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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도 협동조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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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서울 착한 경제 (32) 동작구 사회적경제 한마당

지난 18일 동작구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한마당

지난 18일 동작구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한마당

사회적 경제 영역에 있어 떠오르는 화두를 꼽는다면 ‘지역’과 ‘혁신’이 아닐까? 이는 실제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생존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지역’이나 ‘혁신’의 의미도 제대로 찾지 못한 채, 진행되는 사업에 파묻혀 생각할 겨를조차 없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치구 별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네트워크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그저 함께 얼굴을 보는 정도에 머무르는 수준이지만, 사회적경제 장터를 열거나 크고 작은 행사나 연대활동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8일 열린 동작구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작구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한자리에, ‘동작구 사회적경제 한마당’

동작신협에서 퀴즈를 통해 시민들에게 신협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동작신협에서 퀴즈를 통해 시민들에게 신협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협 조합원이다? O, X 선택해주세요.”

“그럼, 정답은 O!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신용협동조합인 백악관신협의 조합원입니다.”

사회적경제 직거래장터인 ‘동작구 사회적경제 한마당’이 열리는 동작 주말농장은 여느 때보다 활기찬 분위기다. 동작신협 부스에서는 ‘신협 알고 싶어요! 퀴즈’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신협에 대한 이해도 넓히고, 덤으로 선물도 받을 수 있었다.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는 이처럼 동작구 내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홍보 부스들이 설치돼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생산한 우수한 상품들도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마을카페 사이시옷의 커피와 음료, 아우세협동조합의 제철과일, 동작구먹거리사업단의 농축산물 등이 판매하고 있었는데, 서울시 선정 우수사회적기업인 삼성떡프린스(☞방부제가 전혀 없는 정직한 떡을 빚는 곳 )의 떡도 만나볼 수 있었다.

서울시 선정 우수사회적기업 `삼성떡프린스`

서울시 선정 우수사회적기업 `삼성떡프린스`

“저희 떡은 장애인분들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방부제나 유화제를 넣지 않고, 색소 대신 쑥이나 호박, 망고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내고 있어요. 여기 이 방울증편은 프렌차이즈 떡집에도 납품하고 있어요. 시중에는 막걸리로만 발효해 파는 곳이 많지 않은데, 저흰 막걸리로만 20시간 이상 발효해서 만든 것이거든요.”

삼성떡프린스 원장 최종태 사회복지사의 설명처럼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떡은 장애인들이 만든 것이다. 삼성떡프린스는 장애인보호사업장이자,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30여 명의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는데, 이곳의 수익금은 모두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급여 등으로 투자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웰다잉협동조합 체험부스

한국웰다잉협동조합 체험부스

“실은 저희가 여기서 입관체험을 하려고 준비를 했는데, 장소가 너무 좁아서 못하고, 연명치료 거부 팬던트 만들기와 미술심리치료 체험만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는 웰다잉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하는 협동조합인데요. 죽음에 대한 것을 통해서 삶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더 알차게 잘살아보자는 거거든요. 자신이 누구인지 돌아보며 회고록·버킷리스트 등을 작성하고, 장례 문화도 되짚어 보고, 웰다잉 투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웰다잉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나 자살 예방 교육, 재무관리, 건강관리 등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한국웰다잉협동조합 송행자 대표의 설명이다.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는 이처럼 체험 부스가 많았는데, 제습기 만들기, 한지공예, 인바디체험, 과학교구체험, 캘리그라피 체험 등 모두 무료로 진행되고 있어 더욱 인기가 있었다.

한지공예 체험

한지공예 체험

“한지로 머리핀 만들고 있어요. 처음 만들어보는데, 만들어 놓은 걸 보니 예쁘네요. 주민들 많이 애용하라고 무료라는데, 지역에서 이런 행사들 하니까 좋네요.” 동작구 주민 전현주 씨는 오가다 우연히 체험에 참가한 것이라는데 만족스럽다는 평이다.

동작구 주민 전현주 씨(오른쪽)

동작구 주민 전현주 씨(오른쪽)

“저희는 한지공예가들이 모여 만든 한지공예산업협동조합이고요. 문화상품 제작, 한지 공예 교육, 강사 양성 등을 통해 전통문화 알리고자 설립된 협동조합입니다.”

이날 한지공예산업협동조합에서는 머리핀, 컵받침, 십이간지 키홀더 등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체험과 함께, 조합원이 제작한 여러 작품도 전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무료로 행사를 진행하면 손실이 크지 않을까?

