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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식] 빛으로 변화하는 그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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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미술관

공공 미술은 지역 주민의 삶과 어우러졌을 때 완성되는 작품이다. 창작자와 관람객의 교감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해외 유수 도시들도 다양한 공공 미술 작품을 통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우범 지역으로 여기던 공간을 공공 미술로 변화시킨 보스턴의 ‘스윙 타임’을 소개한다.

 

관람객의 적극적 관람을 유도하는 공공 미술

보스턴 컨벤션 센터와 D 스트리트 사이에 등장한 ‘스윙 타임(Swing Time)’은 도넛 모양의 그네 20개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한 공공 미술 작품이다. 작업을 진행한 ‘하울러+윤 아키텍처(Höweler+Yoon Architecture)’는 보스턴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건축, 미술, 조경 분야에서 다양한 작업을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특히 공공 미술 분야에서 인터랙티브 아트라는 일관된 주제를 꾸준히 다루고 있는데, ‘스윙 타임’을 비롯한 대표 작품은 관람객의 행위나 외부에서 입력되는 정보에 빛과 소리를 통해 반응하도록 디자인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스윙 타임’은 폴리프로필렌이라는 반투명 재료를 접어 만들었으며 낮에는 비교적 평범한 그네로 보이지만, 야간에는 반투명 재료 안에 설치한 LED 조명이 작동해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특히 그네가 정지되어 있을 때, 느리게 움직일 때, 빠르게 움직일 때 각각 하얀색, 파란색, 핑크색을 발하도록 감지 센서와 컨트롤러가 설정되어 있어 더욱 다이내믹한 풍경을 연출한다.

우범 지역에서 사랑받는 공원으로

스윙 타임이 위치한 보스턴 컨벤션 센터는 보스턴 시내 중심에서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다. 과거에 항만 산업 시설이 자리한 지역으로, 최근 새롭게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비어 있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많다. 그 때문에 컨벤션 센터에서 행사를 여는 기간이 아니면 통행량이 많지 않아 야간에는 우범 지역으로 인식되던 곳이다.
설치미술을 의뢰한 MCCA(Massachusetts Convention Center Authority)는 보스턴 컨벤션 센터를 관리·운영하는 곳이다. MCCA는 기존 컨벤션 센터 앞 잔디마당에 새로운 건물을 증축할 계획인데, 그 계획을 실현하기까지 2~3년 동안 일시적으로 그 부지를 공원으로 꾸며 개방함으로써 컨벤션 센터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주변 환경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공원을 구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관람객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 미술 작품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울러+윤 아키텍처’는 미끄럼틀, 회전목마, 시소 등 놀이 기구를 생각하다가 현재의 ‘스윙 타임’을 탄생시킨 이미지 하나를 만들어냈다. 불빛이 은은하게 퍼지는 동그란 그네에 앉아 있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이 그림은 작품 주제를 명쾌하게 드러내면서도, 시적인 정서를 잘 전달해 디자인 팀뿐 아니라 의뢰인도 매우 흡족해했다. 상상 속 시적 이미지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기술적 부분에 대한 연구가 이어졌다. 기술적 가능성에 대한 기본적인 검토를 거쳐 1:1 사이즈 모형을 만들어, 실제 사용 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보완했다. 어린이와 성인이 모두 편하게 즐기도록 세 가지 크기의 그네를 제작하고, 폴리프로필렌을 접어 만든 그네가 충분히 튼튼하면서도 적절하게 빛을 투과하는지 확인했다. 설치한 센서와 컨트롤러가 LED 조명의 색을 적절한 속도로 전환시키는지도 실험했다.

시민들에게 즐거운 일상을 선사하는 작품 탄생

오프닝 전날 모든 그네를 계획된 자리에, 적당한 높이에 설치했을 때는 이미 주위가 어둑해지고 있었고, 그네에서는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밤이 되면 어둡고 인적이 없어 무서웠던 장소가 오히려 다채로운 빛을 발해 그네에 훌륭한 배경이 되어주었다. 공공 미술 작품 하나가 평범한 곳을 특별한 장소로 바꾸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스윙 타임’은 보스턴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는 공공 미술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여름날 주말에는 가족, 연인이 그네를 타기 위해 컨벤션 센터 앞 잔디밭을 찾았고, 다수의 매체가 이를 호의적으로 소개했다. 모두에게 익숙한 그네라는 놀이 기구가 기술과 빛이라는 요소와 결합해 만들어낸 시각적 즐거움에, 직접 만지고 타는 감각적 경험이 더해지면서 시민들이 함께 일상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공공 미술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조윤희
하울러+윤 아키텍처에서 일했었다. 평범한 일상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구보건축의 소장으로, 서울시 공공 건축가로 활동중.
성균관대학교 건축학부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다수의 주택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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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식] 빛으로 변화하는 그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9-02
관리번호 D000002803709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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