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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의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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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태양이 몸속으로 파고드는 듯 벌써부터 더위가 몰려왔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30분, 또 내려서 20분을 걸어 도착한 곳은 혼자서 걷는 것조차 힘든 독거어르신이 사는 집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오는 좁다란 길을 걸어가서야 집이 보였다.
독거어르신 집으로 들어가는 좁다란 길 모습이다.
독거어르신 집으로 들어가는 좁다란 길 모습이다. ⓒ김정희
집수리를 위해 짐들이 밖에 나와있다.
집수리를 위해 짐들이 밖에 나와있다. ⓒ김정희

현장에는 이미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이 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홀로 사는 어르신댁은 수리를 하는 동안 짐도 보관할 곳이 없는 작은 집으로, 밖에 나와 있는 짐들과 공사 재료들로 자원봉사단이 혼자 서 있기조차 어려웠다. 그럼에도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은 어르신이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석고보드를 붙이는 단열 작업에 열심이었다.
집수리실습자원봉사단의 석고보드 공사 모습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의 석고보드 공사 모습 ⓒ김정희
단단한 접착을 위해 타카작업을 하고 있다.
단단한 접착을 위해 타카작업을 하고 있다. ⓒ김정희

단열작업은 먼저 한쪽에서 집 안에 있는 곰팡이를 제거하고, 다시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한 후, 다른 쪽에서 단열에 필요한 재료를 나르는 과정이 반복됐다. 딱 보기에도 좁고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곳에서 세 분의 여성 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보통 공사 현장에는 남성들이 많은데, 이곳에서 여성 봉사자를 만나니 놀랍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벽의 곰팡이를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이다.
먼저 벽의 곰팡이를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이다. ⓒ김정희
단열작업을 위해  핑크보드를 나르고 있다.
단열작업을 위해 핑크보드를 나르고 있다. ⓒ김정희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이 궁금해졌다.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은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집수리아카데미 교육을 이수하고 배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2017년 시작해 지난 3년 간 집수리아카데미 교육 이수자 270여 명이 직접 참여해 22가구의 집을 수리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올해 다시 재개돼, 500여 명이 참여해 20가구의 주택을 수리할 계획이다.
 창문주위 단열 작업 중이다.
창문주 위 단열을 작업 중이다. ⓒ김정희
함께하니 더욱 열심히 작업하는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
함께하니 더욱 열심히 작업하는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 ⓒ김정희

집수리 과정은 단순 도배와 장판 교체가 아닌 총체적인 수리로 진행된다. 올해의 경우, 에너지 절약을 위해 단열에 필요한 석고보드 작업과 창호 교체까지 한다고 하니 새집 수준으로 변화할 듯싶다. 집 상태에 따라 화장실 천장과 타일 교체, 주방 싱크대 교체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현장에서 실습도 하고 봉사도 하면서 집수리와 관련해서는 못하는 것이 없는 장인이 된다.
집안을 가득채운 집수리 재료와 짐들
집안을 가득 채운 집수리 재료와 짐들 ⓒ김정희
화장실 천장공사 작업 현장
화장실 천장공사 작업 현장 ⓒ김정희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는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의 꼼꼼한 손길을 바라보며 어르신이 앞으로 사시는 동안 따뜻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편하게 지내실 거라는 생각에 기자의 얼굴에도 절로 미소가 번졌다.
봉사자들이 레이져를 켜고 타일 작업을 하고 있다.
집수리실습 봉사단들이 레이져를 켜고 타일 작업을 하고 있다. ⓒ김정희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 장혜주 씨는 2019년 집수리아카데미 6기 교육을 받았다. 처음엔 본인 집을 수리할 계획이어서 인테리어 전반에 대해 잘 알고 싶은 마음에 집수리 기초과정을 이수했다고 한다. 전기배선부터 서울시에서 제공한 집에서 수리계획을 세우는 실습까지 하루 8시간씩 총 8일간의 교육이었다. 그러면서 현장 경험을 배우려면 집수리실습자원봉사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작업 중인 장혜주 자원봉사자의 모습
작업 중인 장혜주 자원봉사자의 모습 ⓒ김정희

장혜주 씨는 “집수리 봉사에 처음 참여할 때는 내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했고, 그때 정말 도움이 되는 봉사자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오늘날까지 봉사를 하고 있다”며 “남에게 배운 것을 나눠주는 기쁨이 이렇게 보람될 지 몰랐다. 자원봉사를 하며 오히려 얻어가는 게 더 많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본인의 욕실과 방 하나를 동료봉사단의 도움으로 수리를 마쳤다는 그녀는 향후 여력이 되면 살 집을 직접 짓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고.
교체 전 오래된 창호
교체 전 오래된 창호 ⓒ김정희
새롭게 교체될 PVC 창호
새롭게 교체될 PVC 창호 ⓒ김정희

장 씨처럼 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이 되려면 ‘서울시 집수리아카데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집수리닷컴(https://jibsuri.seoul.go.kr/) 홈페이지에서 교육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재 교육생 모집 중으로 7월에 1, 2, 3회차 교육이 예정돼 있다. 각 회차별 선착순 30명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교육 이수 후 집수리자원봉사단 커뮤니티에서 서울시의 사회적 약자 무료 집수리 계획이 수립돼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때 참여할 수 있다.
구석진 곳까지 봉사자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는다.
구석진 곳까지 봉사자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는다. ⓒ김정희

여름철 날씨가 변덕이다. 한창 일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들은 행여나 어르신의 짐이 비에 젖을까 노심초사하며 비닐을 씌우고 바삐 움직였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른 여느 날과 다르게 발걸음이 가벼웠다.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의 아름다운 마음이 기자에게도 전달된 것이리라.

■ 2021 서울시 집수리아카데미 기초과정 교육생 모집 안내

○ 모집대상 : 서울시민(성인)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후 14일(개강일 기준)이 경과한 자
○ 교육과정 : 각 회차별 30명 선착순
- 1회차 7.1(목)~7.23.(금) 매주 목·금요일 10:00~17:00 총 8일
- 2회차 7.13.(목)~7.25.(일) 매주 토·일요일 10:00~17:00 총 8일
- 3회차 7.6.(화)~7.28.(수) 매주 화·수요일 10:00~17:00 총 8일
○신청방법 : '집수리 닷컴' 홈페이지에서 신청
- 집수리닷컴 로그인 → 내가하는 집수리 → 집수리 아카데미 → 교육신청
○ 수강료 : 총 8만원(식대 포함)
○ 교육장소 : 서울혁신파크 재생동 등/ 자세한 장소는 추후공지
○ 문의 :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 02-2133-7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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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김정희 생산일 2021-06-28
관리번호 D000004288214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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