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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이런 곳이? 정겨움이 폴폴~ '삼태기 마을'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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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주택이 밀집한 동네의 골목길을 걸으면 색다른 기분이 든다. 세월을 담고 있는 듯한 골목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옛 정서를 풍겨 푸근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도심 속 저층주택의 골목길이 더 반가운 이유다. 성북구에도 바로 이러한 동네가 있다. 천장산 아래 삼태기 건강마을이다.
성북구 삼태기마을은 낮은 건물들 사이 탁 트인 하늘과 숲 속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성북구 삼태기마을은 낮은 건물들 사이 탁 트인 하늘과 숲 속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박은영

성북구 상월곡동 24번지 일대에 위치한 이 곳은 천장산에 둘러싸인 마을 모양이 삼태기를 닮아 삼태기마을이라고 불린다. 또, 곡식 등을 담아 나르는 농기구인 삼태기가 촘촘히 짜여 있는 것처럼 한 번 이사 오면 나가기 힘들만큼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삼태기마을은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자리했다. 도로변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바로 마을의 초입으로, 천장산이 품고 있는 동네였다. 집집마다 대문 앞에 놓인 화분들이 골목의 기운을 더욱 생기 있게 만들고, 낮은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산과 나무들로 공기마저 상쾌했다.
벽화가 아름답게 수 놓은 거리 모습
벽화가 아름답게 수 놓은 거리 모습 ⓒ박은영
저층주거지 개발사업을 통해 재탄생한 삼태기마을
저층주거지 개발사업을 통해 재탄생한 삼태기마을 ⓒ박은영

이 마을은 2012년 서울시 건강친화 마을만들기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개발을 시작했다. 서울시와 성북구청의 지원, 그리고 삼태기마을주민협의체와 활동가들의 헌신으로 고령화되고 쇠락해가는 마을을 보다 살기 좋고 건강한 마을로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된 거다. 삼태기마을의 정비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울시의 노후한 저층주택 밀집지역의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노후한 저층주거지의 환경개선과 공동체거점공간을 확보하도록 결정하고 주민불편이 없도록 공동이용시설 조성과 보행계단 정비, 급경사 구간 정비, 하수관로 신설, 주민쉼터 조성 등 기반시설을 정비했다. 실제로 삼태기마을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가파른 오르막길에는 계단과 어르신들을 위한 손잡이가 조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은 이렇듯 조금씩 천천히 주거민들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골목골목 활기를 더하는 싱그러운 벽화들
골목골목 활기를 더하는 싱그러운 벽화들 ⓒ박은영
노후한 저층주거지의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조성된 계단과 안전바
노후한 저층주거지의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조성된 계단과 안전바 ⓒ박은영

골목길을 걷다보면 동네 구석구석 벽화도 보인다. 2019년 '온(溫)동네 숲‘ 사업을 통해 길과 건물 곳곳에 예쁘고 멋진 벽화를 완성했다. 한 마을의 세월을 엿볼 수 있는 낡은 벽은 그림을 통해 동네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을 곳곳에 그려진 다양한 테마의 벽화를 보며 걷다보면, 삼태기마을에 위치한 성북정보도서관도 만날 수 있다.
온 동네 숲 사업을 통해 담벼락에 예쁘게 수놓은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온 동네 숲 사업을 통해 담벼락에 예쁘게 수놓은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박은영

마을 골목 어귀에 자리한 성북구립도서관은 2002년 3월 개관했는데, 지하 2층·지상 5층 건물로 9만 여권의 도서와 약 9,200종의 비도서, 약 420종의 연속간행물을 보유하고 있다. 세미나실·컨벤션룸·식당·북카페 등의 부대시설을 갖췄고, 세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내 초·중·고등학교와 연계한 도서관 현장체험 학습과 더불어 온·오프라인 독서지도를 통한 지역 독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삼태기마을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5층 규모의 성북정보도서관
삼태기마을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5층 규모의 성북정보도서관 ⓒ박은영

삼태기마을의 자랑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심 숲의 명소인 서울국유림관리소가 이 곳에 존재한다. 소나무가 가득해 울창한 숲에서 삼림욕도 즐길 수 있다. 삼태기 숲 산책로, 쉼터 연못 등 사이로 쉬어가기 좋은 벤치들의 놓여있다.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삼태기숲이야말로 삼태기마을에서 가장 부러운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성북구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숲의 나무 그늘아래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서울국유림관리소 내부에 삼태기숲이 자리했다.
서울국유림관리소 내부에 삼태기숲이 자리했다. ⓒ박은영
울창한 소나무숲에서 산림욕을 할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숲에서 산림욕을 할 수 있다. ⓒ박은영

이 곳은 출렁다리, 오두막, 움막 등 놀이체험을 할 수 있는 유아 숲 체험장도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다. 삼태기 숲의 개방시간은 월~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평일에만 이용이 가능하기에 아쉬운 마음이지만,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 속에서 숲속의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결 기분이 가벼워진다.
숲과 더불어 도서관, 벽화가 있어 걸으면 더욱 친근한 삼태기마을
숲과 더불어 도서관, 벽화가 있어 걸으면 더욱 친근한 삼태기마을 ⓒ박은영

삼태기마을의 바닥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처럼 노인보호구역이라는 글씨도 볼 수 있는데,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 동네인 만큼 골목길의 차량 안전 속도 30km 준수는 필수다.

천장산이 품고 있는 마을, 도심 숲의 마을인 삼태기마을을 둘러보니 따뜻한 사람 냄새가 났다. 집과 집 사이 골목에서 바라보는 이웃은 무척이나 가까이 느껴졌다. 서울의 오래된 동네, 삼태기마을은 여전히 건재하다. 철거가 아닌 보존으로 꾸준히 단장한 이러한 마을이 있기에 도시 서울이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삼태기마을

?위치 :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
?교통 :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 4번 출구에서 33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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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이런 곳이? 정겨움이 폴폴~ '삼태기 마을' 탐방기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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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박은영 생산일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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