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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그곳을 가다] 너그러운 청춘의 수도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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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청춘의 수도 홍대 앞의 눈이 내리면 : 누군가 그랬다. 홍대는 돈이 있든 없든 어떤 젊음도 차별하지 않는다고, 가난한 젊음도 자만 찾으면 얼마든지 이곳에서 충분히 호흡하며 청춘을 만끽할 수 있다고, 각양각색의 젊음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그 젊음이 숭배하는 땅, 저마다의 색깔을 지닌 가게들이 있는 풍경이 매력적인, 홍대 앞에 눈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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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 여기 홍대 앞에서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가던 네 모습 불량스런 그 몸짓들이 너무 슬퍼 보였었어 지금 눈이 내리면 어쩌면 정말 기적처럼 여기 홍대 앞에서 거리의 불빛보다 더 많은 눈이 음악처럼 내리면 네게 전활 걸꺼야 지금 눈이 온다고 사랑하고 싶다고 너의 우산 속에서 입 맞출 거야. 작사 한경혜, 작곡 윤건, 노래 윤건(feat.박선주, May).- QR코드를 찍어보세요. 노래 듣기로 연결됩니다.



변하고 변하고 변하는 청춘 지구

눈 내리는 홍대입구역에 내린다.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는 사이 ‘젊음의 거리’, ‘문화 지구’, ‘카페 거리’, ‘예술가의 작업실’, ‘클럽’, ‘인디밴드’ 등의 단어가 머릿속을 스친다. 번화가로 들어서니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임에도 술 한 잔을 걸치기 위해, 최신 유행 코드를 맞추기 위해, 밴드 공연과 클럽 파티의 열기에 취하기 위해 홍대 앞을 찾은 청춘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청춘들의 젊은 발걸음과 팔딱이는 심장박동에 박자를 맞추느라 거리 또한 바쁘게 변하고 또 변하고 있다. 더 이상 달라질 것 없을 듯한 공간들은 젊은 예술가들의 재능과 감각에 힘입어 자연스럽고 그러면서도 즐겁게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했다. 같은 소재의 공간들 또한 발상의 전환으로 또다시 낯설고,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래서 늘 같을 듯 느껴지는 홍대 앞은 항상 색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청춘들은 젊음을 만끽하고, 기성세대로 편입되는 게 못내 못마땅한 중년들은 젊은 감성을 수혈한다.

홍대 앞 이야기

홍대 앞이 지금의 남다른 지역 문화를 갖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홍대 앞 역사(歷史)의 시작은 1954년 홍익대학교가 용산에서 현재 위치로 이전하면서부터다. 그러나 1960년대까지도 홍대 부근은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가진 주거지역에 가까웠다. 그저 대학의 앞 정도였고, 범신촌이라 불릴 정도로 후미진 곳이었다. 문화라 할 것도 없었고, 화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에서 내뿜는 매연의 낙진 지역이었다.
홍대 앞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홍익대학교가 정부의 지원 하에 미술대학 특성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이른바 ‘미술 학원 거리’가 홍대 정문에서 산울림소극장까지 생겨났다. 화방, 공방, 미술 학원, 갤러리, 미술 관련 서점 등 예술 관련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 특히 미대의 존재는 ‘작업실 문화’의 태동을 이끌었다. 작업의 성격상 큰 공간이 필요했던 미대생들은 서교동의 작은 틈새 공간들(반지하, 창고 등)을 작업실로 임대해 사용했고, 이런 작업실 문화는 이후 발전소나 언더그라운드 같은 복합적인 성격의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었다.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여기 홍대 앞에서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가던 네 모습 불량스런 그 몸짓들이 너무 슬퍼 보였었어 지금 눈이 내리면 어쩌면 정말 기적처럼



좌: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홍대입구역, 오는 이도 가는 이도 많다. 우 : 북카페에서도 빈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1984년에 개통된 지하철 2호선은 홍대 앞 발전에 기폭제가 되었다.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홍대입구역 주변과 홍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서교로 중심으로 가게들이 들어섰다. 1990년대 들어 당인리발전소가 LNG발전소로 바뀌어 낙진이 없어지고, 철길이 놓인 곳에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홍대만의 남다른 문화는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후 홍대 미대생들 중심의 거리 미술제, 발전소와 같은 클럽, 피카소 거리 조성, 독립 예술제, 프리마켓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확대되면서 지금의 홍대 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인디와 카페로 대표되는 ‘홍대 문화’의 매력

