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3년 전, 친구들과 억새를 보러 갔었다. 3년 전의 하늘공원 억새는 아름다웠다. 노을이 질 때도, 환한 가을 햇살이 억새를 만날 때도, 과거 하늘공원이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이따금 메탄가스 배관이 있어 조심하라는 안내 문구가 있을 때, 중장년층 시민들이 쓰레기 매립지 이야기할 때 “이곳이 쓰레기장이었지…”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지금은 수많은 억새와 핑크뮬리가 시민들을 반기는 하늘공원. 오는 10월 21일까지 억새 축제 기간이라 방문 시간이 22시까지 연장돼 서둘러 하늘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019년의 하늘공원과 2022년의 지금 하늘공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증과 설렘을 안고 계단을 올랐다. 하늘공원을 가는 방법은 총 3가지로 ①맹꽁이 열차 ②도보 ③계단을 이용할 수 있는데, 계단은 291개의 계단을 올라야 해 힘들지만 가장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도보는 완만하게 조성된 길을 따라가면 되고, 맹꽁이 열차는 왕복 3,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쉽게 하늘공원에 다다를 수 있다.

정상에 도착했더니, 노을이 지는 시간이었다. 노을 명소 하늘공원답게 노을과 억새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웠다. 도착하자마자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억새밭은 마치 풍성한 가을 그 자체인 듯했다. 넓은 억새밭에서 시민들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억새는 벼과 벼목의 여러해살이 풀로 산이나 들에 높이 1~2m로 자란다.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고, 잎은 가늘고 길며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진다. 딱딱한 잔톱니가 있으며 가운데 맥은 굵고 흰색이다. 특히 9월이면 자주빛을 띤 황갈색의 이삭으로 꽃을 피우며, 줄기와 잎은 지붕을 이는데 쓰이고, 참억새는 작은 이삭이 은빛을 띤 꽃이 핀다.

2019년과 2022년의 억새 축제가 다른 점은 일몰 후에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억새로 만든 '대형 반달가슴곰'과 'HOPE 2022' 조형물이 눈에 띈다. HOPE 2022는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원을 담아냈는데, 3년 만에 돌아온 억새 축제가 너무나 반가웠다.

일몰 후, 어두워진 억새밭에 환한 조명이 들어왔다. 조명은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보라색 등 다양한 빛을 내면서 시민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바로 '억새 물결을 바라보다'이다. '억새 물결을 바라보다'는 매일 밤 하늘공원 일대를 비추는 경관 조명과 음악이 함께하는 라이팅쇼다. 조명에 맞춰 다채로운 빛으로 빛나는 억새의 향연을 만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반달가슴곰과 같은 조형물은 18개의 사진 촬영구역 중 하나다. 즉 포토존인데, 서울시는 축제의 행복을 남길 수 있는 멋진 사진을 위해 18개의 다양한 포토존을 꾸렸다. 특히 6m 높이의 반달가슴곰은 10여 분 이상 기다려야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핫'하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억새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하늘공원 내 느티나무 거리공연 구역에서는 21일까지 14시~18시 사이에 재즈, 팝페라,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정말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같은 감성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019년 보다 더 풍성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서울억새축제. 이번 축제는 21일에 끝나지만, 억새는 11월 초까지 하늘공원을 수놓는다. 만약 축제가 끝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고, 하늘공원을 찾아보자. 유럽 평원과 같은 느낌,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따스한 고향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