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숫자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봐! (feat. 서울 버스와 지하철)

문서 본문

버스 색과 번호, 지하철 숫자에도 다 의미가 있다!
지선버스 5511번
지선버스 5511번 ⓒ조수연

1월 중순, 서울로 전입한 사촌동생. 어느덧 서울살이 한 달을 경험했다. 이 사촌동생에게 지방과 서울의 차이점을 물었더니 가장 먼저 교통 이야기를 꺼낸다.

“서울은 너무 찾기 힘들어. 버스 번호도 몇 번을 타야 하는지 모르겠어. 지하철도 마찬가지야. 특히 2호선은 너무 복잡해!”

서울에서 태어난 필자에게는 너무 익숙한 서울의 대중교통이지만 처음 서울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상당수 헷갈려 한다. 그 이유는 버스마다 색상도 다르고, 번호도 어떤 건 3자리, 어떤 건 4자리다. 지하철의 경우 상행선과 하행선 구분도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버스와 지하철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

초록·파랑·빨강·노랑 버스색에 숨겨진 의미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버스는 초록과 파랑, 빨강, 노란색으로 나눌 수 있다. 색은 방향이 아닌 ‘이동거리’를 나타낸다. 먼저 노랑은 순환버스로 노랑(Yellow)의 Y가 새겨졌다. 서울 도심 일대를 순환하는 버스로, 남산과 시청, 충무로 등을 연결한다.
서울시 버스 정보 체계
서울시 버스 정보 체계 ⓒ서울시

노랑을 제외하고 초록, 파랑, 빨강 버스는 일상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초록색 옷을 입은 버스들은 모두 지선버스로 초록(Green)의 G를 새겼으며, 지하철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지하철 환승을 담당한다. 그래서 대부분 지하철역을 경유하며 노선 거리도 짧은 편이다. 마을버스도 대표적인 지선버스의 범주에 속한다.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지선버스 5511번은 서울대 인근 차고지에서 시작해 서울대입구역과 숭실대입구역을 경유해 흑석역까지 운행하는 노선이다.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7호선 숭실대입구역, 9호선 흑석역을 연결하는 것이다.
양천구 목동 12, 13단지 사잇길 버스 정류장
양천구 목동 12, 13단지 사잇길 버스 정류장 ⓒ조수연

파랑버스는 간선버스다. 지선과 달리 간선은 보다 넓은 거리를 이동하며 자치구와 자치구를 연결한다. 지선버스가 단거리라면 간선버스는 중장거리의 버스라고 보면 된다. 숭실대입구 정류장에 표시된 501번과 506번을 살펴보니 서울대학교와 신림2동 차고지에서 출발해 종로2가와 을지로입구역까지 이동했다. 관악구에서 출발해 동작구와 용산구를 거쳐 중구까지 운행하는 것으로 앞서 살펴본 지선버스보다 이동거리가 2배 이상 길다.

마지막으로 빨강 버스는 ‘광역버스’다. 광역버스는 빨강(Red)의 R를 표기했는데, 광역버스는 서울과 서울 외 지역(수도권)을 연결한다.
숭실대입구역 버스 정류장
숭실대입구역 버스 정류장 ⓒ조수연

이제 버스번호에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자

버스번호는 흔히 ‘노선번호’라고 불리는데 일정한 규칙에 따라서 부여된다. 노선번호는 간선과 지선, 광역, 순환버스 모두 다르다.

순환버스는 권역구분번호와 일련번호의 두 자리 체계며, 지선버스는 출발권역과 도착권역, 일련번호(11~99)의 4자리 체계다. 간선버스는 출발권역과 도착권역, 일련번호(1~9)의 3자리 체계다. 광역버스는 구분번호와 출발권역, 일련번호(11~99)의 4자리 체계다. 출발권역과 도착권역, 일련번호는 무엇일까?
일련번호와 권역번호가 합쳐서 노선번호가 결정된다.
일련번호와 권역번호를 합쳐서 노선번호가 결정된다. ⓒ서울시

일련번호는 노선에 부여하는 번호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출발권역과 도착권역을 부여하는 숫자 체계만 기억하면 된다. 출발권역과 도착권역의 숫자는 같은데, 종로구와 중구, 용산구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설정됐다.

아래 사진처럼 도봉과 강북, 성북과 노원구는 시계방향에 따라 1번을 부여받는다. 이제 동대문과 중랑, 성동, 광진구는 2번, 강동과 송파구는 3번이다. 이렇게 시계방향을 따라 은평과 서대문, 마포구는 7번인 셈이다.
권역구분표
권역구분표 ⓒ서울시

앞서 소개한 5511번을 예로 들면, 5511번은 출발권역과 도착권역이 모두 같은 일련번호 11의 버스다. 5번은 동작과 관악, 금천구의 번호로 해당 버스는 3개 구에서 출발해 3개구에 도착하는 버스로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 그럴까? 5511번은 관악구 서울대입구에서 시작해 동작구 흑석역에서 끝난다. 모두 5권역에 있다.

다른 버스도 살펴보자. 506번은 5권역에서 출발해 0권역에 도착하는 버스다. 506번은 관악구 신림2동에서 출발해 중구 을지로입구역에 도착한다. 관악구 5권역, 중구는 0권역이다. 이렇게 번호만 보고도 버스의 목적지, 이동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506번 버스
506번 버스 ⓒ조수연

지하철 숫자에 담긴 의미

꽤 생각이 필요한 버스와 달리 지하철 숫자는 간단하다. 버스처럼 지하철도 목적지는 숫자로 기억하는데, 역명 뒤에 붙어있는 숫자만 기억하면 된다. 지하철은 노선번호와 일련번호다. 예를 들어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의 역 번호는 228이다. 서울대입구역이 지하철 2호선의 28번째 역이라는 뜻이다.
2호선 서울대입구역
2호선 서울대입구역 ⓒ조수연

전역인 낙성대역의 역은 227, 다음역인 봉천역은 229인 것이다. 숫자가 올라가면 하행선이고, 내려가면 상행선으로 구분되는데, 서울대입구역 기준으로 하행선은 홍대입구, 시청 방향이고, 상행선은 강남, 왕십리 방향이다. 숫자로 상하행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지하철 숫자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안은 예측시간이다. 출발역과 도착역의 역 번호를 안다면 예상 소요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지하철의 역간 소요시간은 2분 내외인데, (도착역-출발역)x2를 하면 대략의 소요시간이 나온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역 옆에 역번호가 적혀있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역 옆에 역번호가 적혀있다. ⓒ조수연

서울대입구역에서 홍대입구역을 가려고 한다면, 서울대입구역의 역번호는 228, 홍대입구역은 239다. 위에서 말한 공식을 대입하면 (239-228)x2를 하면 된다. 22가 나오는데, 서울대입구역에서 홍대입구까지 약 22분 걸리는 셈이다.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서울 지하철과 버스에 담긴 다양한 숫자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버스, 지하철 번호의 간단한 기본체계를 이해하고 있으면 초행길이라도 덜 막막할 수 있을 것이다.

문서 정보

숫자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봐! (feat. 서울 버스와 지하철)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조수연 생산일 2021-02-25
관리번호 D0000042006001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