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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시대 야시장으로 어서 오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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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녘 조명을 밝힌 남산골 야시장 풍경

해질 녘 조명을 밝힌 남산골 야시장 풍경

큰 장이 서는 날이면 엄마 따라 시장구경 가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었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서커스 구경을 하며 가슴 조마조마 했던 기억과 시장에서 파는 부침개나 장터국밥 등을 먹는 즐거움과 “뻥이요~~”하는 큰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던 연기 등 신기하고 재미나는 일들은 별다른 놀이가 없던 시절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남산골 야시장은 아련한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였다. 빛과 어두움이 교대하는 시간 남산골 야시장을 찾았다. 입구부터 시끌벅적하며 공중에 매달린 예쁜 색깔 전등이 뭔가 즐거움이 가득할 것임을 암시한다.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어서오시오’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1890 남산골 야시장에 온걸 환영하오. 먼길 오느라 수고가 많구려 돈은 두둑히 챙겨 오셨오?”로 시작되는 문구가 재미있다. 몇 발짝 떼기 시작할 때쯤 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입맛을 자극하던 김치전과 김치볶음밥

입맛을 자극하던 김치전과 김치볶음밥

한 바퀴 돌고 와도 김치전와 김치볶음밥 파는 곳은 여전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건어물, 누룽지, 천연 벌꿀, 떡 등을 파는 곳에서 시식을 해보았다. 시식해보고 떡을 샀다. 입안에 넣었을 때 퍼지는 쑥향과 시원함이 좋고 적당히 단 팥앙금이 맛있었다. 저잣거리 하면 떠오르는 막걸리도 팔았다. 한편에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전날 비가 내린 후 날이 맑게 갠 주말의 날씨는 화창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니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다.

천우각과 천우각 광장의 야시장 모습

천우각과 천우각 광장의 야시장 모습

매주 토요일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테마형 장터 ‘1890 남산골 야시장’이 열린다. ‘1890 남산골 야시장’은 1890년대 조선 말기 한양의 저잣거리의 모습을 재구성해 만든 야시장이다. 1890년대 조선말 개화기 한양 저잣거리로의 시간여행을 표방한다고 했다. 조선의 전통과 개화 문물이 어우러진 장터의 모습을 재현하고, 1890년 시대의 장터 풍경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하여 먹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로 꾸며졌다. 한옥마을 안에서 열리니 다른 프리마켓과는 좀 달라보였다.

기자가 찾은 날엔 사람이 정말 많았고 분위기 또한 한껏 고조되어 보였다. 장터는 먹거리·공예품·의류·가방 등 생활필수품 등을 파는 곳과 알뜰상품을 파는 벼룩시장과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장터의 흥을 돋우는 다양한 행사들도 준비했단다. 외국인 민속놀이대회, 외국 전통 음악공연, 외국인 전통의상 패션쇼, 페르시아 전통음식 체험행사 등이다.

공예품 만들기에 열중인 아빠와 딸(좌), 고리 던지기를 하는 가족(우)

공예품 만들기에 열중인 아빠와 딸(좌), 고리 던지기를 하는 가족(우)

붐비는 야시장 이곳저곳을 구경하는데 즐거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보석함 속의 액세서리를 만지작거리는 아이, 아빠와 함께 공예품 만들기 체험 코너에 푹 빠진 아이... 이 아이들도 남산골 야시장에서 보낸 시간이 기자의 어린시절처럼 재미나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1890 남산골 야시장’은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펼쳐진다. 작년에 20개였던 판매 부스가 올해는 서울글로벌센터 외국 벼룩시장팀, 서울시 농부의 시장팀 프렌드마켓 등이 추가돼 매주 100개 이상의 판매부스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성대해지는 느낌이다.

활기찬 시장을 구경하고 남산골한옥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카페1890’과 ‘숍1890’이 보인다. 음료와 공예품, 디자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고리 던지기를 하는 가족도 보인다. 고요한 가운데 한옥이 주는 운치가 들떠있던 마음을 가라앉힌다.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가족과 친구끼리 연인끼리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남산골한옥마을 입구의 방문객들

남산골한옥마을 입구의 방문객들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남산골 야시장은 10월까지 계속된다. 매주 토요일, ‘1890 남산골 야시장’에 들러보자. 다양한 음식과 신기한 문물들의 향연이 펼쳐지며 이 시대를 주름잡는 명인들의 공연 열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통혼례장의 밤풍경

전통혼례장의 밤풍경

한편,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야시장 외에도 ‘서울남산국악당’, ‘전통공원’, ‘서울천년타임캡슐’ 등 다양한 공간이 있다. 1890년으로 재미난 시간여행을 떠나 옛 저작거리에서 추억을 더듬어 보고 또 새로운 추억을 안고 오면 좋을 것 같다.

■ 1890 남산골 야시장
○ 기간 : 2018년 10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밤 9시 (7월 혹서기 및 우천시 휴장)

○ 장소 : 남산골 한옥마을 천우각 광장 (충무로역 3번 출구)

○ 입장비 무료, 체험비는 각 프로그램에 따라 유·무료

○ 문의 : 02-2261-0517 ,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 지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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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시대 야시장으로 어서 오시게~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문청야 생산일 2018-06-14
관리번호 D000003381383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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