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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도시농업 체험해요! '강감찬도시농업센터'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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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 도시, 관악’을 구의 상징으로 브랜드화하고 있는 관악구에 ‘강감찬도시농업센터’가 문을 열었다. 도시농업 복합시설 개관을 앞두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 명칭에는 고려시대 장군 강감찬에 대한 구민들의 사랑이 담겨 있다. 관악구는 강감찬 장군을 기리는 축제를 비롯해 ‘강감찬 테마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장군의 설화를 바탕으로 도림천에 ‘별빛내린천’이라는 브랜드 명칭을 붙이기도 했다.
관악구 낙성대에 문을 연 강감찬도시농업센터
관악구 낙성대에 문을 연 강감찬도시농업센터 ⓒ이선미

지난 5월 26일 개관한 강감찬도시농업센터를 직접 찾아가보았다. 눈부신 햇살이 그대로 초록 식물을 비추는 온실을 지나 1층 토종씨앗전시관으로 들어갔다. 체온을 재고 출입 명부를 작성했다. 이제 막 문을 열어 아직 북카페와 휴게실 등은 썰렁했지만 토종씨앗도서관에는 씨앗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었다.
온실을 지나 들어서는 1층에는 토종씨앗도서관과 북카페 등이 있다.
온실을 지나 들어서는 1층에는 토종씨앗도서관과 북카페 등이 있다.ⓒ이선미

‘토종’ 씨앗도서관이라니 조금 낯설었다. 알고 보니 조선시대 문신 강희맹이 1492년 펴낸 농서 ‘금양잡록’을 바탕으로 당시부터 전해지고 있는 씨앗들을 수집해 전시한 것이라고 한다. 전국 씨앗도서관협의회 회원들이 직접 이 지역에서 토종 씨앗들을 수집했다. 강희맹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는 길에 새로운 품종의 연꽃 씨앗을 들여와 현재 시흥의 관곡지에 심기도 했다.
씨앗도서관에는 특용 원예작물, 식용 작물 등 250종의 씨앗이 전시되어 있다.
씨앗도서관에는 특용 원예작물, 식용 작물 등 250종의 씨앗이 전시되어 있다. ⓒ이선미

급격한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다수확과 경제성이 우선되면서 우리 토종씨앗은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우리나라 기후와 땅에 적합하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건강한 씨앗인 토종씨앗은 생물자원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유전적 다양성의 보고이다.
500년 전 '금양잡록'에 언급된 씨앗들이 오늘도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있다.
500년 전 '금양잡록'에 언급된 씨앗들이 오늘도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있다. ⓒ이선미

현재 우리나라는 많은 농산물의 종자를 수입하고 있다. 문제는 이 종자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 해 사용하고 나면 다시 구입해야만 쓸 수 있도록 조작이 되었다. 매년 로열티를 지불하고 구입을 하고 있는데, 비약하자면 ‘씨앗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종자를 확산하는 건 ‘씨앗주권’을 지키는 일이 된다.
한 어린이가 현미경으로 토종씨앗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 어린이가 현미경으로 토종씨앗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선미

이처럼 씨앗도서관은 토종씨앗을 보전하고 보급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비록 작은 규모로 시작하는 일이지만 실제로 씨앗을 뿌리내리고 수확을 하고 종자를 거두어 반납하는 주민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씨앗도서관은 많은 시민들이 토종씨앗을 대출해 작물을 키우고 다시 씨앗을 받아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돕는다. 씨앗도서관에 대한 얘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가 되었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 1층 온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 1층 온실 ⓒ이선미

강감찬도시농업센터 1층에는 씨앗도서관 외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도 텃밭 활동을 할 수 있는 무장애 텃밭이 있다. 휠체어 이용자들이 텃밭을 일구며 느낀 소회가 사진과 함께 붙어 있었다. “짧은 동선과 턱이 없어서 이동이 안전한 텃밭에 자주 오고 싶다.”, “생애 처음 작물을 심으며 흙을 만졌는데 감촉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크지 않은 곳이지만 어린이들과 성인들, 그리고 장애인들도 농사를 체험해볼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휠체어 이용자들에게는 어떤 곳보다 의미 있을 ‘무장애 텃밭’도 있다.
휠체어 이용자들에게는 어떤 곳보다 의미 있을 ‘무장애 텃밭’도 있다. ⓒ이선미

바로 안쪽에 있는 ‘체험실’에서는 요리와 염색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개관 당일에도 ‘텃밭요리 1일 체험’ 수업이 진행돼 바질과 블랙올리브, 방울토마토 등으로 ‘무당벌레 카나페’를, 애플민트와 오렌지로 무알코올 모히또를 만들었다고 한다.
체험실에서는 요리와 염색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체험실에서는 요리와 염색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선미

2층에는 상설전시관과 특별전시관, 교육실 등이 자리했다. 현재 상설전시관에서는 관악도시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와 강감찬도시농업센터의 지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2층 로비에서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사계절 풍경 사진을 전시 중이다.
2층 로비에서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사계절 풍경 사진을 전시 중이다. ⓒ이선미

전시실을 관람하던 중 벽에 붙은 문장이 와 닿았다. “생태계는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도시에서도 재생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건강한 먹거리가 자랄 수 있는 아름답고, 자연스럽고, 싱그러운 초록빛 도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관악도시농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
관악도시농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 ⓒ이선미

관악구는 2012년 청룡산텃밭을 시작으로 강감찬텃밭, 서림동텃밭 등 자투리텃밭을 조성하고, 2015년부터는 땅이 숨 쉬고 생명을 품는 건강한 도시농업을 시도했다. 학교 텃밭과 옥상 텃밭 106곳, 양봉장 2곳도 운영하면서 생활공간에서 누구나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관악구 도시농업 친환경 시설 현황
현재 관악구 도시농업 친환경 시설 현황 ⓒ이선미

특별전시관에서는 센터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주관으로 '토종 자생식물 씨앗 주사전자현미경 사진'을 10월 18일까지 전시한다. 주사전자현미경을 통해 종자 형태의 해부학적 특성을 포착해 만든 이미지에 식물과 연관된 색채를 입혀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진들은 새삼 생명의 신비를 보여준다.
개관 기념 '토종 자생식물 씨앗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전시가 10월까지 계속된다.
개관 기념 '토종 자생식물 씨앗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전시가 10월까지 계속된다. ⓒ이선미
생명의 신비를 보여주는 토종 자생식물 씨앗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생명의 신비를 보여주는 토종 자생식물 씨앗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이선미

새로 문을 연 곳이다 보니 주민들이 산책길에 들르기도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주말농장에서 밭을 일구다가 찾아오기도 한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에서는 가족끼리 실내 텃밭활동을 할 수 있는 ‘자연스럽게 흙장난’, 작물을 활용한 수제 술 만들기 ‘집술예찬’, 젊은 연인이 함께 텃밭활동을 할 수 있는 ‘꽃기로운 연애생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 강감찬도시농업센터

○ 위치 : 서울시 관악구 낙성대로96(서울과학전시관 맞은편)
○ 가는법 :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4번 출구에서 920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7:00 (월요일, 공휴일 휴관)
○ 문의 : 공원녹지과 02-879-6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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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도시농업 체험해요! '강감찬도시농업센터' 개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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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이선미 생산일 2021-06-11
관리번호 D000004276095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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