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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코로나19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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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코로나19 전문가 칼럼

새로운 방역 모델 도시, 서울

특정 지역, 제한적인 나라의 일로만 여겼던 감염병은 전 세계로 퍼지며 세계적 대유행이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방역의 중심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된 접촉자 추적,
광범위한 검사, 신속한 대응 등 보건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강조한 서울시 방역 모델이 있다.
서울은 이러한 평가에 안주하지 않고 도시환경을 고려한 미래의 감염병 위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바이러스 검사

서울시는 3월 2일부터 선제적으로 ‘잠시 멈춤’이라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후 지역 간 전파나 해외 유입 사례가 확인되면서 3월 22일에는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이전엔 경험하지 못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생활 수칙과 생활 방식으로 변화했다.

서울 선별진료소를 운영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향상시켰고, 해외 입국자 및 집단 감염자와 확진자의 검사 비용을 무료로 지원해 검사 대상을 확대했다. 4월 1일 이후에는 모든 해외 입국자 중 서울 거주자에 대해 거주지 인근 보건소 또는 별도의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지원했다. 또한 능동적 환자 발견 방식을 도입해 집단 내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직접 접촉자뿐만 아니라 잠재적 접촉자까지 모두 검사하는 등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발견해 확산을 억제했다.

감염병 확산 시 신속한 위기 대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서울시와 보건소에서는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서울시 역학조사관과 서울시 감염병관리지원단, 관할 보건소 등이 휴대폰, 신용카드, 대중교통 이용 내역 등을 확인해 적극적으로 접촉자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게 수집한 정보는 매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해 지역사회 내부로의 확산세와 유입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한다. 서울시 집단 감염 지역 조사 과정에서는 특별사법경찰을 활용하는 등 보다 강화된 형태의 접촉자 추적을 실시하고 있다.

공공보건 기능 및 역량 강화의 필요성

현재 자치구별로 보건소는 1개소, 보건지소는 1~3개소씩 존재하나 여전히 물리적 접근성은 높지 않다. 건강 형평성을 제고하고 공중보건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보건지소가 위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모가 작더라도 지역 특성에 맞게 평상시 만성질환 관리, 신체 기능 관리, 의약품 복용 관리, 감염병 관리 등을 실시하다가도 감염병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감염병 안전망 역할을 하는 곳이 우리 동네 보건소가 되어야 한다. 신종 감염병을 억제하는데 핵심적 역량 중 하나가 검사 역량인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장비와 인력을 바탕으로 시간 내에 정확하게 검사를 수행했다.

서울이 앞장서는 미래 감염병 위기 예방

코로나19의 확산과 확진자 및 의심 환자가 늘어나면서 민간 및 공공 병원의 음압 병상과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을 확대 운영했다. 이뿐 아니라 지역 거점 병원, 민간 병원 등 서울시의 풍부한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협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비상 진료 체계를 가동했다.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태릉에 마련해 시민의 건강을 지켰다.

감염병 위기 상황이 아닌 평상시에는 기존 감염병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보건소가 주도해 거주지 및 직장 환경에 맞춘 감염병 예방과 교육 사업을 마련한다. 예컨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 건강 서비스로 감염병 교육을 실시할 수 있고, 영유아 및 아동 가정, 노인 등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 이들이 모이는 시설 등을 중심으로 감염병 위험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시행할 계획이다.

손창우

서울연구원 도시건강·보건의료정책 연구위원(보건학 박사)

앞으로의 삶은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야 한다

올 초만 해도 생소했던 코로나19 (COVID -19)는 이제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올겨울에도 지속된다, 앞으로 계속 발생할 것이다 등의 각종 예측이 나오고, 그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단거리 경주일 것이라 생각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엄청난 검사로 달려온 전 국민은
장거리 경주로 전환되면서 지쳐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질 수 있을까?

뉴 노멀의 시대, 우리의 삶

뉴 노멀(New Normal). 요즘 주위에서 코로나만큼이나 많이 들리는 말이다. 메르스가 해외 유입과 병원 내 전파를 통해 입국 시스템(체온 측정, 병력 확인)과 병원 문화(격리 시설, 병문안 제한)를 바꾸었다면, 코로나는 일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일반 사람들에게까지 격리와 거리 두기, 손 위생과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의 개념이 확실하게 자리 잡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개학,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의 활성화, 유연근무제, 원격회의 등이 현실화되었다. 왁자지껄하게 모여 고기를 굽고 찌개를 같이 먹으며 술잔을 돌리던 회식이나 모임은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빠른 귀가와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 생활(달고나 커피 만들기, 각종 챌린지) 등이 각광받고 있다. 생일잔치, 결혼식, 돌잔치, 장례식 등 모여서 함께 정을 나누던 문화도 생략되거나 간소화 되고, 초대하거나 참석하기도 쉽지 않게 되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강한 자제의 영향도 있겠지만, 완전히 이전과 동일한 삶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가정에서 시작해 사회 전체 삶의 방식까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달라진 삶의 방식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거나 도태되는 업종도 생길 것이다. 뉴 노멀의 자세로 어느 정도 안전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생활의 자유와 활동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겪으리라 생각되지만,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는 데는 우리만큼 뛰어난 사회도 없다.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해야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팬데믹과 인포데믹의 공포

코로나19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지식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하나는 잘못된 정보에 의한 오류다. 김치·마늘·뜨거운 물 등 각종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큰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젊으면 괜찮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접촉자를 확인하기 위해 시작된 동선 공개가 확진자의 개인정보와 사생활 노출을 걱정할 수준이 되었다는 문제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그러한 정보를 통해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을 비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누군가를 비난한다고 해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좀 더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집중해보자.

방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주인공은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다.

“도시에서 올라오는 환희의 외침을 들으며, 나는 그러한 환희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기쁨에 젖어 있는 군중은 모르는 사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고 꾸준히 살아남았다가 언젠가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쥐들을 다시 깨우고, 사람들을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다.”

두려움을 생활화하라는 것이 아니다. 방심할 때 다시 퍼지고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러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유를 찾기 위해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시혜진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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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코로나19 전문가 칼럼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20-06-01
관리번호 D000004009473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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