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영화보다 더 멋진' 전통무예를 만나다…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

문서 본문

한양도성 문화제의 일환으로 ‘2021년 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가 펼쳐졌다.
한양도성 문화제의 일환으로 ‘2021년 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가 펼쳐졌다. ⓒ서울시

'한양도성 문화제'가 한창이다. 서울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및 한양도성 일원에서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그 일환으로 지난 2~3일에는 ‘2021년 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가 양일간 개최됐다.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역동적인 전통무예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2021년 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서울시 유튜브 채널을 통한 비대면 행사로 진행되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라이브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전통무예 영상 상영, 역사콘서트, 전통복식 만들기, 전통무예 배워보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한양도성, 전통무예를 품다!’ 영상 중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권법'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양도성, 전통무예를 품다!’ 영상 중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권법'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유튜브

역사콘서트 ‘훈련도감, 그날!’

2일 오후 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를 직접 관람해 보았다. 훈련도감은 조선시대 수도인 한양을 수호했던 조선후기 최대의 군영이었다. 훈련도감에 소속된 군사는 한양에 상주하며 급료를 받는 직업군인이었다고 한다. 수도 한양을 수호하는 최정예 부대가 연마하던 무술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행사는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막을 올랐다. 최원정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역사콘서트가 첫 순서였다.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와 전통무예 연구가인 박금수 박사가 패널로 참여해 훈련도감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790년 편찬된 ‘무예도보통지’에 나오는 무기들과 전투기법을 소품, 그림과 함께 실감나게 설명했다.
역사콘서트에서 박금수 박사가 전통무예에 활용된 무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역사콘서트에서 박금수 박사가 전통무예에 활용된 무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시유튜브

무예도보통지에 따르면, 훈련도감에서는 등패, 낭선, 장창, 당파, 월도 등을 무기로 사용했다. 하나씩 살펴보면 ‘등패’는 등나무로 만들어 가벼운 방패이고, ‘낭선’은 가지마다 독을 바른 촉이 달려 있어서 적의 접근을 막거나 공격할 때 쓰인 무기다. 적을 찌르는 ‘장창’, 삼지창 모양으로 생긴 ‘당파’ 등이 각각 어떻게 활용됐는지 들을 수 있었다.

12명이 한 부대를 이뤄 싸우는 ‘원앙진’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앞 대열이 등패를 들고 방어막을 형성하면 뒤에 있는 병사가 장창, 당파를 들고 공격하는 전법이다. 앞에 있는 병사가 뒤쪽을 보호해주지 않으면 무너지는 전법이라 엄격한 군율로 운영되었는데, 절반 이상 죽으면 나머지 병사도 참수시킬 정도의 군율이 필요했다고 한다. 너무 참혹한 이야기여서 새삼 평화의 소중함을 느꼈다.
원앙진 전법을 설명한 그림, 12명이 한 팀을 이루는 전법이다.
원앙진 전법을 설명한 그림, 12명이 한 팀을 이루는 전법이다. ⓒ서울시유튜브

‘한양도성, 전통무예를 품다!’ 무예 재현

이어서 본격적으로 ‘한양도성, 전통무예를 품다!’ 영상이 공개됐다. 한양도성을 무대 삼아 전통무예를 재현하고 촬영한 영상이었다. 한양도성 남산(목멱산) 구간 백범광장과 소나무숲, 흥인지문 구간 이간수문, 인왕산 구간 범바위 등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방패술, 권법, 활쏘기, 창술, 마상술, 교전 등 다채로운 전통무예 시범이 펼쳐졌다. 펄럭이는 깃발과 전통의상의 오방색이 더해져 현란한 화면이 연출되었다. 실시간 채팅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영화보다 더 멋있다", "마블 유니버스에 조선무예도 넣으면 좋겠다" 등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말 위에서 활을 쏘는 무예 시연 영상이 펼쳐지고 있다.
말 위에서 활을 쏘는 무예 시연 영상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유튜브
전통의복을 입고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맞서 겨루는 시연자들
전통의복을 입고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맞서 겨루는 시연자들 ⓒ서울시유튜브

집에 있는 소품 들고 직접 ‘전통무예 배워보기’

다음은 직접 전통무예를 배워보는 시간이었다. ‘랜선 배움터’는 줌을 통해 참여하는 시민들과 함께 유튜브를 보면서 검술의 기초 동작을 따라 해보는 시간이었다. 전통 검법인 ‘조선세법’에 따른 공격법, 방어법을 박금수 박사가 시연했다. 검 대용으로 우산, 막대기 등 집에 있는 소품을 들고 동작을 연습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하나, 둘' 힘차게 구령을 외치며 검을 올려서 내려치거나 비스듬히 치는 법을 배웠다. 표두격(표범의 머리를 친다), 좌·우익격 등 검술에 붙여진 이름이 시적이었다. ‘새가 죽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검을 쥐는 법이나 ‘수직은 수평으로, 수평은 수직으로 막는다’는 방어의 원리도 심오하게 느껴졌다. 지덕체의 함양을 중시한 옛 사람들의 뜻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랜선 배움터에서는 조선세법에 따른 공격법, 방어법 등 기초 동작을 배울 수 있었다.
랜선 배움터에서는 조선세법에 따른 공격법, 방어법 등 기초 동작을 배울 수 있었다. ⓒ서울시유튜브

DDP 스튜디오 현장에서 배움터에 참여한 시민들은 “새롭고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줌으로 참여한 아이들의 표정도 무척 즐거워 보였다. 박 박사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우리 검술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무예로만 보지 말고 내 몸을 단련하는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현장에서 배움터에 참여한 시민들이 검을 들고 반듯하게 서 있다.
현장에서 배움터에 참여한 시민들이 검을 들고 반듯하게 서 있다. ⓒ서울시유튜브

랜선 배움터에선 ‘전통복식 DIY’ 체험도

인형한복 전문가 신원선 작가가 강의하는 ‘파올라레이나 인형 훈련도감 복식 DIY’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사전에 참가 신청해 키트를 받은 시민들은 검은색의 협수, 협수의 깃, 조끼 모양의 호의, 백색의 바지, 전대, 버선과 고무줄, 짚신을 하나하나 조립해 모형 복식을 만들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들면서 전통의복의 구조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훈련도감 복식 DIY 체험 프로그램에서 신원선 작가와 시민들이 조선시대 군복인 '협수'를 본뜬 인형 옷을 만들고 있다.
훈련도감 복식 DIY 체험 프로그램에서 조선시대 군복인 '협수'를 본뜬 인형 옷을 만들고 있다. ⓒ서울시유튜브

이날 행사 덕분에 낯선 전통무예의 세계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전통무예에는 서울의 지형과 우리 체형에 어울리는 이치가 깃들어 있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행사 영상은 서울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다. 몸과 마음 건강에 유익한 영감을 얻는 기회로 한 번 감상해 보기를 권한다. 서울의 옛 문화가 궁금한 외국인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될 것 같다.
무예 재현 영상의 마지막 장면인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범바위의 야경
무예 재현 영상의 마지막 장면인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범바위의 야경 ⓒ서울시유튜브

■ ‘2021년 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 다시보기

문서 정보

'영화보다 더 멋진' 전통무예를 만나다…훈련도감 무예 재현행사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박혜진 생산일 2021-10-07
관리번호 D0000043745694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