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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으로 봄마중 나들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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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눈이 내리던 날 서울숲을 향했다. 숲이 울창하고 공기좋은 도심 속 숲에서 오랜만에 눈을 실컷 맞고 또 밟아 볼 작정이었다.

서울숲은 2005년 서울시가 '뚝섬 숲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조성한 시민공원이다. 성동구 뚝섬로에 자리한 공원은 크게 문화예술공원, 생태숲,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등 4개의 주제별로 구성되었다.
문화예술공원에는 서울숲광장, 바닥분수 등 24개 공간, 생태숲에는 사슴우리 등 4개 공간, 체험학습원에는 나비정원 등 9개 공간, 습지생태원에는 생태학습장 등 6개 공간이 있다. 온종일 걸려도 다 둘러보지 못할 만큼 보고 즐길 콘텐츠들이 많은 복합문화공간이다. 한번에 다 둘러보기 보다는 몇 차례로 나눠서 관람하는 게 수월하다. 기자는 각 주제별로 몇 군데씩만 미리 추려서 다녀보았다.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는 군마상과 I SEOUL YOU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는 군마상과 I SEOUL YOU ©염승화

서울숲에 들어서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눈발이 마구 휘날리기 시작했다. 서울숲을 대표하는 상징처럼 유명한 대형 조각 군마상 앞으로 가 걸음을 멈추었다. 달리는 말과 기수의 역동성 있는 모습을 보면 공연히 기분이 상승되기에 꼭 들리게 되는 단골장소다. 조각상 뒤편에 있는 ‘I SEOUL YOU’ 조형물과 한데 묶어 사진을 몇 컷 담는다.
이 뒤편에 있는 거울연못은 이름 그대로 수면에 주변 사물이 거울처럼 온전히 비춰지는 곳이다. 겨울이라 물이 다 빠져 있는데도 여전히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와 어우러지며 멋진 반영을 그려내고 있다. 잔디밭 곳곳에 조각상들을 설치해 놓은 조각공원도 볼만하다. 여러 작품 가운데는 ‘바람 속 산책’이라는 작품에 눈길이 쏠린다. 겨울 나그네처럼 서울숲을 찾는 사람들을 보는 듯 동질감이 느껴졌다.

한적한 설중 운치가 돋보이는 서울숲 호수

한적한 설중 운치가 돋보이는 서울숲 호수 ©염승화

거인의 나라 상상속 거인이 눈길을 끈다

거인의 나라 상상속 거인이 눈길을 끈다 ©염승화

다음은 이름은 없으나 여느 때는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유유히 몰려다니고 해오라기가 터줏대감인양 서있는 평화로운 호수이다. 한적한 설중 운치가 제법 돋보였다. 인적 드문 다리 위를 홀로 지나며 풍성했을 지난 계절을 슬며시 떠올려보았다. 살짝 언덕이 진 산책로를 따라 ‘숲속 놀이터 거인의 나라’로 발길을 옮기니, 집채보다도 훨씬 큰 거인 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몸을 일으키려는 모양을 취하고 있는 거인은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절로 흥이 났다.

공터에서 만난 반가운 친구 꼬마 눈사람

공터에서 만난 반가운 친구 꼬마 눈사람 ©염승화

체험학습원들 중에서는 갤러리정원을 거쳐 곤충식물원을 가보기로 했다. 벌꿀 통이 놓여 있는 꿀벌정원과 노랑나비, 흰나비 등 다양한 나비들을 마주할 수 있는 나비정원은 폐장 중이라 아쉬었다. 넓은 잔디 공터에서는 뜻밖에도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부지런한 누군가가가 만들었을 귀여운 눈사람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오랜만에 오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이 아니어서 다소 서운했던 마음이 순간 사르르 녹는 것 같다.

