방면별 정류장 배치도를 인터넷에 그림약도 형태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버스 수요를 늘리기 위해 보다 지능적이고 감성적인 버스정책도 필요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대중(大衆)교통이라고 불리고 있을 뿐,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은 세계적으로 모두 공공(公共)교통(Public Transportation)이라고 불리고 있다. 시민의 세금을 받아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높은 공공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차에 앞서서 부작용을 보완하고 시민 불편을 방지하여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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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한우진 생산일 2016-10-11
관리번호 D000002767723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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