홍대 앞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자신들의 솔직한 감정표출을 중시하는 비주류, 반(反)주류 음악이 잉태되고 실험되는 곳이라는 데 있다. 그것은 인디 음악으로 대표된다. ‘홍대 인디밴드’는 이제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인디라는 단어는 특정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아직 성공하지 못한(않은)’이라고 이해할 수 있고 혹자는 ‘진정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여러 개념을 의미화할 수 있다. 그중 어느 것이 진짜 인디인지는 그 누구도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저 인디라는 개념은 획일적인 트렌드에서 벗어나 ‘이런 것도 있다.’, ‘다른 무언가도 있다.’라는 ‘다양성의 측면’이 아닐까.
최근 홍대 앞의 인디 문화가 상업화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여전히 홍대 앞은 뜨거운 인디 감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기타 하나 둘러메고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인디 가수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노래를 하고, 그들이 활동의 근거지로 삼는 무대도 골목골목 낡은 무대로 남아 많다.



좌 : 홍대 주변에는 화방, 공방, 갤러리, 박물관 등 예술 관련 장소들이 많다. 우: 골목 전체를 채운 작은 옷 가게들도 빼놓을 수 없다.



개성으로 무장한 홍대 앞 카페들은 홍대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문화 중 하나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일색인 다른 지역에 비해 홍대 앞에는 고유의 개성과 감각을 품은 카페들이 많다. 카페 벽을 책으로 한가득 채운 북카페를 비롯해 저녁마다 공연이 열리는 라이브 카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 독립 영화에서부터 상업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 카페… 최근엔 캠핑 카페도 등장했다. 이런 카페들은 홍대 앞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홍대입구역에 문을 연 카페 ‘콤마’에 들어서니 지성의 향기가 물씬하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만든 북카페인 만큼 한쪽 벽면을 꽉 채운 2층 높이의 대형 책장이 시선을 압도한다. 북카페가 아닌 흡사 도서관 같다. 여유롭게 책 한 권을 골라 오래, 그리고 천천히 글자를 마음에 새겼다. 새삼 책이라는 게 얼마나 예쁘게 꽂혀져 있는지가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읽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고,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즐길거리 못지않게 많은 것이 먹을거리, 빵집, 카페 등 유명 맛집들도 많다.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새로운 홍대 앞, 연남동

요즘 홍대를 ‘홍대광역시’라 부른다. 홍대가 워낙 뜨다 보니 예전부터 홍대라 불리던 서교동을 중심으로 상수동과 합정동은 물론이고 연남동까지 ‘홍대 앞’의 영역이 넓혀졌기 때문이다.



좌 :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인 인디밴드의 집합소이기도 하다.우 : 명소로 떠오르다 보니 이방인들을 맞이하는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제2의 홍대 앞’이라 부르는 연남동은 최근 서울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동네 중 하나다. 특히 그 진원지라 할 수 있는 동진시장 골목길에서는 조그만 재래식 건물을 사이에 두고 로스터리 카페와 책방, 세탁소와 작가의 작업실, 중국집과 미술관이 공존하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이 골목 한편에 그림책이 가득한 인디 책방 ‘피노키오’가 있다.


작은 책방과 상점들. 이 작은 별들이 모여 홍대라는 젊은이들의 우주를 만든다.



책방에 들어서면 노란색 벽과 잘 정리된 책들이 여기는 서점이라기보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라는 듯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주인장은 동네 책방은 단지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말한다. “책방은 동네 주민분들께 문화를 제공하고 함께 향유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되어야 해요.” 그의 말을 들으니 책방이 주는 매력이 더욱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오래전부터 있던 생선 가게와 세탁소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곳곳에는 저마다의 색깔을 지닌 가게들이 있는 풍경이 매력적인 동네. 허름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연남동은 이제 ‘새로운 홍대 앞’이 되어 가고 있다.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란 말이 있다. 오래되었지만 현재에도 사랑받는 명곡을 이르던 말이다. 홍대 앞 뒷골목엔 그 말이 어울리는 거리, 골목, 공간, 사람들이 있다. 오래된 것이 낡은 것이 아님을 알게 하고, 세월이 흐를수록 저마다의 개성과 사연, 시간을 덧칠하는 곳. 홍대 앞은 여전히 숨어들기 좋은 골방처럼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글 이현주(자유기고가) 사진 이서연(AZA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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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그곳을 가다] 너그러운 청춘의 수도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95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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