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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을 더 아름답게…'서울로 미디어캔버스'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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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낮의 햇살은 따갑지만,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하늘과 바람에서 느낄 수 있다. 가장 걷기 좋은 계절답게 도심 속 ‘서울로7017’를 지나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이 가을을 더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서울로 미디어캔버스'를 추천해 본다.
‘서울로7017’ 입구에서 보이는 코스모스와 가을 하늘
‘서울로7017’ 입구에서 보이는 코스모스와 가을 하늘 ⓒ이정민

서울로7017에 오르자 황금색 코스모스가 경쾌하게 흔들리고, 높은 건물들 사이로 구름이 그림처럼 떠다닌다. 목련홍보관 벽면에 붙은 포스터 중 ‘서울로 워크맨’에 적힌 ‘잠시 들러 음악과 함께하는 산책의 시간’ 문구가 궁금해 들어가 본다. 아늑하고 동화 같은 색감이 어우러진 테이블과 의자, 나무로 만든 꽃 장식들과 CD 플레이에서 나오는 음악에 기분이 좋아진다. 가수 정밀아의 노래와 이야기로 채워진 이 공간은 시민들이 메모지에 직접 쓴 글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목련홍보관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로 워크맨’ 전시
목련홍보관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로 워크맨’ 전시 ⓒ이정민

저녁 무렵 ‘서울로7017’을 걷다 만리동 광장이 보이기 시작하자 ‘서울로 미디어캔버스’를 마주한다. 이곳은 공공미술의 영역을 미디어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2017년 9월에 만리동 광장 우리은행 건물 상단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이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관람에 적합한 매체로 주목받고 있는 야외 전시로, 현재 2021년 3회 기획 전시 ‘일러스트-모션그래픽’ 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로 미디어캔버스는 만리동 광장 우리은행 건물 상단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이다.
서울로 미디어캔버스는 만리동 광장 우리은행 건물 상단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이다. ⓒ이정민

전시 시간은 매일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다. 회차별 전시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상영된다. 스마트폰으로 ‘서울로 미디어캔버스’ 앱을 다운로드 하면 전시 소개와 상영표를 자세하게 볼 수 있다. 6시가 가까워지자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며 영상을 감상하기에 딱 적당해 보인다.
'서울로 미디어캔버스' 앱을 다운로드 하면 미리 전시 영상과 상영 시간표를 볼 수 있다.
'서울로 미디어캔버스' 앱을 다운로드 하면 미리 전시 영상과 상영 시간표를 볼 수 있다. ⓒ서울로미디어캔버스앱

6시 정각 대형 화면에 ‘시민참여 한강물결 살리기’ 환경보호 캠페인이 뜬다. 매시 정각에 표출되는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미디어 캔버스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환경보호 문자로 한강 쓰레기를 지워주세요’ 캠페인 아래로 무료 참여 전화번호가 보인다. 또 다른 캠페인은 ‘시민참여 동물의 숲’으로 동물 친구들에게 환경보호 문자를 보내는 것도 있다.
'서울로 미디어캔버스' 현장에서 직접 환경보호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로 미디어캔버스' 현장에서 직접 환경보호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로미디어캔버스앱

약 5분 후, 첫 상영작인 ‘오직 우리’가 대형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일러스트레이터 신모래 작가의 고유한 감각이 움직이는 모션그래픽 기술과 만나 스토리가 있는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작품은 각각의 영상이 주는 몽환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신선하다. 15분짜리 작품을 두 번 보여주는 것도 야외에서 감상하는 시민들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 어둑어둑해진 시간은 스크린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며 몰입감을 높여준다.
일러스트레이터 신모래 작가의 ‘오직 우리’ 영상
일러스트레이터 신모래 작가의 ‘오직 우리’ 영상 ⓒ이정민

6시 28분경 ‘서울로7017’ 대형 화분들 아래 둥근 보랏빛 조명과 환한 가로등이 켜진다.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어둠이 소리 없이 빛을 밝힌다. ‘네이처 프로젝트’ 중 변금윤 작가의 ‘춤추는 정원사’ 영상이 흘러나온다. 이 작품은 인간이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공간인 ‘마당’에서 벌어지는 동식물의 움직임을 포착, 다양한 존재들의 유기적 연결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림자 느낌을 주는 검은색 사람, 개, 여러 곤충들, 새, 식물들, 사람의 손 등이 요란스럽지 않게 교차한다.

다음으로 홍도연 작가의 ‘나의 사랑, 산초’가 이어진다. 작가가 우연히 만난 고양이 산초의 모습과 그 시선에서 바라본 풍경을 담았다. 이 작품은 종이에 연필로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완성해서인지 애니메이션 느낌보다 움직이는 스케치처럼 따뜻한 이미지를 전해준다.
일반 시민의 참여작 중 선정된 ‘시민영상’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일반 시민의 참여작 중 선정된 ‘시민영상’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이정민

마지막 영상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영상’전이다. 1분 이내의 자유주제로 접수한 이번 전시에선 최종 5명의 시민작가가 선정됐다. 첫 상영작은 김태우 작가의 ‘오버 더 레인보우’로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는 동물들과 숲의 요정, 구름의 요정들이 차례로 나타나면서 희망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명필재 작가의 ‘서울 기억’ 영상은 서울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는데,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과 숭례문 등의 낮과 밤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어지는 영상은 공동 창작한 작품 ‘전염’이다. 선배와 후배 사이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위계질서를 다룬 작품으로,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란 메시지가 강하게 와 닿았다. ‘별들의 순환’에서 ‘빛은 어떻게 움직이는가’까지 보고나면 전시는 모두 끝난다. 두 작품 모두 어둠과 대비되는 영상이라 야외 상영에 적합해 보인다.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로’의 야경이 아름답다.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로’의 야경이 아름답다. ⓒ이정민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로’를 걸어 내려오다 앞서 방문한 ‘서울로 워크맨’에서 본 한 시민의 진심 어린 글이 생각난다. 그의 말처럼 서울로 산책과 미디어캔버스 감상은 ‘서울에서의 바쁜 나날과 헛헛한 마음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 서울로 미디어캔버스

○ 위치 : 서울 만리동광장 앞 우리은행 중림동지점 벽면 스크린
서울로7017 홈페이지
○ 문의 : 02-313-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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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을 더 아름답게…'서울로 미디어캔버스' 감상하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이정민 생산일 2021-09-30
관리번호 D0000043672744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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