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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에 홍매화 피면 서울에 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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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홍매화

만개한 홍매화

꽃소식이 봄바람을 타고 남쪽에서부터 들려온다. 통도사에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안달 나고, 구례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는 말에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쉽지 않다.

이제 남도에서 연일 들려오는 봄소식에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황홀한 홍매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서울에도 있기 때문이다. 봉은사 홍매화가 피어나면 서울의 봄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봉은사 홍매화는 봄의 전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활짝 핀 홍매화 주변은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활짝 핀 홍매화 주변은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난 주말, 얇은 외투도 귀찮아질 정도로 포근해진 날씨에 도시의 상춘객들은 봉은사로 모여들었다. 아직 만개한 꽃을 보기엔 이르지만, 대웅전 뒤편 양지 바른 언덕엔 빠알간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산책 나온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앗, 매화다’라며 탄성을 질렀다. 서둘러 핀 홍매화가 카메라를 불러 모았다. 홍매화 주변엔 아름다운 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붉게 피어난 꽃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산수유꽃을 찍기 위해 계단에 나란히 선 여성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산수유꽃을 찍기 위해 계단에 나란히 선 여성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홍매화 뿐 아니라 노란 산수유도 여기저기 피어나고 목련도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는 등 봄꽃들이 피어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봄을 사진에 담으려는 이는 이제 막 피어난 꽃 한송이가 흔들릴세라 조심조심 촬영을 했다. 렌즈가 향하는 곳에는 낮게 피어난 수선화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땅에서 올라오는 수선화를 낮은 자세로 찍고 있는 사람들

땅에서 올라오는 수선화를 낮은 자세로 찍고 있는 사람들

봄꽃 피는 봉은사는 경전을 외고 기도를 드리는 불자 뿐 아니라, 봄꽃을 찍으려는 사진가들, 봄을 즐기는 상춘객, 도심 사찰을 돌아보는 관광객들 모두에게 즐거운 봄기운을 전해주고 있었다.

꽃구경을 하러 갔지만 빠뜨리면 안 될 보물이 하나 있다. 판전에 걸린 편액이다. 추사 김정희가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에 썼다는 ‘판전(板殿)’은 7세 때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글씨체와 같다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몽당붓으로 눌러 쓴 그의 마지막 글씨에서 무르익어 어린 아이와 같이 순수해진 대가의 향기를 느껴보면 어떨까?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글씨가 걸린 판전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글씨가 걸린 판전

봄 맞으러 달려간 봉은사에서 화려한 봄꽃을 만났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곁엔 이미 봄이다. 수십 층 빌딩이 즐비하고 8차선 도로엔 자동차가 가득하지만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1,200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찰 안은 전혀 딴 세상이었다.

까만 지붕과 멋지게 어우러진 산수유꽃

까만 지붕과 멋지게 어우러진 산수유꽃

여기서 화사한 봄꽃의 향연과 더불어 오래된 사찰의 역사를 느끼는 기분은 색다르다. 봄이 왔다. 서울의 봄을 만나러 집을 나서 보자. 봉은사는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어 찾아가기 참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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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에 홍매화 피면 서울에 봄이 시작된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은주 생산일 2016-03-24
관리번호 D000002561635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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