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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서울스테이'에 선정된 한옥 호텔의 인기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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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1938'은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한옥이다.
'혜화1938'은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한옥이다. ⓒ윤혜숙

혜화동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들어서니 오래된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골목 초입에 ‘혜화1938’ 한옥 호텔이 있다. 간판이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드러나지 않는 은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곳이랄까! 낡은 대문을 밀치고 들어가니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혜화 1938’은 대학로의 대표 지명인 혜화동에 1938년에 지어진 한옥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곳은 처음엔 주택이었다가 대학교 하숙집으로, 지금은 사무실과 게스트하우스로 쓰이고 있다.
'혜화1938'은 튼 'ㅁ'자형 평면으로, 마당을 중심으로 'ㄱ'자형 한옥 두 채가 마주 보고 있다.
'혜화1938'은 튼 'ㅁ'자형 평면으로, 마당을 중심으로 'ㄱ'자형 한옥 두 채가 마주 보고 있다. ⓒ윤혜숙

최근 혜화 1938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선정한 ‘2021 우수 서울스테이’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숙박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2021 우수 서울스테이’ 공모를 진행하고, 1차 서류평가 2차 현장평가를 거쳐 최종 20개소를 선정했다.

'서울스테이'는 서울시 소재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및 한옥체험업(게스트하우스)이 등록할 수 있는 서울시의 숙박 브랜드다. 현재 160여 개의 업체가 등록되어 운영 물품과 홍보물 및 문패, 교육 프로그램, SNS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방안으로 들어가기 전 툇마루에 앉아서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방안으로 들어가기 전 툇마루에 앉아서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윤혜숙

'우수 서울스테이'로 선정된 한옥호텔은 어떤 모습일까? 이곳을 운영하는 강현영 실장의 안내를 받아 둘러보았다.

혜화1938은 약 80년 전 지어진 한옥의 본래 형태를 유지하되, 현대 건축의 재료와 기능을 추가해 조화로운 공간을 구성했다. 건물은 마당을 중심으로 ㄱ자형 한옥 두 채가 마주 보고 있는 튼 'ㅁ'자형 구조다. 이 두 채 사이의 틈새 마당이 호텔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대청을 낮추면서 그 안에서 나온 돌들을 버리지 않고 내담을 쌓아 특색 있게 완성했다. 한옥의 외풍이 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창호를 바꾸고, 마당에서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 전 축대를 쌓아 타일을 까는 등 건축가인 김원천 혜화 1938 대표의 손길을 거쳐서 지금의 편리한 숙소를 완성했다.
창살에 유리를 덧댄 문.
창살에 유리를 덧댄 문. ⓒ윤혜숙

강현영 실장은 “이곳이 내 일터이기 전에 내 집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출근하면서 마당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세파의 부스러기가 땅속에 스며 들어가 어느덧 유년 시절로 되돌아간 듯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내 가족처럼 맞이한다. 연령대에 따라서 청년은 자식, 중년은 형제, 노년은 부모 같다는 생각으로 반갑게 맞이한다. 그리고 먼저 손님들에게 “숙소를 사용하다 미흡한 점이 있어도 이해해달라”라고 양해를 구한다.

어떤 점을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아무리 청소를 구석구석 꼼꼼히 한다고 해도 먼지가 보일 수 있고, 또 어디선가 갑자기 벌레가 기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소 외부업체를 불러서 방역을 철저히 하지만 한옥의 특성상 마당에 흙이 있고, 나무와 풀이 자라는 곳이어서 벌레가 생길 수 있다.
천장과 기둥 등 건물의 골조를 그대로 둔 채 내부를 아늑하고 편리하게 바꿨다.
천장과 기둥 등 건물의 골조를 그대로 둔 채 내부를 아늑하고 편리하게 바꿨다. ⓒ윤혜숙

혜화1938은 주로 가족 단위, 또래 친구들끼리 방문한다. 때로는 TV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광고나 화보 등의 촬영장소로 대관하기도 한다. 이곳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강 실장에게 장점을 들어봤다.

첫째,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무, 풀, 흙 등이 있는 마당이 있고, 마당 안쪽에 노천탕이 있다. 오래된 한옥이지만 한옥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점을 개선했다. 그래서 한옥의 정취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둘째, 도심지 한복판에 있다. 대문을 나서면 도심이다. 그런데 이곳에 들어오면 바깥의 차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도심 한복판에서 주위의 소음을 잊고 지내기에 최적의 장소다.

마지막으로 TV가 없다. 그래서 이곳에 머물면서 가족이나 친구들 간에 소원하다시피 했던 대화, 독서, 게임 등을 하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당의 안쪽에 마련된 노천탕. 미니 수영장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마당의 안쪽에 마련된 노천탕. 미니 수영장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윤혜숙

김원천 대표는 “오래되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럽 관광지에서 오래된 공간을 마주할 때면 감탄하곤 한다. 가만히 그 장소에 머물러 있다 보면 공원이나 건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라면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살아남은 건 나름 이유가 있다. 장소가 주는 아우라가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 또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이다. 김 대표는 혜화1938도 자연스럽게 서울의 역사성을 담은 공간으로 자리하길 소망했다.
툇마루에 앉아서 고무신을 신으니 어린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다.
툇마루에 앉아서 고무신을 신으니 어린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다. ⓒ윤혜숙

이곳도 코로나19 초기엔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이용이 주춤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내국인들이 외국을 여행하는 대신 오랜 한옥의 정취를 즐기고자 하면서 예전과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용자까지 있다고 한다.

혜화1938은 취재하기 위해 머무는 시간 내내 친근하고 편안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모두 필자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우수 서울스테이로 선정된 비결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필자도 이곳에 오래 머물기 위해 숙소로 이용해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혜화1938'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선정한 ‘2021 우수 서울스테이’에 선정되었다.
'혜화1938'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선정한 ‘2021 우수 서울스테이’에 선정되었다. ⓒ윤혜숙

■ 서울스테이

■ 혜화1938

○ 주소 :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16길 7
홈페이지
○ 문의 : 02-765-8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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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서울스테이'에 선정된 한옥 호텔의 인기 비결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1-10-01
관리번호 D000004368770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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