“괜찮아요. 저희 협동조합이 돈만 버는 게 목적이 아니잖아요. 지역과 함께 해야 하는 건데, 일정 부분은 지역사회에 돌려드리는 게 기본이죠.”

한지공예산업협동조합 정원근 이사의 설명처럼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지 협동조합기본법 등에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을 하도록 명시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다. 지역에 튼튼히 뿌리내리는 사회적경제 조직들만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폐광지역 사회적경제도 만날 수 있었던 열린 한마당

“저희는 교육부 인가를 받은 사회적협동조합이고요. 충남 아산 용현초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과 돌봄교실을 모두 맡아 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아산 지역에서만 30여 개 학교의 돌봄 교실 등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은 일을 하는 업체를 보면 대부분 사업자 즉 위탁업자들 중심으로 되어있는데, 저희는 강사들이 만든 협동조합이에요. 서로 연대를 통해 지역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거냐를 고민하는 단체고요. 서울지역에도 이러한 요구가 있어 지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왕호 씨는 아름누리아카데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겸 서울지사장이다. 서울지사가 동작구에 자리 잡고 있어 참가하게 되었다는데, 항공·역사 교구 체험 및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충남지역에서 온 농산물도 만나볼 수 있었다

충남지역에서 온 농산물도 만나볼 수 있었다

동작구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는 지역 사회적경제 조직 뿐 아니라, 충남 아산이나 강원도 폐광지역 등 타지역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다양한 상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강원도 폐광지역 사회적경제 하이원희망재단 창업지원에 참여한 5곳의 업체 참가자들

강원도 폐광지역 사회적경제 하이원희망재단 창업지원에 참여한 5곳의 업체 참가자들

“대표적인 폐광지역인 영월, 정선, 태백, 도계지역에 계신 지역 주민분들이시고요. 사회적경제라는 부분에서 공동체를 구성하셔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창업하신 분들이세요. 동작구에서 마침 이런 한마당, 좋은 직거래 장터를 마련해 주셔서 저희도 앞으로 도시와 지역에서 서로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같이 공유도 하고, 교류가 있었으면 해서 하이원희망재단에서 공동체분들 모시고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하이원희망재단 조광석 과장의 설명이다. 하이원 희망재단의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창업한 곳 중 5업체가 참여했다고 한다. 지역자원인 곰취, 오미자, 백태 등으로 초콜릿과 마카롱을 만드는 ‘위드상상’, 정선의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소개하고 직거래 판매하는 ‘들풀먹거리’, 장독 분양 사업을 하는 ‘아낙들의뜰’, 산골놀이라는 관광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강할미꽃체험관광협동조합’을 만나볼 수 있었다.

참살이협동조합 김영실 이사장

참살이협동조합 김영실 이사장

“저희 영월 지역엔 과수농가가 많은데, 판로를 찾지 못해 제대로 값도 못 받고 하다 보니 버리지는 게 많아요. 그렇게 판매가 어려운 못난이 과일 등을 구입해 발효식초와 발효잼을 만들고 있어요. 영월에서만 나는 것으로 다른 첨가물 없이 설탕도 적게 쓰고 만든 건강한 제품이에요. 대신 냉장 보관해야 하고, 3개월 안에 드셔야 합니다.”

김영실 참살이 협동조합 이사장의 아이디어로 지역 농사를 돕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지만, 가공품 생산과 관련된 법적 제도적 문제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한다.

동작구 사회적경제 한마당은 `2015 동작구 사회적경제 페스티벌`의 하나로 마련한 행사다. 16일 사회적경제 영화제를 시작으로, 17일 동작구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관 거버넌스 정책간담회’와 ‘사회적협동조합 동작구 사회적경제네트워크 발기인대회’에 이어, 마무리 행사로 진행된 것이었다. 지역 주민들에게 사회적 경제를 알리고 지역에 있는 사회적 경제인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열린 페스티벌이었는데, 영화제에서 정책 한마당, 직거래 장터까지 다양한 행사로 구성되어 지역의 사회적경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한, 그간 동작구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관계 맺기를 해온 다른 지역의 사회적경제도 소개하고 있어, 지역 생산자에게도 도시소비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었다. 실제 지역의 재래시장을 가봐도 중국산 등 정체불명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통하면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믿고 살 수 있을 듯싶다.

지역 내에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힘을 보태어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를 넓혀간다면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사회적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장터든 교육이든 공동사업이든 지역 내 사회적경제조직이 함께 만드는 다양한 행사들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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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도 협동조합원이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이현정 생산일 2015-09-25
관리번호 D000004175335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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