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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터뷰] 개인의 추억이 공공의 기억으로, 이상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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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작가는 휴식을 즐기는 군중을 그린다.

멀리서 보면 마치 패턴처럼 비슷한 모양새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화면 속 사람 중 한 사람이 나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서울을 달리다’ 2000×230cm, 벽면에 아크릴화, 2016 *서울시청 3층 복도 갤러리 전시 중

많은 사람이 수영장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저기 어디쯤 내가 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아주 익숙한 모습. 경기장, 해수욕장, 산, 스키장, 공원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에서 휴식을 즐기는 군중의 모습을 그리는 이상원 작가의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을 소환해 준다. 그는 왜 군중을 주목했을까? “칠갑산 자락 깊숙한 동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어요. 학교에 가려면 왕복 10km가 넘는 흙길을 걸어야 했죠.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이사 왔는데,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어딜 가나 붐비는 사람들이었어요. 대학 시절, 학교(홍익대학교)와 가까운 한강공원에서 매일 보는 수많은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 그림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한 흥미로운 풍경이 었습니다.”

그는 군중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 멀리서 그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후 캔버스에 옮겼다. 동작도, 옷도, 행동도 각기 다른 수많은 사람을 그려 넣었다. 그런데 군중으로 모아보니 신기하게 다 비슷비슷했다. 무늬와 색상, 크기마저도 비슷한 돗자리,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 등 휴식마저도 규격화된 도시인의 삶에서 작가는 영감을 얻었고, 그 모습을 패턴처럼 단순화해 화면으로 구성했다.

‘한강시민공원’ 194×130cm, 캔버스에 유화, 2007

행복했던 순간은 누구에게나 동등한 무게로 존재

“서울시청 내부 벽면을 장식할 작품 요청이 들어왔어요.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다가 달리는 사람으로 정했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잖아요.” 달리거나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그렸는데, 벽면을 복구하기 쉽도록 모든 사람을 스티커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서 오려 붙인 후 그 위에 채색을 했다. ‘서울을 달리다’ 작품은 서울시청 3층 복도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시청에는 10점의 이색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시민이 그 작품들을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매주 수요일 작품 설명 프로그램 ‘숨은그림찾기’를 운영하고 있다. (문의 02-2133-5641)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군중의 풍경

‘어린이대공원’ 200×660cm, 캔버스에 유화, 2009

‘FC서울’ 218×291cm, 캔버스에 유화, 2009

‘여름’ 224x1092cm 종이에 수채화, 2013

‘군중’ 200×200cm, 캔버스에 아크릴화, 2016

‘올림픽공원’ 29.7×21cm, 종이에 수묵화, 2017

“지난 몇 년간 파리, 뉴질랜드, 뉴욕, 중국 등 다양한 국가와 도시를 다녀봤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휴식 모습이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다 비슷해요. 파리 센강 변이나 서울 한강공원이나 모두 조깅하거나 자전거를 타더군요.” 이상원 작가는 요즘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을 찾아내 이를 하나의 큰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 태국,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본 해변 풍경을 조합해 그린 ‘여름’이 대표적이다. 비록 문화와 종교, 인종은 제각기 다르지만 ‘여가의 풍경’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펼쳐진 거대한 화면은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는 “주인공도 배경도 없이 비슷비슷한 사람들 모습은 특별할 것도 없고 고만고만해 보이는 우리의 삶을 연상하기에 좋은 구성”이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평등한 구성을 통해 우리가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만큼 만인이 동등한 무게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2006년부터 10년 동안 군중의 휴식을 그리면서 회화를 기반으로 설치, 영상, 공연, 공공 미술, 아트 상품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 이상원 작가. 그의 작품은 오는 10월 성곡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정은사진홍하얀작품 사진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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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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