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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동광장·정동길, 미술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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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은 미술관 '대학 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 현장
‘2021 서울은 미술관-대학 협력 공공미술프로젝트’ 전시가 만리동광장과 정동길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2021 서울은 미술관-대학 협력 공공미술프로젝트’ 전시가 만리동광장과 정동길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박혜진

도심 한복판을 거닐며 미대생들의 공공미술 작품을 만나보자. ‘2021 서울은 미술관-대학 협력 공공미술프로젝트’의 현장 전시가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중구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의 가을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알찬 행사다.

‘서울은 미술관’은 2016년부터 ‘서울의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는 취지로 추진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특히 이번 전시는 대학생 주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시 환경에 불어넣는 기획으로 마련됐다. 서울시 공공미술 철학과 교육현장을 연결해 '지역-대학-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예술 작품 활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건국대, 국민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5곳이 참여했다.
만리동광장 남측에 설치된 건국대 학생들의 'FOREST'는 부드러운 천으로 길을 만들었다.
만리동광장 남측에 설치된 건국대 학생들의 'FOREST'는 부드러운 천으로 길을 만들었다. ⓒ박혜진

전시가 열리는 장소는 크게 두 군데다. 서울역과 가까운 만리동광장(서울시 중구 만리동 1가1)과 덕수궁 돌담길이 이어지는 정동길(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37-4)이다.

만리동광장 북측에서는 국민대 건축학부와 공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각각 선보이는 ‘서울림’, ‘서울의 속도’, 만리동광장 남측에서는 건국대 건축학과 학생들의 ‘FOREST’,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생들의 ‘좌표이탈’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어 정동길로 자리를 옮기면 이화여대 섬유예술전공 학생들의 ‘나이스 투 미추’, 홍익대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생들의 ‘CONNECTION OF SEOUL’이 전시돼 있다.
국민대 학생들의 작품 '서울림'은 1만2천여 개의 재활용 플라스틱 화분이 숲을 이루었다.
국민대 학생들의 작품 '서울림'은 1만2천여 개의 재활용 플라스틱 화분이 숲을 이루었다. ⓒ박혜진
화분을 도슨트에게 가져가면 화분 받침, 압축 펠렛, 씨앗, 넘버링 태그를 받을 수 있다.
화분을 도슨트에게 가져가면 화분 받침, 압축 펠렛, 씨앗, 넘버링 태그를 받을 수 있다. ⓒ박혜진

서올역에서 서울로7017을 따라 만리동광장에 도착하면 멀리서도 ‘서울림’과 ‘서울의 속도’가 보인다. 국민대 건축학부 학생들은 재활용 플라스틱 화분 1만2천여 개를 매달아 ‘서울림’을 만들었다. 시민들은 매달린 화분을 가져가 플라스틱 숲을 생산하고 해체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화분 하나를 떼어 도슨트에게 가져가니 가드닝 키트를 줬다. 화분 받침, 압축 펠렛, 씨앗, 넘버링 태그가 들어간 키트다. 싱그러운 녹색 화분은 저마다 마블링이 달라 각별한 느낌을 전했다.

‘서울림’ 옆에는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서울의 속도’가 전시돼 있다.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 ‘서울의 속도’는 시점에 따라 스크린도 함께 이동하며 변화한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 고궁을 배경으로 밤에 산책하는 모습 등 다양한 서울의 이미지가 역동적으로 제시됐다.
병렬된 스크린으로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국민대 학생들의 작품 '서울의 속도'
병렬된 스크린으로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국민대 학생들의 작품 '서울의 속도' ⓒ박혜진

