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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고 재미있는 '한글 이야기'를 찾아서 서울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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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지켜온 '조선어학회 터'와 '한글가온길' 탐방

조선 제4대 왕이었던 세종. 세종은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한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세종은 훈민정음을 1443년에 창제, 3년 후인 1446년에 반포한다. 반포일 기준, 양력으로 변환했을 때가 10월 9일인데, 우리는 현재 이 날을 ‘한글날’이라고 부르면서 기념하고 있다.

이처럼 한글날은 우리 민족의 언어가 탄생한 날이자 국가의 큰 경사이기도 하다. 매년 10월 9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한글날은 5대 국경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중 하나로 반드시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
조선어학회를 계승한 한글학회, 종로 세종문화회관 뒷편에 자리하고 있다.
조선어학회를 계승한 한글학회, 종로 세종문화회관 뒷편에 자리하고 있다. ⓒ조수연

21세기까지 한글이 널리 사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얼까. 특히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민족말살정책을 써가며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일본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글을 지키려는 노력은 계속됐는데, 오늘의 한글날인 ‘가갸날’을 제정하고, <우리말큰사전>과 <한글맞춤법통일안> 등을 발표하며 한글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선어학회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제의 핍박을 받아 해체됐지만, 광복 후 '한글학회'라고 이름을 바꾸고 광화문에서 계속 한글을 연구하고 있다.

한글날을 맞아 한글 이야기가 담긴, 역사적 장소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북촌한옥마을에 자리한 조선어학회 터
북촌한옥마을에 자리한 조선어학회 터 ⓒ조수연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지키던 ‘조선어학회 터’

먼저 소개할 곳은 북촌한옥마을에 자리한 조선어학회 터. 조선어학회는 일제강점기 한글을 연구했던 곳이다. 조선어학회는 1921년 조선어연구회로 시작했는데, 일제가 이와 비슷한 어용단체를 만들자, 조선어연구회는 조선어학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조선어학회는 주시경 선생의 제자인 장지영, 김윤경, 이윤재 등이 모여 연구발표회와 강연회 등을 가졌고, 1927년에는 기관지 <한글>의 발간을 시작하기도 했다. 발간지 <한글>은 오늘날에도 계속 발간되고 있으며, 오늘날 맞춤법의 기본이 되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선어학회 터임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조선어학회 터임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조수연

현재 조선어학회 터는 사유지로 되어 있어, 내부로는 진입할 수 없고, 작은 한옥 아래 세워진 비석이 과거 이곳이 조선어학회가 있었다는 곳임을 알려주고 있다. 비석에는 “조선어학회는 1921년 주시경의 제자들이 한글의 연구와 발전을 목적으로 발족한 조선어연구회의 후신이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되었다가 광복 후 한글학회로 이어졌다”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한글 중심 거리 ‘한글가온길'과 '주시경 마당’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보존했던 조선어학회의 뜻을 현재는 한글학회가 이어나가고 있다. 한글학회는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는데, 지난 2013년 서울시는 한글 창제 570돌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 ‘한글가온길’을 조성했다.

여기서 ‘가온’은 ‘가운데’ ‘중심’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한글이 우리 삶의 역사에서 중심이 되어 왔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글가온길은 한글학회(1구역)-주시경 마당(2구역)-세종 예술의 정원(3구역)-세종공원(4구역)-세종대왕 동상(5구역)-세종 생가터(6구역)으로 구성됐다. 이 중 1, 2구역을 살펴봤다.
한글회관 정문에 있는 주시경 선생의 동상
한글회관 정문에 있는 주시경 선생의 동상 ⓒ조수연

먼저 1구역이다. 1구역에는 한글가온길 새김돌과 함께 서울시의 스토리텔링 관광명소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새겨진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에 대한 설명이 보인다. 맞은편으로 한글학회가 있는 한글회관이 있는데, 건물 입구에서 주시경 선생의 동상이 우리를 반겨 준다. 왜냐하면, 한글학회는 1908년 주시경 선생이 국어연구학회를 만들며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글가온길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담겨있다.
한글가온길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담겨있다. ⓒ조수연

2구역에 있는 작은 소공원은 주시경 선생의 이름을 따 ‘주시경 마당’으로 불린다. 주시경 마당에는 책 보따리를 들고 있는 선생의 동상이 있는데, 동상 바로 위에는 선생이 남긴 어록인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가 적혀 있다.

내부에는 주시경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한글의 역사와 오늘날 한글을 떠올리면, 주시경 선생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주시경 선생 본인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들이 조선어학회를 설립했고, 현재 한글학회로 역사가 이어왔기 때문이다.
주시경 선생의 어록과 동상
주시경 선생의 어록과 동상 ⓒ조수연
내부에는 주시경 선생의 생애와 업적 등이 소개돼 있다.
내부에는 주시경 선생의 생애와 업적 등이 소개돼 있다. ⓒ조수연

이와 함께, 외국인인 호머 헐버트이 동상도 있다. 헐버트는 우리말과 문화를 연구하고 독립운동에도 참여했던 미국인 교육자이자 선교사다. 그는 한글 연구의 삶을 바칠 정도로 한글을 사랑했던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헐버트는 주시경 선생과 함께 한글 표기에 띄어쓰기와 쉼표, 마침표 같은 점 찍기를 도입하고, 고종에게 건의해 국문 연구소를 만들도록 했는데, 독립운동을 돕고 한글 연구에 앞장선 헐버트는 외국인 최초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 동상도 있다.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 동상도 있다. ⓒ조수연

지금 우리가 편안하게 사용하고 있는 한글. 1446년 훈민정음의 반포 이후부터 6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은 한글을 지키고 연구한 이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은 아닐까. 한글날을 맞아 북촌한옥마을 속 조선어학회 터와 한글가온길과 주시경 마당을 보면서 한글의 우수성과 위대함을 다시금 곱씹어본다.

■ 조선어학회 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74-23

■ 한글가온길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
○ 구성 : 한글학회(1구역) – 주시경 마당(2구역) – 세종 예술의 정원(3구역)-세종공원(4구역)-세종대왕 동상(5구역)-세종 생가터(6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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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조수연 생산일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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