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도봉구 지역 여성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널리 알려진 ‘도봉여성센터’가 15년 만에 새롭게 문을 연 것이다. 이곳을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들었던 터라, 지난 1년 간의 공사 끝에 어떻게 달라졌을 지 기대가 컸다. 여러 날을 기다린 후 지난 9월 중순 센터를 방문할 수 있었다.

도봉여성센터는 도봉구가 설립하고 지원하는 여성능력개발시설이다. 지난 2006년에 개관해 여성들이 잠재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취·창업지원을 해오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시선을 끈 공간이 ‘차미리사홀’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이자 여성교육운동가였던 ‘차미리사 여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전 도봉여성센터의 1층은 일반 건물과 다를 바 없는 로비홀이었는데, 지금은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됐다. 북카페 스타일의 크고 작은 개별 공간, 소회의실, 세미나실 등을 두루 갖추었다. 특히 통창을 사용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홀 중앙 벽면에는 차미리사 여사의 생전 철학이 담긴 메시지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차미리사홀 바로 옆에 센터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사무실과 여성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새일센터가 있다. 센터 권주희 총괄팀장은 “센터를 재개관하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고민했는데, 여러 방안 중의 하나가 바로 사무실의 위치였다”면서 “1층에 사무실과 새일센터를 두어 정보를 찾고 취업을 준비하려는 이용자들에게 보다 즉각적인 대응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1층에는 도봉육아종합지원센터의 시간제보육 육아휴게실이 자리했다. 어린 자녀를 둔 여성들의 편의를 고려한 듯했다. 시간제보육은 지정된 어린이집이나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시간 단위로 이용하고 이용료를 지불하는 서비스다.

2, 3층에는 여성의 취업과 문화생활을 돕는 다양한 교육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2층의 대강당과 건강교실, 강의실은 이전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3층에는 기능교육장과 창작스튜디오, 창업보육실 등이 있는데, 취업을 돕기 위해 IT 교육장을 확대하고 직업교육훈련을 위한 다양한 교육장을 갖춘 모습이었다. 특히 바리스타 교육장에 신형 커피머신을 여러 대 마련해 놓아 반가웠다. 이동노동자인 강사들을 위한 작은 휴게공간도 생겼다.

4층에는 도봉구육아종합지원센터(방학센터)가 둥지를 틀었다. 지역사회 내 육아를 지원하는 거점기관으로서 어린이집을 지원하고 가정양육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 안에는 아이들의 장난감과 도서를 대여해주는 ‘장난감나라’도 눈에 띈다.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비대면 장난감 대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봉구통합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장난감 내일드림을 신청하고, 다음날 센터에서 수령하면 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장난감들을 대여하고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 이용해볼 만하다.

도봉여성센터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 가장 핵심을 꼽자면, 단연 구인 구직 활동이다. 여성들에게 취업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취업 정보, 자기 소개서, 이력서 작성을 지원한다. 구직자에게는 취업 상담 및 알선과 함께 사후 관리도 해주고 있으며, 구인처의 구인 알선과 구인 공고도 돕고 있다.

현재는 취업희망자의 의욕을 높이고, 자신의 적성과 성향을 파악해 자신감 있게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업대비교육프로그램 '취업드림 17기'를 진행 중이다. 참가대상은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여성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1회당 15명 선착순으로 수시모집하며 교육비는 무료다.

취업드림 프로그램은 총 5일차로 '나의 삶과 일', '나의 특성 재발견', '변화하는 세상', '취업전략 세우기', '새출발, 나의 직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말까지 기수별로 진행될 예정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2-956-9521)로 문의하면 된다. 10월을 맞아 조리제과제빵, 커피머신 엔지니어 양성과정 등 다양한 직업, 사회문화 강의도 진행하니 관심이 있다면 도봉여성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15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해 주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도봉여성센터. 단지 겉모습만 바뀐 게 아니라, 이용자들에 꼭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보다 개방적이고 전문적인 공간, 무엇보다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 15년을 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취업을 위해 달려왔듯이, 앞으로 20년, 30년도 지역 주민들과 여성들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성장하는 거점공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