건국대 학생들의 ‘FOREST’는 주황색과 흰색 천이 흩날리는 가운데를 통과할 수 있게 설치한 구조물이다. 천이 흩날리는 모양에 따라 바람의 선이 그려진다. 단풍을 연상시키는 색감의 천이 햇볕에 비치는 모습을 구경하며 가을 오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FOREST’는 천이 흩날리는 모양에 따라 바람의 선이 그려진다.
‘FOREST’는 천이 흩날리는 모양에 따라 바람의 선이 그려진다. ⓒ박혜진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생들의 작품 ‘좌표이탈’은 튀어나온 목재가 비스듬한 구조를 이뤄 지나가는 사람들의 자세를 변형시킨다. 작품이 자유로운 몸의 행위를 펼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목재 구조물 사이로 건너편 길을 보니 풍경이 다르게 다가왔다.
목재 구조물로 설치된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생들의 작품 '좌표이탈', 만리동광장 남측에 전시돼 있다.
목재 구조물로 설치된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생들의 작품 '좌표이탈', 만리동광장 남측에 전시돼 있다. ⓒ박혜진

‘따릉이’를 타고 정동길로 이동했다. 이화여대 섬유예술전공 학생들이 전통 섬유로 논밭의 풍경을 구현한 작품 '나이스 투 미추'가 보인다. 노방과 모시로 제작된 벼가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배포 중인 엽서에는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라는 키워드를 중점으로 코로나로 인해 지친 시민들에게 시각적인 사색을 제공한다'는 작품 의도가 적혀 있다. 그러고 보니 벼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한 모양이 눈에 띈다. 바늘이 지나간 선과 천의 질감을 천천히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화여대 섬유예술전공 학생들의 '나이스 투 미추'는 전통 섬유 재료로 논밭의 풍경을 구현했다.
이화여대 섬유예술전공 학생들의 '나이스 투 미추'는 전통 섬유 재료로 논밭의 풍경을 구현했다. ⓒ박혜진
시민들은 노방과 모시로 제작된 벼를 원하는 곳에 꽂아 작품에 참여한다.
시민들은 노방과 모시로 제작된 벼를 원하는 곳에 꽂아 작품에 참여한다. ⓒ박혜진

벼를 원하는 곳에 꽂아 작품을 구성할 수도 있다. 어린이와 동행한 한 시민이 벼를 들고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투호를 하듯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이라는 점이 신선했다.

끝으로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생들의 'CONNECTION OF SEOUL'을 감상했다. 돌담과 비슷한 형태로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담’의 의미를 확장시킨 작품이다. 학생들은 지나쳐가야만 하는 돌담이 아닌, 멈추고 휴식할 수 있는 돌담을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의 금속 격자 사이로 제각각 모양이 다른 돌이 들어가 있다. 직선과 곡선, 인공물과 자연물 사이의 대비가 흥미로운 작품이다.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담'의 의미를 확장한 홍익대생들의 'CONNECTION OF SEOUL'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담'의 의미를 확장한 홍익대생들의 'CONNECTION OF SEOUL' ⓒ박혜진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의 금속 격자 사이로 제각각 모양이 다른 돌이 들어가 있다.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의 금속 격자 사이로 제각각 모양이 다른 돌이 들어가 있다. ⓒ박혜진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는 효율과 상업성을 중심의 도시를 공공미술을 통해 시민이 머물고 교감하는 문화적 장소로 변화시켜 돌려준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널찍한 야외에 대범하게 설치된 작품들을 감상하며 모처럼 여유를 느꼈다. 환경을 생각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화분을 기념품으로 받고 작품의 유닛을 내 손으로 구성해 보는 즐거움도 누렸다. 올 가을, 공공미술의 상상력과 잠재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전시로 추천한다.
둥근 벤치가 정겨운 정동길을 뒤로 하며 공공미술 전시 감상을 마쳤다.
둥근 벤치가 정겨운 정동길을 뒤로 하며 공공미술 전시 감상을 마쳤다. ⓒ박혜진

■ 2021 서울은 미술관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

○ 전시일정 : 2021.9.28.(화) ~ 2021.10.2.(토)
○ 전시장소 : 중구 만리동광장 및 정동길(서소문동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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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02-337-2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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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동광장·정동길, 미술관이 되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박혜진 생산일 2021-09-30
관리번호 D000004367274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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