빈티지 분위기가 풍기는 갤러리정원은 옛 정수장시설을 재활용해 조성했다

빈티지 분위기가 풍기는 갤러리정원은 옛 정수장시설을 재활용해 조성했다 ©염승화

한겨울에도 열대식물과 곤충을 만날 수 있는 서울숲 명소

한겨울에도 열대식물과 곤충을 만날 수 있는 서울숲 명소 ©염승화

갤러리정원은 서울숲 이전에 있던 옛 한강 정수장 구조물인 침전조를 재활용해 꾸몄다고 한다. 곳곳에 사진을 찍을 곳이 많아 인기 장소 중 하나이다. 갖가지 꽃과 덩굴식물들이 현란한 다른 계절과 달리 겨울에 걸맞은 빈티지한 분위기가 은근히 풍겼다.
곤충식물원은 한겨울에도 꽃과 곤충들을 만날 수 있는 명소이다. 따뜻한 데서 100여 종의 열대식물들을 보고 즐기며 추위에 언 몸을 녹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나비정원 폐장(11월~4월) 기간에는 이 곳에서 나비들을 만날 수 있다. 곤충식물원도 옛 정수장 시설인 급속여과지 건물을 재활용한 공간이다.

눈내린 숲속 오솔길을 사부작사부작 걷는 낭만이 있다

눈내린 숲속 오솔길을 사부작사부작 걷는 낭만이 있다 ©염승화

생태숲은 부드러운 숲길로 낙엽이 수북이 쌓인 오솔길을 걷는 즐거움이 있다. 눈 내린 낙엽 길을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잠시 낭만 속으로 빠지는 여유를 가져보았다. 길이 끝나는 지점은 서울숲의 명물이기도 한 꽃사슴 무리들을 볼 수 있는 사슴우리 입구이다. 갈대숲이 우거진 서울숲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바람의 언덕을 지나 한강둔치로 이어지는 보행가교 위에서 사슴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서울숲~한강둔치로연결되는 다리위 풍경이 뛰어나다

서울숲~한강둔치로연결되는 다리위 풍경이 뛰어나다 ©염승화

보행가교에서 보는생태숲과 응봉산 설경이 수려하다

보행가교에서 보는 생태숲과 응봉산 설경이 수려하다 ©염승화

내친김에 보행가교를 건너보았다. 다리 끄트머리까지 간 다음 다시 서울숲 쪽으로 되돌아 올 요량이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강변에서 인근 응봉산 방면이나 뚝섬 한강공원까지 둘러보는 일정을 짜는 것도 추천한다. 다리를 지나는 동안 주변의 색다른 풍경들을 두루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신비감마저 드는 고요한 생태숲과 늪지대 위를 지나, 서울숲을 끼고 나 있는 강북강변도로를 쏜살같이 오가는 차량들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봄마다 열리는 개나리 축제로 널리 알려진 응봉산은 아름다운 산수화를 그려놓은 듯한 풍경 맛집이다.

서울숲 한강둔치에서 바라보는 서쪽 하늘

서울숲 한강둔치에서 바라보는 서쪽 하늘 ©염승화

보행가교 끝에 도달하니 한강 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물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성수대교와 동호대교이다. 마침 눈이 그치며 먹구름 틈 사이로 얼굴을 내민 햇살이 구름과 함께 장관을 연출한다. 한참을 제자리에 선 채로 그 장관에 빠져들어보았다. 불어오는 겨울 강바람이 결코 차게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서울숲은 서울 도심에 위치했다. 지하철 서울숲역과 입구가 바로 연결돼 접근이 매우 편리한 명소이다. 녹지 공간뿐만 아니라 43개에 이르는 풍부한 문화공간이 언제나 활짝 열려 있는 서울숲. 꽃 피고 녹음 짙은 계절은 물론이려니와 눈 내리는 계절에 찾아도 좋았다. 이 곳으로 봄 마중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서울숲 안내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273(성수동)
○ 교통 :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와 입구 연결,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에서 도보 10분(600m)
○ 운영시간 : 연중무휴, 입장료 없음
- 단, 생태숲이나 곤충식물원 등 일부 공간은 월요일 휴관 및 관람 제한이 있음.
- 사슴우리, 보행가교 : 05:30~21:30 / 곤충식물원 : 10:00~17:00(입장마감 16:30)
○ 홈페이지 : http://seoulforest.or.kr/
○ 문의 : 02-460-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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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으로 봄마중 나들이 어때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염승화 생산일 2020-02-25
관리번호 D000003942390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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