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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놀이터는 처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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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밖 언덕마을 창신동, 비탈진 골목길을 올라가다 보면 회색빛 절벽인 ‘채석장 절개지’를 만날 수 있다. 창신동은 질 좋은 화강암이 많이 채굴되어 ‘돌산마을’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절개지 주위로 마을들이 자리 잡았다. 절벽 위에까지 빼곡히 늘어선 주택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7, 80년대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제조업 지역이었던 창신동은 봉제마을로 유명했다. 하지만 봉제산업의 쇠퇴와 함께 낙후되기 시작했다. 뉴타운으로 개발되기 직전까지 갔던 창신동을 살린 건, 주민들의 마을을 지키고자 한 노력이었다. 그 결실로 전국 최초 ‘도시재생’ 사업지로 선정되었다. 낙후된 마을이 정비되고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창신동, 그 변화의 바람을 절개지 위 언덕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돌산마을 창신동의 모습. 좌측에는 채석장 절개지가, 우측에는 황톳빛 외벽이 인상적인 산마루 놀이터가 보인다

돌산마을 창신동. 좌측에는 채석장 절개지가, 우측에는 황톳빛 외벽의 산마루 놀이터가 보인다 ©민정기

도전과 모험, 자유와 즐거움이 있는 산마루 놀이터

원단과 의류를 가득 실은 오토바이가 쉼 없이 오고 간다.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마다 오래된 집들과 봉제공장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언덕을 올라가 본다. ‘산마루 놀이터’가 눈에 띈다.

황톳빛의 산마루 놀이터, 옆에는 여러 가지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열린 광장이 보인다

황톳빛의 산마루 놀이터, 옆에는 여러 가지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열린 광장이 보인다 ©민정기

산마루 놀이터는 기존의 획일화된 놀이터에서 탈피하여 만들어졌다. 봉제산업의 메카인 창신동의 지역적 의미를 되살릴 골무 모양의 건축물이 있는 새로운 개념의 창의적인 놀이공간이다. 외부에는 전형적인 놀이터에서 볼 수 있는 시소와 그네, 미끄럼틀과 같은 기구들 대신, 열린 광장을 중심으로 황토 놀이터, 모래 놀이터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들이 준비되어 있다. 열린 광장에서는 정기적으로 공연도 열린다고 한다.

놀이터 내부의 정글짐의 모습

놀이터 내부의 정글짐의 모습 ©민정기

정글짐의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본 모습, 아이들의 모험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정글짐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본 모습, 아이들의 모험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민정기

내부에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9m 높이의 정글짐이 하늘을 향해 열려 있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내부에는 어린이 도서관과 영상미디어 체험활동이 가능한 골무홀과 보호자 대기공간인 풀무홀도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산마루 어린이놀이기획단과 산마루 엄마책모임 등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바람개비를 따라 정글짐 주변을 올라가면 남산타워와 동대문, 창신동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에서 멋진 경치도 구경할 수 있다.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는길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는길 ©민정기

산마루 놀이터 전망대의 모습

산마루 놀이터 전망대의 모습 ©민정기

주민들이 찾아와 함께 소통하고 창작하는 공간. 창신소통공작소

산마루 놀이터 뒤편에는 다양한 공작 수업을 진행하며 주민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창신소통공작소’가 있다. 손공작과 목공작, 그리고 봉제공작 수업이 운영되고 있다. 손공작의 경우 미술부터 가죽공예, 판화, 도자 작품 만들기까지 손으로 할 수 있는 창작을 직접 배워볼 수 있고, 목공작의 경우 간단한 생활소품과 가구 제작, 그리고 창신동의 폐목재를 재활용하여 가구를 리폼하는 수업까지 진행한다.

창신소통공작소의 모습

창신소통공작소의 모습 ©민정기

소통 봉제공작 수업의 경우 창신동의 베테랑 봉제사 주민이 강사로 참여한다. 최근에는 창신동 주민을 위해 생활 공구를 무료로 대여하는 공구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공작소 옆에서는 ‘천개의 바람’이라는 철제 나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가지에는 잎 대신 한 글자씩 글자가 들어가 있있다. 이는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라는 유행어를 만든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의 가사를 인용했다고 한다.

'천개의 바람'의 모습, 철제 나무에는 잎 대신 '사계'의 노래 가사가 한 글자씩 매달려 있다

'천개의 바람'의 모습, 철제 나무에는 잎 대신 '사계'의 노래 가사가 한 글자씩 매달려 있다 ©민정기

서울이 감춰둔 역사를 담은 풍경,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

창신동에 있는 채석장 절개지는 우리나라 역사의 아픔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서울에 석조 건물을 세우려던 일제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석재 운반비를 줄이기 위해 이곳을 채석장으로 만들었다. 낙산에서 채취한 석재는 그 질이 탁월해 조선총독부, 경성역, 경성은행 등 당시 서울의 서양식 석조건물에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의 모습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의 모습 ©민정기

채석장 전망대 2층의 모습, 도시재생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채석장 전망대 2층의 모습, 도시재생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민정기

3층 전망대 옥상에 올라서면 화강암을 캐던 채석장의 절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서울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창신동의 오래된 주택들과 서울 도심 곳곳에 들어서 높은 빌딩들이 대조를 이루면서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한 층 내려오면 만나는 2층 공간은 통유리로 되어 있기에 계절에 상관없이 채석장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2층에는 창신동의 도시재생과 주민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으며, 카페도 운영 중이다.

채석장 전망대 3층의 모습, 절개지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채석장 전망대 3층의 모습, 절개지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민정기

3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모습, 노을과 함께 보이는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인상적이다

3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모습, 노을과 함께 보이는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인상적이다 ©민정기

채석장 전망대를 시작으로 채석장 절개지를 명소화하기 위해 일대에 문화복합시설이 조성된다.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2024년을 목표로 건설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부터 서울의 도심 제조업을 이끌었던 봉제산업의 역사까지, 우리의 근현대사가 새겨져 있는 창신동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가치가 하나하나 발굴되고 정리되면서 새로운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창신동에 방문하여,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느껴보자.

■ 산마루 놀이터
※해당 시설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에 따른 조치로 별도 공지 시까지 휴관하오니 참고 바랍니다.
○ 위치: 서울시 종로구 23-350
○ 운영시간: 화-일요일, 하절기(5~10월) 09:00~19:00, 동절기(11월~4월) 09:00~18:00 ,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21:00까지 연장운영
○ 휴관일: 매주 월요일 및 법정 공휴일 휴관 (야외공간은 언제나 이용 가능)

■ 창신·숭인 채석장 전망대
○ 위치: 종로구 낙산5길 51
○ 운영시간: 화~금요일 13:00~18:00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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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놀이터는 처음 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대학생기자 민정기 생산일 2020-03-03
관리번호 D0000039475927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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