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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놀이, 멀리가지 마세요~ 열린송현녹지광장·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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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녹지광장’, 2년 간 시민에게 임시 개방

서울광장 3배의 탁 트인 녹지가 개방됐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 7,117㎡)로, 2027년 이건희기증관 건립 예정지다. 4m 높은 담벼락에 둘러 쌓여 있어 늘 비밀의 정원처럼 느껴졌던 곳이다. 드디어 담장은 1.2m로 낮추고 서울광장보다 큰 1만㎡의 중앙 잔디광장이 면모를 드러냈다. 2022년 10월 7일부터 2024년 12월까지 시민에게 임시 개방되고, 2025년부터는 이건희기증관 착공에 들어가는데, 그 출발을 알리는 개장식 겸 음악회가 10월 7일 저녁에 열렸다.
‘열린송현 녹지광장’이 10월 7일부터 2년 간 임시 개방됐다. ⓒ박지영
‘열린송현 녹지광장’이 10월 7일부터 2년 간 임시 개방됐다. ⓒ박지영

필자 역시 이곳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확 트인 곳이었나’ ‘이렇게 인왕산과 북악산을 예쁘게 볼 수 있는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에 들어온 코스모스, 백일홍, 해바라기 등 야생화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많은 시민이  ‘열린송현 녹지광장’의  임시 개방을 기다렸다. ⓒ박지영
많은 시민들이 ‘열린송현 녹지광장’의 임시 개방을 기다렸다. ⓒ박지영

개방을 앞둔 ‘열린송현녹지광장’ 안내판 앞에는 이 공간이 어떤 곳이었는지 관심을 두는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방치된 나대지였던 송현동 부지는 조선 초기 권문세가와 왕족 주거지였다가, 일제강점기에는 매국노가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이후 식산은행 사택, 해방 후 미군 숙소, 주한미국대사관 숙소 등으로 쓰였고, 1989년 삼성생명이 미국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 받았고, 대한항공에 넘긴 소유권이 자금난으로 매각이 결정되면서, 지난 12월 서울시와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간 3자 매매 교환방식으로 부지 교환이 결정되었다. 올해 7월 초 부지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로 변경되어 조만간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안내판에는‘열린송현 녹지광장’의 역사가 기술되어 있다. ⓒ박지영
안내판에는‘열린송현 녹지광장’의 역사가 기술되어 있다. ⓒ박지영

저녁에 있을 행사 준비로 출입구가 막혀 있어 필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광장 맞은편, 서울공예박물관 어린이박물관 5층 전망대로 올라갔다. 무료로 개방된 이 전망대에서는 송현동 부지를 조망할 수 있었는데, 아래에서 봤을 때도 정말 넓었지만 위에서 바라보니 그 크기가 더 여실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시야를 막는 것 없이 인왕산과 북악산의 산세가 수려하게 보여, 바라만보고 있어도 가슴이 뻥 뚫렸다.
서울공예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열린송현 녹지광장’ ⓒ박지영
서울공예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열린송현 녹지광장’ ⓒ박지영

시민들은 모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꽃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어린 아이부터 어른,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자신과 주변 정경을 함께 렌즈에 담기 바빴다. 필자도 한 바퀴 크게 돌며 주변을 걸어봤는데, 아직 모든 부분의 조경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 자체로도 굉장히 훌륭한 녹지광장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무엇보다 밝은 표정으로 따로 또 같이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니 보면서도 한껏 흥이 났다.
해바라기, 코스모스, 백일홍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박지영
해바라기, 코스모스, 백일홍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박지영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도 광장을 찾아 사진을 찍으며 즐겼다. ⓒ박지영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도 광장을 찾아 사진을 찍으며 즐겼다. ⓒ박지영

임시 개방 후 2025년부터는 이건희 기증관을 포함한 '송현문화공원(가칭)'을 조성해 2027년 본 개장을 해야 하기에, 재공사를 염두에 두고 재활용할 수 있는 보도블록을 깔았고, 남산에서 자라던 소나무 20여 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임기 개방 기간은 인위적인 시설을 지양하고 녹지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라, 현재 이곳은 야생화 군락지가 되어 있다.
도심 속 꽃 광장은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박지영
도심 속 꽃 광장은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박지영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있다. ⓒ박지영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있다. ⓒ박지영

저녁 행사에도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개장식과 인기 가수의 공연도 있었지만,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 도심 속 너른 공원이 주는 이국적인 풍경을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었다. 행사에서 제공한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화문, 인사동, 삼청동 주변 어디서든 걸어서 찾기 쉬우니, 올가을엔 이곳에서 너른 야생화 풍경을 즐겨보기를 바란다.
저녁에도 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박지영
저녁에도 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박지영
낮에는 야생화가, 저녁에는 달 모양의 설치물이 포토스팟이 되었다. ⓒ박지영
낮에는 야생화가, 저녁에는 달 모양의 설치물이 포토스팟이 되었다. ⓒ박지영

조계사 ‘국화 향기 나눔전’도 좋아요

‘열린송현녹지광장’을 걷고 난 후엔 근처 조계사로 발걸음을 옮겨 국화꽃을 감상하면 좋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늘 불자들과 시민들에게 개방된 이곳엔 국화꽃이 만발했다. 입구 꽃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불상과 여러 캐릭터를 감싼 다양한 국화꽃들이 다채로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국화 향기 나눔전’은 무료 행사로, 필자가 갔던 시간엔 외국인 단체도 있었는데, 조계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뒤 이어진 자유 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조용히 다니며 인증샷을 찍는 등 즐기는 모습에 시선이 저절로 따라갔다. 올해 12번째를 맞이한 이 나눔전은 지금부터 최소 수능 전까지는 볼 수 있다.
조계사에서 ‘국화 향기 나눔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조계사에서 ‘국화 향기 나눔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조계사 곳곳엔 국화와 다른 식물들로 만들어진 설치물들이 놓여있다. ⓒ박지영
조계사 곳곳엔 국화와 다른 식물들로 만들어진 설치물들이 놓여있다. ⓒ박지영
대웅전 앞은 신도들을 위한 공간이라 시민들은 예의를 갖춰 관람했다. ⓒ박지영
대웅전 앞은 신도들을 위한 공간이라 시민들은 예의를 갖춰 관람했다. ⓒ박지영

깊어가는 가을, 이곳을 찾아 너른 녹지광장을 걸으며, 꽃향기 맡으며 그동안 코로나로 억눌렸던 심신을 좀 풀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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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놀이, 멀리가지 마세요~ 열린송현녹지광장·조계사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박지영 생산일 2022-10-17
관리번호 D000004644886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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