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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소갈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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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

한국인은 오래전부터 갈비를 좋아했다. 인조 때 기록된 '승정원일기'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소갈비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오늘날도 특별한 날에나 상에 오르는 귀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태종이 아꼈던 막내아들 성녕대군의 제사상에도 오를 수 없었던 귀한 음식 소갈비의 역사를 살펴본다.

청나라 사신의 접대 음식 '갈비'

병자호란은 1637년에 끝났다. 그러나 후유증이 심했다. 끌려간 50만 명(추정)은 돌아오지 못했고, 조선이 내놓아야 할 공물은 엄청났다. 임금 인조가 삼전도에서 땅바닥에 세 번 절을 하고 아홉 번 머리를 박았다.[三?九叩頭, 삼배구고두] 그리고 청나라 사신이 왔다.

"(전략) 돼지갈비는 소갈비만큼 크지 않으니 돼지 1마리의 갈비 2척을 쓰되 다시 내장을 그 위에 얹으면 보기에도 형편없지는 않을 듯한데..."(후략) 인조 17년(1639년) 6월25일(음력) 『승정원일기』의 기록이다. 외국사신을 접대하는 영접도감에서 청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일로 '갈비'에 대해서 말한다. 소갈비 1척 대신 돼지갈비 2척을 사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다. 병자호란으로 고기와 갈비가 귀해졌기 때문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소갈비는 귀하고 귀했다.

태종은 절대군주에 가까웠다. 그런 그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있었다. 막내아들 성녕대군이다.

소갈비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죽은 성녕대군의 제삿날, 태종이 신하들에게 물었다. "성녕이 고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소고기를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다. 예법에 제사상에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가?" 신하들이 답했다. "닭고기를 사용해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이에 태종은 5일마다 닭 한 마리를 제사상에 올리도록 했다.

농경의 도구인 쇠고기를 금하라

'고려는 불교국가라서 육식을 금했다'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소고기의 이름이 '금육禁肉'이었는데, 이는 고기 먹는 것을 금한다는 의미이다. 공양왕1년(1389년)의 『고려사절요』 기사를 보면 왜 소고기를 금하는지 알 수 있다.

"먹는 것은 백성에게 제일 소중한 것이 되고 곡식은 소[牛]로 인하여 생산되는 것입니다. 이러므로 우리나라에는 소 잡는 것을 금지하는 도감[禁殺都監, 금살도감]이 있으니, 이는 농사를 소중하게 여기고 백성의 생계를 후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달단(??)의 수척(水尺)은 소를 잡는 것으로써 농사를 짓는 것에 대신하니, 서북면이 더욱 심하여 주, 군의 각 참(站)마다 모두 소를 잡아서 손님을 먹여도 이를 금하지 않습니다.(후략)"

이는 불교 때문에 소고기를 금한 것이 아니라, 소를 농사에 사용하기 때문에 도축하지 마라는 의미이다. 인도의 힌두교가 '소고기를 금지'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갈비의 옛 이름 '가리'를 아시나요?

소고기, 갈비 등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조선을 지배하던 '삼금三禁'이 풀리면서다. 홍수를 막기 위해 소나무를 베지 마라는 '금송禁松', 곡물을 허비하지 마라는 '금주禁酒', 그리고 고기를 먹지 말라는 '금육禁肉'으로 조선은 유지되었다. 그러다 조선후기 삼금 정책이 느슨해지고 숙종, 영조, 정조 무렵의 부흥기를 맞았다. 중국의 '난로회煖爐會' 등이 소개되면서 조선 사회에도 육식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벙거지 모자 모양의 그릇에 고기를 굽고 중간에 채소와 간장을 넣어서 찍어 먹었던 '전립투골氈笠套滑'은 지금의 전골이 되었다.

다산 정약용이 지은 어원 연구서 『아언각비雅言覺非』에 "우협牛脇을 갈비曷非라고 한다"고 나온다. '우협'은 소의 옆구리다. 갈비의 우리말 옛 이름은 '가리'인데, 서울 삼성역 부근에는 지금도 '함경도식 가리국밥'을 메뉴로 내놓는 집이 있다. '가리'는 조선시대 우리식 표현이다. 기록에는 '갈비乫非' 혹은 '갈비曷非' 등으로 나타난다. 음을 빌려서 표기한 것이다. 우리는 '가리'라고 불렀다.

소갈비

우리나라 역사에는 소는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이 아니라 농경의 도구였다. 수원에서 소갈비, 소고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소갈비를 메뉴에 올려서 식당에서 팔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소갈비 찜, 구이, 전골 등을 먹었던 판에 굳이 '수원 소갈비 기원설'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저 고기가 맛있고, 뼈에 붙어 있는 고기는 더욱 맛있을 뿐이다.

출처 : 서울식품안전뉴스(황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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